법정스님과김수환추기경의우정
법정스님과 김수한 추기경은 생전에 각별한 우정을 나눴다
김수한 추기경이 집무실에 법정스님과 함께 찍은 사진을 항상
걸어둘 정도로 둘의 우정은 남달랐다 한다
법정스님도 생전에 “신부와 수녀를 보면 맑은 향기가 난다
구도의 길을 걷는 신부와수녀에게 각별한 동질감을 느낀다
고 말할 정도로 종파를 초월해 신부.수녀와 가깝게 지냈다
신부중 에서는 김수한 추기경과 각별한 교분을 유지했고
수녀중에서는 이해인 수녀와 친하게 진했다
김수한 추기경과 법정스님이 가깝게 지낸 것은 70년대
민주화 운동 시절부터였다
김수한 추기경은 천주교는 물론 한국민주화의 상징이었고
법정스님은 불교계를 대표해 민주화 운동에 나섰다
이를 계기로 그들은 진한 우정을 나누게 되었다
"당신이 태어났을 땐 당신만이 울었고 모든 사람이 웃었습니다
당신이 이세상을 떠날 땐 당신만이 미소짓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울도록그런 인생을 사십시요"
김수환 추기경의 글中
故김수환 추기경의 인생 명언 9가지
1. 말(言)
말을 많이 할수록 필요 없는 말이 나오게 마련이다.
두 귀로 많이 들으며, 입은 세 번 생각하고 열어라.
2. 독서(讀書)
수입의 1%는 책을 사는데 투자하라.
옷이 헤어지면 입을 수 없어 버려야 하지만,
책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위대한 가치가 있다.
3. 노점상(露店商)
노점상에서 물건을 사려거든, 깍지 마라.
그냥 돈을 주고 사면 나태함을 키우지만,
부르는대로 주고 사면 희망과 건강을 선물하는 것이다.
4. 웃음(笑)
매일 웃는 연습을 해라.
웃음은 만병의 예방약이자 치료약이다.
웃음은 노인을 젊게하고 젊은이를 동자(童子)로 만든다.
5. TV(바보상자)
텔레비전을 보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 마라.
술에 취하면 정신을 잃고, 마약에 취하면 이성을 잃지만,
텔레비전에 취하면 생각이 마비 된 바보가 된다.
6. 성냄(禍)
화내는 사람은 언제나 손해를 보기 마련이다.
화내는 사람은 스스로를 죽이고 남도 죽인다.
화내는 사람 곁에는 아무도 가깝에 오지 않아서
언제나 외롭고 쓸쓸할 뿐이다.
7. 기도(祈禱)
기도는 녹슨 쇳덩이도 녹이며,
천년 암흑 동굴을 밝혀주는 한 줄기 빛이다.
두 주먹을 불끈 쥐기보다는,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사람이 더 강하다.
기도는 자성을 찾게하고 만생을 유익하게 한다.
8. 이웃(隣)
무슨 일이 있어도 이웃과 등지지 마라.
이웃은 나의 모습을 비추는 큰 거울과 같다.
이웃이 나를 마주할 때, 외면하거나 미소를 보내지 않으면
목욕하고 바로 앉아 스스로를 곰곰이 뒤돌아 봐라.
9. 사랑(慈愛)
머리와 입으로 나누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
진정한 사람은 이해, 관용, 포용, 동화, 자기낮춤이 선행된다.
나는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데 칠십 년이 걸렸다.'
법정 스님의 명언 모음
나 자신의 인간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내가 얼마나 높은 사회적
지위나 명예 또는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나 자신의 영혼과 얼마나 일치되어 있는가이다.
-[홀로 사는 즐거움] 중에서-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때일 뿐,
그러나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버리고 떠나기] 중에서-
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 그리고 평범하게 사는 일이다.
느낌과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해서 살아줄 수 없기 때문에 나는 나 답게 살고 싶다...
-[오두막 편지] 중에서-
빈마음, 그것을 무심이라고 한다. 빈마음이 곧 우리들의 본 마음이다.
무엇인가 채워져 있으면 본 마음이 아니다.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 울림이 있다.
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 있는 것이다.
-[물소리 바람소리] 중에서-
사람은 본질적으로 홀로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
홀로 사는 사람들은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살려고 한다.
홀로 있다는 것은 물들지 않고 순진무구하고 자유롭고
전체적이고 부서지지 않음을 뜻한다.
-[홀로 사는 즐거움] 중에서-
우리 곁에서 꽃이 피어난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생명의 신비인가. 곱고 향기로운 우주가 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잠잠하던 숲에서 새들이 맑은 목청으로 노래하는 것은
우리들 삶에 물기를 보태주는 가락이다.
-[산방한담] 중에서-
행복은 결코 많고 큰 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여백과 공간의 아름다움은 단순함과 간소함에 있다.
-[홀로 사는 즐거움] 중에서-
가슴은 존재의 핵심이고 중심이다. 가슴 없이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다.
생명의 신비인 사람도, 다정한 눈빛도, 정겨운 음성도 가슴에서 싹이 튼다.
가슴은 이렇듯 생명의 중심이다.
-[오두막 편지] 중에서-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라. 자신의 속얼굴이 드러나
보일 때까지 묻고 묻고 물어야 한다. 건성으로 묻지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귀 속의 귀에 대고 간절하게 물어야 한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산에는 꽃이 피네] 중에서-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산에는 꽃이피네] 중에서-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전 존재를 기울여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이 다음에는 더욱 많은 이웃들을 사랑할 수 있다.
다음 순간은 지금 이 순간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지 시절이 달로 있는 것이 아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서-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공간이나
여백은 그저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여백이
본질과 실상을 떠받쳐주고 있다
.-[버리고 떠나기] 중에서-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
-[무소유 중에서]-
신선한 일을 했다고 해서 그 일에 묶여있지 말라.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고 지나가듯 그렇게 지나가라.
-[일기일회 중에서]-
보드랍게 흐르는 물도 한겨울 꽁꽁 얼어붙을 수있듯
우리들의 마음도 바늘하나 꽂을틈없이 옹졸해 질수 있습니다
마음이 닫혀있다면 오늘부터 모두 플어버리싶시요
마음이 물처럼 너그럽고 따뜻하게 흘러야 인생에서 화창하고
향기로운 몸을 맞이할수 있는 것입니다
-[동안거 해제법문에서]-
삶의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며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나간 모든 순간들과 기꺼이 작별하고
아직 오지 않은 순간들에 대해서는 미지 그대로 열어둔 채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 없이 떨쳐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아름다운 마무리에서]-
행복할 때는 행복에 매달리지 말라. 불행할 때는
이를 피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라.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순간순간 지켜보라.
맑은 정신으로 지켜보라.
-[아름다운 마무리에서]-
법정스님의 밝은 편지
이해인 수녀님께...수녀님, 광안리 바닷가의
그 모래톱이내 기억의 바다에 조촐히 자리잡았습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재난들로 속상해 하던수녀님의
그늘진 속뜰이 떠오릅니다.사람의, 더구나 수도자의
모든일이순조롭게 풀리기만 한다면자기
도취에 빠지기 쉬울것입니다.
그러나 다행이도 어떤 역경에 처했을 때우리는 보다
높은 뜻을 품지 않을수없게 됩니다.
그 힘든 일들이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알아
차릴수만 있다면주님은 항시 우리와 함께 계시게 됩니다.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말고 그럴수록 더욱 목소리속의목소리로
기도드리시기 바랍니다.
신의 조영안에서 볼때모든일은 사람을 보다 알차게
형성시켜 주기 위한 배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그런 뜻을 귓등으로듣고 말아
모처럼의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수녀님, 예수님이 당한 수난에
비한다면오늘 우리들이 겪는일은조그만 모래알에 미칠수 있을것입니다.
그러기에 옛 성인들은 오늘 우리에게 큰 위로요희망이 아닐수 없습니다.
그 분 안에서 위로와 희망을 누리실줄 믿습니다.
이번 길에 수녀원에서 하루 쉬면서 아침 미사에참례할수있었던
일을 무엇보다 뜻깊게 생각합니다.
그 동네의 질서와 고요가 내 속뜰에까지 울려왔습니다수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산에는 해질녘에 달맞이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참으로 겸손한 꽃입니다.갓 피어난 꽃 앞에 서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심기일전하여 날이면 날마다 새날을 맞으시기 바랍니다.
그곳 광안리 자매들의 청안(淸安)을 빕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맑은 편지
법정 스님께...
스님,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내립니다.비오는 날은
가벼운 옷을 입고 소설을 읽고 싶으시다던 스님,
꼿꼿이 앉아 읽지 말고 누워서 먼산을 바라보며두런 두런
소리내어 읽어야 제맛이 난다고 하시던 스님,가끔 삶이
지루하거나 무기력해지면밭에 나가 흙을 만지고
흙 냄새를 맡아 보라고스님은 자주 말씀하셨지요.
며칠전엔 스님의 책을 읽다가 문득 생각이 나오래
묵혀 둔 스님의편지들을 읽어보니하나같이 한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닮은스님의 수필처럼향기로운 빛과
여운을 남기는것들 이었습니다.
언젠가 제가 감당하기 힘든 일로 괴로워할 때회색
줄무늬의 정갈한 한지에 정성껏 써보내 주신 글은불교의
스님이면서도어찌나 가톨릭적인 용어로 씌어 있는지새삼
감탄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수년전
저와 함께 가르멜수녀원에 가서 강의를 하셨을 때도눈 감고 들으면
그대로 가톨릭 수사님의 말씀'이라고그곳 수녀들의
표현했던 일이 떠오릅니다.왠지 제 자신에 대한
실망이 깊어져서우울해 있는 요즘의 제게스님의
이 글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잔잔한 깨우침과 기쁨을 줍니다.
어느해 여름,노란 달맞이 꽃이 바람 속에 솨아솨아
소리를 내며피어나는 모습을 스님과 함께 지켜 보던 불일암의
그 고요한 뜰을 그리워하며 무척 오랜만에 인사올립니다.이젠
주소도 모르는 강원도 산골짜기로 들어가신 데다가난해한
흘림체인 제 글씨를 못마땅해 하시고나무라실까 지레
걱정도 되어서아예 접어 두고 지냈지요,
스님, 언젠가 또 광안리에 오시어 이곳 여러 자매들과스님의
표현대로 '현품 대조' 도 하시고, 스님께서 펼치시는
"맑고 향기롭게' 의 청정한 이야기도들려주시길 기대해봅니다.
이곳은 바다가 가까우니스님께서 좋아하시는 물미역도 많이 드릴테니까요 .
김수환 추기경을 보내며
법정스님의 추도 편지
겨울을 나기위해 잠시 남쪽 섬에 머물다가
강원도 오두막이 그리워 다시 산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며칠 세상과 단절하고 지내다가
이제야 슬픈 소식을 듣고 갑자기 가슴이 먹먹하고
망연자실해졌다.
추기경님이 작년 여름부터 병상에 누워계시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나또한 병중이라 찾아뵙지 못하고
마음으로만 기도를 올리며 인편으로 안부를 주고 받았다
그런데 이토록 허망하게 우리 곁을 떠나시다니
십여 년 전 성북동 길상사가 개원하던날
그분은 혼쾌히 나의 초청을 받아드려 힘든 걸음을 하시고
또 법당 안에서 축사까지 해주셨다
그날이 가장 아름다운 날이었다
첫 만남의 자리에서도 농담과 유머로써 종교간의 벽과
개인간의 거리를 금방 허물어트렸다
그 인간애와 감사함이 늘 내마음속에 일렁이고 있다
그리고 또 어느 해인가 부처님 오신 날이 되었는데
소식도 없이 절 마당 안으로 걸어 들어오셨다
나와 나란히 앉아 연등 아래서 함께 음악회를 즐기기도 했었다
인간이 추구하는 영적인 온전함이 있다
우리가 늘 기도하고 참회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깨어지고 부서진 영혼을 다시 온전한 하나로 회복시키는 것
그것이 종교의 역할이다
그리고 그 역활은 개인의 영역을 넘어 사회와 국가전체
전 인류 공동체로 확대된다
우리가 만든 벽은 우리를 가둔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자신 안에서나 공동체 안에서나
그 벽을 허무는 데 일생을 바치신 분으로 내게 다가온다
그분은 십자가의 성 요한이 말한
모든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것도
소유하지 않아야하며
모든 것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것도 되지 않아야 한다
를 삶속에 그대로 옮기신 분이다
나와 만난자리에서 그분은 다시 태어나면 추기경 같은 직책은
맡고 싶지 않다
그냥 평신도로서 살아가고 싶다 고 말한적이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하심 (하심)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의 실천자임을 느낄수 있었다
하나님을 말하는 이가 있고
하나님을 느끼게 하는 이가 있다
하나님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지만
그존재로써 지금우리가 하나님과 함께 있음을
영혼을로 감지하게 하는이가 있다
우리는 지금 그러한 이를 잃은 슬픔에 졌어 있다
그 빈자리가 너무크다
그분이 그토록 사랑한 이나라 이터전에 아직도
개인간 종파간 정당간의 미움과 싸움이 끊이지 않고
폭력과 살인이 아무렇지도 않게 저질러진다
이러한 성인이 이땅에 계시다가 떠났는데도
아직 하나님의 나라는 먼것인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단순함에 이른 그분이
생에 마지막까지 우리에게 준 가르침도 그것이다
더 단순해 지고 더 온전해지라 사랑은 단순한 것이다
단순함과 순수함을 잃어버릴 때 사랑은 불가능하다.
그분이 더없이 존경한 프렌치스코 성인의 말씀이다
사람은 결코 나면서부터 단순한 것은 아니다
자기라는 미로 속에서 긴 여로를 지나온 후에야
비로서 단순한 빛 속으로 나올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복잡한 존재이고 하나님은 단순한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하나님께 가까워 지면 질수록
신앙과 사랑과 사랑에 있어서 더욱더 단순하게 되어간다
그래서 완전히 단순하게 될 때 사람은 하나님과 일치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김수환 추기경님은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우리들 마음속에는 오래도록 살아계실 것이다
위대한 존재는 결코 살아지지 않는다
우리가 그분의 평안을 빌기전에
그분이 무상한 육신을 벗은 후에도 우리의 영적
평안을 기원하고 있을 것이다
그분은 지금 이순간에도 봄이 오는 이대지의 숨결을 빌어
우리에게 귓속말로 말하고 있다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 그리고 용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