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모음

외로움에대한 시모음(남몰래 흐르는눈물)

이모르 2021. 4. 11. 12:12

평보

 

요즈음 홀로 걷기 할 때가 많이 있지요 꽃은 피고 새들이 노래 하지만 가는길에 파지를 잔득 싣고 힘들게 가는 등 굽은 노인을 본다 던지 홀로 쉼터에서 쉬고 있을 때 낙화가 난분분할때 그리고 자주가는 흥천사길 갈 때 풍경소리가 왼지 深淵 깊은 바다속으로 가라 앉는 외로움이 옵니다

 

은암

외로울 땐 누구라도 같이 어울려 밥이라도 먹는게 좋을 것 같은데요 

 

같이 먹는다는 것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밥만 같이 먹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나누는 것이고
따뜻한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이다

술을 같이 마신다는 것은
술만 같이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있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다
아픔을 함께 하는 것이다

밥도 천천히 먹고
술도 천천히 마시며
마음속의 이야기도 조금씩 꺼내야 한다
급하게 먹는 밥에 체하고
급하게 마시는 술에 취하며
생각없이 꺼내는 이야기에 상처를 받는다

- 한성욱 / [삶을 돌아보는 낮은 생각] 중

 

평보

 

술한잔 하자의 뜻을  정호승 시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술 한잔’이란 사랑의 은유적 표현이다.
누군가가 “다음 주에 술 한잔 살게” 하고 말했다면
그건 그만큼 관심과 애정이 있다는 뜻이다.
 
반면에 누가 술 한잔 사준 적 없다면
그건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돌연꽃 소리 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는 것은
인생이 결코 나를 사랑해주지 않았다는
절망감의 극명한 표현이다.
돌연꽃이란 석련(石蓮)을 말하는데
돌에 새겨진 연꽃이 다시 피었다 질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석련이 피었다 져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절망감의 무게가 무겁다는 의미다. 
 

은암

술 한잔과 석련...  다시금 돌아다 봅니다

춘곡

혼자 걸어라 /법정스님

 

완전히 혼자일때

완전한 자유가 찾아온다

쓸쓸한 고독 속으로 들어가라.

아무도 없는 곳을 혼자서 걸어 가라.

아무런 기대도 하지 말고,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지도 말고,

나 자신만이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도록

완전한 혼자로 걸어라.

기대를 하고 혼자 걷는 것은

혼자가 아니라 도리어

혼자의 충만한 기운을 약화시킨다.

완벽하지 않은 고독은 고독이 아니다.

홀로 있음을 연습하라.

홀로 외로이 느끼는 고독 속으로 뛰어들라.

철저히 혼자가 되어

그 고독과 벗이 되어 걸으라.

외롭다는 느낌, 고독하다는 생각이

모처럼의 홀로있음을 방해하려 들 것이지만,

결코 그 느낌이나 생각에 속을 필요는 없다.

그 느낌이 바로 깨어있음의 신호탄이다.

외로움!

그 깊은 뜰 속에 우리가 찾고 있던

그 아름다움이 숨쉬고 있다.

홀로있음이란

나 자신과의 온전한 대면이다.

 

춘곡

평보에게 이책을 선물 하려 했는데 절판이되었더라구요

스파니타파의 무소의뿔처럼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게 폭력을 쓰지 말고, 살아 있는 그 어느 것도

괴롭히지 말며, 또 자녀를 갖고자 하지도 말라. 하물며 친구이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만남이 깊어지면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고통이 따르는 법. 사랑으로서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친구를 좋아한 나머지 마음이 거기 얽메이게 되면 본래의 뜻을 잃는다.

가까이 사귀면 그렇게 될 것을 미리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식이나 아내에 대한 집착은 마치 가지가 무성한 대나무가

서로 엉켜 있는 것과 같다. 죽순이 다른 것에 달라붙지 않도록,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묶여 있지 않는 사슴이 숲속에서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동행이 있으면 쉬거나 가거나 섰거나 또는 여행하는 데도

항상 간섭을 받게 된다. 남들이 원치 않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동행이 있으면 유희와 환락이 따른다. 또 그들에 대한 애정은 깊어만 간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 싫다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방으로 돌아다니지 말고, 남을 헤치려 들지 말고, 무엇이든 얻은 것으로

만족하고, 온갖 고난을 이겨 두려움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었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리니,

기쁜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그와 함께 가라.

그러나 마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지 못했다면 마치 왕이 정복했던 나라를 버리고 가듯,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우리는 친구를 얻는 행복을 바란다. 자기보다 뛰어나거나 대등한

친구는 가까이 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친구를 만나지 못할 때는 허물을 짓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금세공이 잘 만들어 낸 두 개의 황금 팔찌가 한 팔에서

서로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와 같이 ,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잔소리와 말다툼이 일어나리라.

언젠가는 이런 일이 있을 것을 미리 살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한편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 마음을 어지럽힌다.

욕망의 대상에는 이러한 근심 걱정이 있는 것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외로움 시 모음> 오르탕스 블루의 '사막'

사막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나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오르탕스 블루)


외로움

시 쓰다가
날선 흰 종이에 손 벤 날
뒤져봐도
아까징끼 보이지 않는 날


(안도현·시인, 1961-)


소외

최후의 통첩처럼
은사시나무 숲에 천둥번개
꽂히니
천리 만리까지 비로
쏟아지는 너,
나는 외로움의 우산을
받쳐들었다


(고정희·시인, 1948-1991)


소국흘도·무인도의 외로움
  
외로움을 깨느라 문드러진 주먹
아무도 만져주는 이 없다
노란 나리꽃 혼자 피게 하고
구름은 저만 갈 데가 있는 모양
구름이 저만 가는 것을 보면 더 외롭다


(이생진·시인, 1929-)


외로움을 오래 묵히면

외로움을
오래 묵히면
폭풍처럼 악마가 된다
도막도막 잘라
화병에라도 꽂아두라
봄바람이 불어
뿌리 내리고 잎이 나면
하얗게 목련꽃 필라
사랑이여, 꽃구경 오시라
꽃향기 그윽한
내 방으로 오시라


(김옥진·시인, 1962-)


외로움의 정체에 대하여

밤마다 심장 가르는
끈적이는 서글픈
정체불명의 바람 같은 것

낯선 거리에 휩쓸리는
초라한 추위를 동반하여
늘 무위로 끝나는 방황

불면의 얼굴로 다가와
동공을 비워내고
폐부 깊숙이 통증을 수반하는

! 그래, 그건
늘 덜 맞는 옷처럼 이질감 주는
외로움 그것이었구나


(고은영·시인, 1956-)


외로움

봄이 이리 더딘가
입춘이 지났는데
얼음장 밑으로
봄 마중 부산한데
아직 찬바람 빈 가슴 휘몰고
한 톨 불씨 같은
그리움까지 얼어버린
아직 겨울 밤
별빛이 외롭다.


(이여진·시인, 전남 해남 출생)


외로움

스산한 바람이
뼛속처럼 숭숭 뚫린 가슴을 파고드는 저녁
창 너머 보름달이 시리게 환하다
절해고도 제주에서
어느새 두 번째 보내는 가을
꽃들은 정들어 친구가 되었지만
사람인데 저들하고만 살 수는 없다
이야기 나눌 이웃이 그리워
오늘도 닫힌 문 앞에서 서성대다가
휑하게 불어오는 찬바람에
또 얼마만큼 뒷걸음질쳤을까
술 한 잔 나누며
내 속엣 맘 들어줄 벗들은 멀리 있으니
억새꽃 흐느끼는 언덕에 올라
함께 실컷 울어나 볼까


(한승수·제주의 서정시인)


혼자라는 거

2시경
잠이 깨서 불을 켜면
온 세상 보이는 거, 들리는 거
나 혼자다

이렇게 철저하게 갇혀 있을 수가 있을까

첩첩한 어둠의 바닥

조물주는 마지막에 있어
누구에게나
이렇게 잔인한 거

사랑하는 사람아
,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아


(조병화·시인, 1921-2003)


외로움이 말을 건넬 때

외로움은
외로움을 알아본다
저를 닮은
얼굴을 알아본다
너의 외로움이
내 안의 외로움에게
끈질기게 말을
건네는 이유가 그것
어깨 위에 바람을 싣고
쓸쓸히 돌아서던
뒷모습이여,
내 안의 외로움이
너의 외로움을 불러 세워
따뜻이 손 잡아주고 싶지만
세상에는
애초에 시작하지 말아야 할
만남이 있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도
있는 것이다
내 안의 외로움이
저를 닮은 외로움에게
눈 시리게 손을 흔든다


(홍수희·시인)


외로우니까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그래, 어쩌면 맞는 말이겠지
사람 같지도 않은 내가 외로우니까
어쩌면 좋은 말이지
깊은 슬픔이다
그래, 누구나 그런 걸 갖고 있겠지
나도 깊은 슬픔을 갖고 있으니
말만 들어도 가슴 아린 소리지
나보다 현명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니
당연히 옳겠지만
정말 믿지 못할 일이야
외로워서 사람 같지 않은데
괴로워서 나는 점점 더러워지는데
그게 사람 같아 보이는 길이란 말이지
그래 좋아, 그 좋은 세상에서
나도 어서 사람이고 싶어
정말 그렇게 믿고 싶어
외로우니까 나는 괴로우니까
너무 깊은 슬픔 속이니까
어둠에 숨어서 사는 난 요괴인간이니까
어서 어서 자라고 어서 많이 착한 일 해서
사람이 되고 싶어
외롭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어 죽겠어


(이만근·시인)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