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모음

숲에서 읽는 詩(현을위한 세레나데)

이모르 2021. 7. 8. 17:51

2021년7월7일

숲속에서 읽는

숲으로 갑니다 오늘은 자락길로 해서 정릉 계곡 까지 걷기 합니다. 가는길 오는길 산새 나비 벌 야생화. 꽃 밭 꽃에 앉은 나비도 보면서 곳곳에 세워진 시인들의 시화 를 보는 즐거움은 무어라 말 할까요?? 숲속 북 카페 옆에 류시화의 시화가 있었습니다. 시인들과 대화 좋은 시간 입니다  

 

 

새와 나무/류시화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 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나무에 대하여/정호승

 

나는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가 더 아름답다
곧은 나무의 그림자보다
굽은 나무의 그림자가 더 사랑스럽다
함박눈도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에 더 많이 쌓인다
그늘도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에 더 그늘져
잠들고 싶은 사람들이 찾아와 잠이 든다
새들도 곧은 나뭇가지보다
굽은 나뭇가지에 더 많이 날아와 앉는다
곧은 나무는 자기의 그림자가
구부러지는 것을 싫어하나
고통의 무게를 견딜 줄 아는
굽은 나무는 자기의 그림자가
구부러지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모든것이 꽃봉오리인 것을/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산위에서/이해인

 누구를 용서할  없는 마음이  
 마음을 묻으려고 산에 오른다
산의  이야기는 산만이 알고
나의  이야기는 나만이 아는 
세상에 사는 동안 다는 말못할 일들을
사람은 저마다의 가슴속에 품고 산다

 누구도 추측만으로  진실을
밝혀낼  없다
 침묵해야  
침묵하기 어려워 산에 오르면
산은 침묵으로 튼튼해진 그의  팔을 벌려
나를 안아준다
좀더 참을성을 키우라고  어깨를 두드린다

 

아!!!!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도 보이는군요 역시 숲에서 주는 교훈이 좋습니다

 

"사람들은 자기의 올바른 이성과 양심을 닦기 위해서 애쓰는 것 보다 몇 천배나 재물을 얻고자 하는 일에 머리를 짠다. 우리의 참된 행복은 우리 자신 속에 있는 것이지 곁에 있는 재물이 아니다"

 

위 쇼펜하우어의 명구를 생각하면 "마음 먹기 달린 행복이란 말이 생각납니다 행복은 꼭 돈의 가치로만 따질게 없는 것이지요. 현재 잘살고 떵떵거리는 전통의 후손들은 후세 두고 두고 좋은 평은 듣기 어렵겠지요. 죽어 별이 되어 빛나는 이름들이 얼마나 많이 있겠습니까 !!!  김구. 안중근. 윤봉길 .장준하 등 수 많은 분들!!!

 

 

자락길 끝 부분에서 북한산 정릉 계곡 쪽으로 내려 서는데 좁은 계곡물 사이로 직박구리 부부가 즐겁게 놀고 있었습니다 이들을 방해 하고 싶지는 않지만 재빨리 동영상에 담았습니다

 

 

 

숲에서 생각하니 새들도 꽃들도 나비 벌들도 그리고 계곡물들도 모두 자연의 조화로 춤추고 노래하는걸 보니 내 궁색한 인생 살이가 초라했지요.  자연의  조화에 어울리지 못하고 나는 항상 외로움을 타고 있었습니다. 친구들도 사랑하는 가족들도 인간사 모두 자연의 조화처럼 어울려 살아가야되는데!!! 스스로가 교감을 부족하게 만든겁니다

 

돌연 나 때문에 놀라 직박구리가 특유의 요란한 울음소리를 내며 멀이 숲속으로 사라져 갔습니다 "프랑시스 잠"의 시가 떠올랐습니다

 

조용한 숲속에·/프랑시스 잠

조용한 숲 속에, 흘러가는 시냇물을 가르는,
() 같은 나뭇잎들 위에
평화가 있다, 시냇물은 꿈속에서인 양,
이끼들의 금빛 끝에 내려앉는
해말간 하늘의 푸름을 반사하고.

검은 참나무 밑에 나는 앉았다. 그리고
생각을 버렸다. 지빠귀 새가 나무 높이
내려앉았다. 그밖에는
조용할 뿐. 그 고요 속에서
삶은 장려하고, 정답고 엄숙했다.

내 개 두 마리가 날고 있는 파리를
삼키려고 노려보고 있는 동안,
나는 내 괴로움을 대단찮게 생각하게
되었고, 체념이 내 영혼을
슬프게 가라앉히는 것이었다.

 

 

 

정릉 계곡으로 내려 가는 숲길옆 동내에 꽃 밭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나비의 춤을 감상하고 호박꽃을 봅니다 호박꽃이 좋더군요 누가 "호박꽃도 꽃이냐" 는 말 했는지 ?모르겠어요 넘 이뻣습니다

 

 

호박넝쿨/홍후희

 

막무가내 겁도 없이

낑낑대고 힘을 다해

담장에 척 올라선

저 푸른 희망 좀 보아

 

어디에다 새끼를 칠까

수염 같은 더듬이 앞세우고

고양이처럼 걸어가는

저 거룩한 모성 좀 보아

 

 

 

정릉 계곡으로 들어서는데 수량도 풍부해 소폭에서 쏟아져 내려는 소리 는 장쾌하게 들렸습니다 거기서 턴하여 정릉천으로 걷는데 물오리 들과 비들기들의 사랑스런 모습에서 즐거움을 가지게 됩니다

 

 

아침/김인희

 

빨개진 두 발을 오그리고

청둥오리 날아오르는 새벽

도심 외곽의 새벽은 

낮게 강 숲을 차고 오르는

발 시린 철새의 울음으로 깨어난다

잠들지 않겠다는 청춘의 시간들

맑은 물처럼 

푸른 안개 사이로 깨어나는 아침

좌표를 따라 

수 천 킬로를 날아와 빈 논에 내려앉을 때

그 자리에 아침이 왔다

그때마다 새롭게 태어났다

다시 비상하는 점()

비상하는 겨울새 떼의 날갯짓에

아직은 잠이 덜 깬 아침의 시간 사이

남아있던 어슴푸레한 어둠 한 움큼 딛고

청둥오리

푸드득! 허공을 가르며 날아오른다.

 

 

 

 

차이콥스키/현을 위한 세레나데 엘레지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