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조지훈의승무(러시아로망스)

이모르 2021. 9. 3. 12:21

 

2021년830

 

북한산 자락길

 

숲엔 어느덧 잘 익은 도토리 와 잣 이 떨어져 있네요 잣나무 사이로 청설모가 잣을 입에물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가엽은 토종 다람쥐는 근자엔 전혀 볼수 없고 청솔모의 왕국이 되어버린 숲은 아쉬움만 남습니다 숲에서 60분걷고 30분 피톤치드 마시면서 명상 하고 나오는 길에 북한산 입구생태공원에 갔습니다 각종 꽃과 잔디밭이 좋아 30분 나비하고 놀고 있는데 음악이 있어야 될것 같아 가을 길목에서 이어폰 끼고 꽃밭의 나비들과 놀며 러시아 로망스를 듣습니다

그러다 벤취에 앉아 명상 하는데 조지훈 시인 시 나빌레라 와 古寺 가 떠오르는 겁니다 

승무(僧舞)조지훈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니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고사(古寺) 1

 

목어(木魚)를 두드리다

졸음에 겨워

 고오운 상좌 아이도

잠이 들었다.

 부처님은 말이 없이

웃으시는데

서역만리(西域萬里)

 눈부신 노을 아래

모란이 진다.

 

목어木魚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불전사물(佛殿四物-범종, 법고, 운판, 목어)은 온 삼라만상의 생명들에게 영혼을 구제하기 위한 불법을 전하는 도구라고 합니다.범종은 인간의 영혼을,법고는 땅 위에 사는 짐승들을,운판은 하늘을 나는 날짐승들을,목어는 수중에 사는 물고기들의 영혼을 구제한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목어는 나무로 만드는 까닭에 그 형태도 갖가지이지만 그 다양한 모습만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최승희의승무

최승희의 승무를 보고 충격을 받은 조지훈 시인은 19세 때 승무에 대한 를 쓰기로 하였습니다 하는데 시상이 떠오르지 않고 고생하다 구상한지 11개월만 에 김은호 화백의 승무도를 보고 힌트를 얻어 승무라는 시를 썻는데 그후로도 7개월 수정을 거처 세상에내놓게 되고 그의 대표작이 되었다 합니다

승무도 /김은호 

조지훈 시인의 인간성을 나타내는 일화는 우정을 깊히 하였고  권력 편양주의에 아첨하였던  서정주 시인을 통렬하게 비판 하였던 일화를 소개 합니다 

19609월 동아일보에 서정주의 (문단통합에 앞서야 할 일,부제 서정주의 문단 대동단결론 을 읽고)라는 제목으로 서정주의 실명을 거론하며 서정주의 권력에 아부하는 형태를 통렬하게 비판 하였습니다 두분은 오랜 친구 사이였으나 인간성이 였보이는 대목 입니다

 

지훈 조지훈

 

서정주 시인이 친일 활동을 했다가 자유당 시절에는 이승만의 전기를 쓰는 등 권력에 야합하다가 4.19혁명 이후에 강압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협력한 것이라고 변명하는 한편으로 과거 이승만 정부의 부정선거에 어용문단의 간부들이 돈 받고 협력하는 등의 문단의 타락상을 개혁하고픈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글을 쓰는 서정주의 모습에 크게 분노해서 발표한 글로 조지훈 시인의 강직하고  친일 문학인들을 신란하게 비판 하는 글이 었습니다

 

 

미당 서정주

후에 서정주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조지훈 시인을 좀 고지식한 면이 있고 오해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서정주는 5공광주학살 의 주범 을 위해 다음과 같은 를 올립니다

 

전두환을 위한 송시 

 

처음으로 한강을 넓고 깊고 또 맑게 만드신 이여

이 나라 역사의 흐름도 그렇게만 하신이여

이 겨레의 영원한 찬양을 두고두고 받으소서

새맑은 나라의 새로운 햇빛처럼

님은 온갖 불의와 혼란의 어둠을 씻고

참된 자유와 평화의 번영을 마련하셨나니"

 

이 시는 한국 최고의 시인이라는 미당 서정주 (1915~2000)  ‘전두환 대통령 각하 56회 탄신일에 드리는 송시, <처음으로의>'의 일부다. 이쯤 되면 미당의 인간성을 깨닫게 됩니다 친우들과 걷기 할때 가끔 미당의 詩와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면 그냥 작품으로만 보자는 편과 인간성으로 잘된 詩 마저 외면하고 싶다는 편이 열띤 토론이 이어집니다 

 

서정주의 친일시

다음은 서정주가 194412월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발표한 그의 대표적 친일시이다.

 

송정 오장 송가 (오장 마쓰이 송가)

 

아아 레이테만은 어데런가

언덕도/산도/뵈이지 않는

구름만이 둥둥둥 떠서 다니는

몇천 길의 바다런가

아아 레이테만은

여기서 몇만 리련가......

귀 기울이면 들려오는

아득한 파도소리......

우리의 젊은 아우와 아들들이

그 속에서 잠자는 아득한 파도소리......

얼굴에 붉은 홍조를 띠우고

'갔다가 오겠습니다' ..

웃으며 가드니

새와 같은 비행기가 날아서 가드니

아우야 너는 다시 돌아오진 않는다

마쓰이 히데오!

그대는 우리의 오장 우리의 자랑.

그대는 조선 경기도 개성 사람

인씨(印氏)의 둘째 아들 스물한 살 먹은 사내

마쓰이 히데오!

그대는 우리의 가미가제 특별공격대원

귀국대원

귀국대원의 푸른 영혼은

살아서 벌써 우리게로 왔느니

우리 숨쉬는 이 나라의 하늘 위에

조용히 조용히 돌아왔느니

우리의 동포들이 밤과 낮으로

정성껏 만들어보낸 비행기 한 채에

그대, 몸을 실어 날았다간 내리는 곳

소리 있이 벌이는 고흔 꽃처럼

오히려 기쁜 몸짓 하며 내리는 곳

쪼각쪼각 부서지는 산더미 같은 미국 군함!

수백 척의 비행기와

대포와 폭발탄과

머리털이 샛노란 벌레 같은 병정을 싣고

우리의 땅과 목숨을 뺏으러 온

원수 영미의 항공모함을

그대/몸뚱이로 내려져서 깨었는가?

깨뜨리며 깨뜨리며 자네도 깨졌는가-

장하도다

우리의 육군항공 오장(伍長} 마쓰이 히데오여

너로 하여 향기로운 삼천리의 산천이여

한결 더 짙푸르른 우리의 하늘이여

아아 레이테만은 어데런가

몇천 길의 바다런가

귀 기울이면

여기서도, 역력히 들려오는

아득한 파도소리......

레이테만의 파도소리......

 

친일시 하나 더 소개

 

일장기 앞에서

 

이날은 대성전기념일도 축제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그 받은 깃대에 국기를 한번 꽂아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오히려 땀까지 흘려가며 벽장 속에서 국기를 꺼내어

그 깃대에 매었다.

탄탄한 깃대에 비해서는 벌써 장만한지 해가 겹친 국기의

깃폭은 낡아 보였다. 나는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왜 뒷집에서 깃대를 주려고 생각을 하고 있을 때에

나는 거기에 맞추어야 할 새로운 깃폭을 준비할 생각은 하지 못하였던 것인가.

나는 깃대에 꽂힌 국기를 방 아랫목에 세워두고

한참동안 합장을 하고 있었다.

 

친일에 대한 변명

 

"일본이 그렇게 쉽게 항복할 줄 꿈에도 몰랐다. 못 가도 몇 백년은 갈 줄 알았다."

그러나 이 무렵의 나를'친일파'라고 부르는 데에는 이의가 있다. '친하다'는 것은 사타구니와 사타구니가 서로 친하듯 하는 뭐 그런 것도 있어야 할 것인데 내게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으니 말씀이다 '부일파'란 말도 있긴 하지만 거기에도 나는 해당되지 않는 걸로 안다 일본에 바짝 다붙어 사는 걸로 이익을 노리자면 끈적끈적 잘 다붙는 무얼 가졌어야 했을 것인데 나는 내가 해준 일이 싼 월급을 받은 외에 그런 끈끈한 걸로 다붙어 보려고 한 일은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때 그저 다만, 좀 구식의 표현을 하자면---- '이것은 하늘이 이 겨레에게 주는 팔자다'하는 것을 어떻게 해서라도 익히며 살아가려 했던 것이니 여기 적당한 말이려면 '종천순일파' 같은 것이 괜찮을 듯하다 이때에 일본식으로 창씨개명까지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우리 다수 동포 속의 또 다수는 아마도 나와 의견이 같으실 듯하다.(팔할이 바람 중)

 

 

승무(僧舞문화어중춤) 승려들이 추는 속칭 '중춤'이라 하지만 불교의식에서 승려가 추는 춤이 아니고 흰 장삼에 붉은 가사를 어깨에 매고 흰 고깔을 쓰고 추는 민속춤입니다. 춤의 구성은 체계적일 뿐 아니라 춤사위가 다양하고 춤의 기법 또한 독특합니다. 6박자인 염불·도드리와 4박자인 타령·굿거리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춥니다. 또 장단의 변화는 7차례나 있어 춤사위가 각각 다르게 구분, 정립되지만 무리 없이 조화를 이루지요

위키백과

 

 

 

 

슬픔같은 러시아 로망스/북한산 자락길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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