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보의방

이 한장의 사진

이모르 2021. 1. 3. 06:16

 

 

 

 

할머니는 안동 권씨 문중의 규수였다

그분은 할아버지에게 시집을 오게 되는데

 

할아버지는 상산(商山)김씨 판유공파 종손으로

활 쏘며 친구들과 어울려 잔치하기 좋아 하시고

옛 양반의 기질을 버리지 못하셨다

 

그리하여 절제 없는 생활로 단명하게 되시고

아버님의 바로 위형님은 잔치 날 은행을 먹다가

목에 걸려 그만 요절하고 말았다

 

청산과부에 자식마저 잃게 된 한 많은 할머니는

손주들을 맞아 키우는 낙으로 일생을 사셨다

 

서울에서 교직에 계셔

아이들이 태어나서 돌이 지나면 차래로 고향집

할머니에게 맞겨 지는데 현명하신 할머니는

8남매를 모두 튼튼하게 키우셨다

 

물론 농사를 짖는 일꾼도 있었고 가사를 돌보는

도우미도 있었지만 그분은 인자하고 때로는 엄격하셨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아침에 같은 시간에 기상시켜

방문을 활짝 열어 환기시키고 운동을 시키셨다

 

 

 

 

 

 

큰 누님은 이천 양정을 나와 서울올라가

사범 대학 진학을 하였는데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다

 

그런 누이는

고향 집을 온통 꽃 대궐로 장식하여 놓았고

당시 유행하던 고전의 책들을 탐독하였다

할머님과 큰 누이는 부모님 대신하는 가장 이었다

 

 

 

 

50년대 후반 어느 여름날 대청마루 앞에서

손주들 닭볶음 하여 주려고 닭을 잡고 계시는데

옆으로는 평보와  여동생 둘이 지켜보고있다

이한장의 사진속 모습을 보고 있으면

향수에 빠져든다

 

 

 

 

50년대 여동생과 함께 평보

 

 

 

 

 

처가의 장인은 합덕에서 교편을 잡고 계셨다

이분은 청송 심씨로 심성이 착하고 곧아

자녀들을 사랑하고 훈육하는데 열성적이 셨다

 

그러나 그분 또한 단명하게 되어

청상과부가 되신 장모님이 5남매를 온갖 풍파를

이겨내고 훌륭히 키우셨다

 

 

 

 

단기 4288(서기1955) 추석날 3남매를 데리고

기념사진 찍으신 장인은 미남이셨다 장인어른 무릎 위에 앉은

사람은 평보의 아내이다  

 

사진 두장에 옛추억을 담아 아내와 이야기 꽃을

피운다

 

 

 

 

1960년대 합덕성당에서 뒷열 좌측 첫번째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