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모음

찔레꽃에대한시모음

이모르 2021. 2. 15. 17:18

 

 

 

조선왕조에서 제일 무능한 임금은 인조임금이다 등거리 외교를 잘 펼치던 광해를 인조반정으로 내치고 실리를 버리고 명분을 앞세워 망해가던 명을 도우려다 백성을 지옥 속에 처넣고 만다. 매년 징발된 수천명의 처녀 조공은 조선의  유교 이념을 송두리채 짖밟고 말았다 여기에 우암 같은 분도 한목 거들어 계속 싸울것을 주장하다가 항복한 임금을 모시지 못하겠다 하여 낙향을 하였다 그당시 시대 배경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지도자가 무능하면 나라를 도탄에 빠트리는 것 은 현대도 마찬가지다.청나라 심양까지 걸어서 끌려가던 공녀들 그들이 잘못이 있다면 인조 같은 무능한 지도자를 만난 시대를 원망해야 할것이다. 그들이 끌려가며 배가 고파서 찔레꽃 순를 따먹으며 울부짖으며 엄마를 부르던 어린 소녀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려옵니다.

 

 

 

찔레꽃사연/평보 

 

병자년 오월

공녀들 가는길엔

찔레꽃 피었다

 

엄마 엄마 울던 손

찔레꽃 순 따다가

채찍맞아 쓰러진

가슴엔 가시 박혔다

 

아픈 가슴

찔레꽃은 모르고

향기를 주었다

 

오월은 슬픈 찔레꽃 사연

순백의 하얀 순정이

이토록 가슴을

아리게 한다.

 

 

 

 

<찔레꽃 시모음> 양전형의 '찔레꽃 사랑' 
 
+ 찔레꽃 사랑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으면
꽃을 피우지 못한다
풀과 나무는 물론 세상 무엇이든
누군가를 미치도록 사랑하지 않으면
꽃이 피어나지 않는다

사랑하는 마음 넘치고 넘쳐 마침내
찢어진 가슴 열며 상처투성이 꽃
왈칵왈칵 구구절절이 피워내는 것
그리고 아픔이 큰 꽃일수록
고웁고 향기 더 나는 것

사랑은 아프게 해야 한다
꽃이 아프게 피어나듯
가슴이 찢기도록 해야 한다
상처는 정녕코 아름다운 것이므로

, 저 하늬 길목 갯도랑 찔레꽃
한겨울을 얼마나 아파했을까
온몸 가시에 뚫리는 고통 견디며
누굴 저리 활활 사랑했을까


 (양전형·시인, 제주도 출생)


 



+ 찔레꽃의 전설

봄이면 산과 들에
하얗게 피어나는 찔레꽃

고려시대 몽고족에
공녀로 끌려간
찔레라는 소녀가 있었다네

십 여년 만에 고향 찾은 찔레 소녀
흩어진 가족을 찾아
산이며 들이며 헤매다
죽고 말았다네

그 자리에 피어난 하얀 꽃
그리움은 가시가 되고
마음은 하얀 꽃잎, 눈물은 빨간 열매
그리고 애타던 음성은
향기가 되었네

내 고향 산천 곳곳에 피어나는
슬프도록 하얀 꽃
지금도 봄이면
가시덤불 속
우리의 언니 같은 찔레의 넋은
꽃으로 피네


 (최영희·시인)              



+ 찔레꽃  

아프다 아프다 하고
아무리 외쳐도

괜찮다 괜찮다 하며
마구 꺾으려는 손길 때문에

나의 상처는
가시가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 남모르게
내가 쏟은
하얀 피
하얀 눈물

한데 모여
향기가 되었다고

사랑은 원래
아픈 것이라고
당신이 내게 말하는 순간

나의 삶은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축복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찔레꽃

동산에 오르면
찔레꽃 향기

꽃잎마다
미소짓는
그대의 얼굴

행여나 오실까
뒤돌아보면
보리밭 종달새만
노래부르고

어느 세상
아득한 동리
그대 사는가,

꽃잎만 하얗게
짙어가누나


 (차성우·교사 시인)

 

 


 
 
+ 찔레꽃 이야기

찔레꽃을 아느냐
찔레꽃은 몰라도
찔레꽃 냄새는 알지요

시집간 아낙네들의
얼굴은 잊었지만
그들이 풍겨주던 찔레꽃 냄새
살 냄새는 알지요

유월, 감자바위 골짜기의
찔레꽃을 보러 가요
저마다의 옛이야기
찔레꽃 童話를 들려줘요


 (박이도·시인, 1938-)

 


 
+ 찔레꽃

슬픔이 점령군이 되어
나를 허물기에 그냥 뒷길에 웅크렸네

굳이 말하라 하면
아픔 없는 사랑은 없다는데
나를 용서 못함도

가시를 숨기지 못함도 모두가
사소한 일에 상처 입는 사랑 때문인데
너 보내고 내가 핀들 그게 무슨 꽃이리
너를 사랑하지 않고는
나는 살 수가 없네

이유 하나 제대로 있는 눈물
꽃향기인 양 흘리고 싶어
찔레꽃은
봄 내내 하얗게 울지 않느냐.


 (안수동·시인, 강원도 동해 출생)

 

 


 
 
+ 찔레꽃  

앙탈도 귀엽던 단발머리 가시내
팔목이 가늘어 호미자루 무겁다더니
돈 많고 잘산다는 서울로 팔려 가서
몸도 마음도 오지리 뺏기고
앙칼지게 가시만 달고 와서는
봄날, 논두렁에 퍼질고 앉아 운다.
해도 기운데 들어가지 않고
오빠 미안해요 퍼질고 운다.
오월 한 달을 하얗게 운다.


 (변형규·시인, 1952-)


 



+ 찔레꽃

오솔길 옆에 하얗게 핀 찔레꽃
진한 향기는 없어도
그윽한 눈길로 길손의 발길을
멈추게 하네
연한 가시로 온몸을 감싸고
님 그려 지키는 정절이
한없이 고와 보이네
꽃그늘 밑에 누워 쳐다보는
파아란 하늘은
온통 그리운 님의 얼굴로
가득히 다가오네
연한 새순을 꺾어 입에 씹으며
배가 고파 찔레순을 꺾어 먹든
옛날을 회억하네
희디흰 찔레꽃이 뭉텅이로 핀
그 오솔길
봄바람에 실려 오는 그윽한 향기가
온 가슴을 그리움으로 물들이네 


 (운경 김선옥·시인)



+ 찔레꽃 필 무렵

한밤
가슴이 아픈 소리를 내면서
몇 개의 뼈가 벌떡 일어나 앉는다
제 몸 속에서 튀어나온
비명 소리를 잡기 위하여
마음이 손을 휘저었다
그리움이 벌떼처럼 사방에서 몰려
하얗게 핀 찔레꽃에 앉는다
순간 아찔한 가시에 찔리며
아야야 하고
다시 그 봄 속에 나른하게 눕는다


 (박현태·시인, 1939-)


+ 찔레꽃

이 땅의 외지고 외진

산비탈 돌틈을 비집고
하얀 소복차림으로
눈익어 오는 것들

벌 나비 짝해 데불고
달디단 입맞춤으로 젖으며
보잘것없는 사랑의 시대
맑게 깨우치는 것들

세상엔 아직도
한 무리의 사랑이 저렇게 펄펄 살아서
짬도 없이 허리 굽힌 하루를
선들바람으로 토닥이는구나

사람아
사랑은 이렇게 가난한 자의 땅에도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오나니
내 사랑을 익히지 않고는
저렇게 펄펄 살아보지 않고는
떠나지 못하겠구나, 죽지 못하겠구나.
(류종호·시인, 1961-)

 

 


 
+ 찔레꽃 받아들던 날

오월의 숲에 갔었네
나뭇잎과 나뭇잎 사이로
숲속을 찾아드는 햇살은
아기 단풍잎에 떨어져 빛나고
새들은 이 나무 저 가지로 날며 울었네
바람이 불어 나뭇가지들이
천천히 흔들리고
우리도 따라 나무처럼 흔들리며
마음이 스치곤 했네
아주 작은 자갈돌들이 뒹구는
숲속의 하얀 오솔길
길섶의 보드라운 풀잎들이
우리들을 건드리며 간지럽히고
나는
난생 처음 사랑의 감미로움에 젖었다네
새로 피어나는 나뭇잎처럼 옷깃이 스치고
풀잎처럼 어깨가 닿고
꽃잎처럼 손길이 닿을 때
우리는 우리도 몰래 손이 잡히었다네
,
숨이 뚝 멎고
빙그르르 세상이 돌 때
다람쥐 한 마리가 얼른 길을 질러가네
따사롭게 젖어 퍼지는 세상의 온기여
새로 열리는 숲이여 새로 태어나는 사랑이여
서로 섞이는 숨결이여
여기는 어디인가
숲은 끝이 없고
길 또한 아름다워라
우리들의 사랑 또한 그러하리
걷다가, 처음 손잡고 걷다가
한 무더기 하얀 꽃 앞에서
당신은 나에게 꽃 따주며 웃었네 하얀 찔레꽃

오월의 숲에 갔었네
그 숲에 가서
나는 숲 가득 퍼지는 사랑의 빛으로
내 가슴 가득 채웠다네
찔레꽃 받아든 날의 사랑이여

 

이 세상 끝없는 사랑의 날들이여!
바람 불고 눈 내려도
우리들의 숲엔 잎 지는 날 없으리.
(김용택·시인, 1948-)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찔레꽃 / 이연실

 

엄마 일 가는 길엔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하나씩 따 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밤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하얀 발목 아프게 내게 오시네
밤마다 꾸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산등성이 너머로 내게 오셨네

 

엄마 엄마 나 죽거든
앞산에 묻지 말고 뒷산에도 묻지 말고
양지쪽에 묻어 주
비 오면 덮어 주고 눈 오면 쓸어 주

내 친구가 찾아와도
엄마 엄마 울지 마

 

울 밑에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
기럭기럭 기러기 날아 갑니다
가도가도 끝도 없는 넓은 하늘을
엄마 엄마 찾으며 날아 갑니다

 

가을 밤 외로운 밤 벌레 우는 밤
초가집 뒷산 길 어두워질 때
엄마 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
마루 끝에 나와 앉아 별만 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