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

가을빛(명곡 모음)

이모르 2021. 1. 9. 13:56

 

가을빛/평보

 

 

꽃비가 내리던 봄엔

산속 친구들은 사랑을 나눈다.

 

숲속 나무잎이 무성할 때

그들은 노래한다.

 

단풍이 들 때면 열매도 맺는다

그들은 너무 바쁘다

도토리 감추는 녀석에

둥지를 만드는 녀석에

익은 감을 쪼아 먹는 녀석에

 

죽음을 맞은 단풍잎 속으로

두더지도 고슴도치도 바쁘게

음직인다.

 

앙상한 나뭇가지 위로

눈이 쌓이면

다람쥐는 굴속에서

새들은 둥지에서

두더지는 땅속에서

휴식을 취한다

 

 

 

 

 

봄이 오면

여름이오고

가을

겨울

사람들은 그것으로

삶의 의지를 갖는다.

봄의 꽃속에서

여름의 숲속에서

가을의 연인들은

낙옆 을 밟고

낭만을 즐긴다

 

 

 

 

 

그리고 겨울이 오면

숨속의 친구들 처럼

벽난로 앞에서

안주한다

 

 

지는 낙엽

쓸쓸한 만추

무심한 바람은 갈대를

춤추게 하지만

 

그러나 내일의 아름다운 자연을

기다리며 희망을 갖는다

내일은 더 아름답게 빛날 거야

 

 

 

 

 

 

가을의 향기 - 헤르만 헷세 
 
여름은 또 우리를 떠나
마지막 뇌우 속에 사라져갔다.
부슬비는 내리고
젖은 숲 속엔 불안과 괴로움의

내음이 깔린다.

파리하게 굳어진 폴 속의 샤프란,
버섯만이 풍성하게 떼지어 자란다.
어제도 그지없이 넓고 화사하던 우리들의 계곡,
이제는 안개에 묻혀 답답해진다.

빛을 빼앗긴 이 세상이
답답하고 불안하고 괴로움에 쌓이나니,
인생의 여름의 꿈을 깨치고
마지막 뇌우에 대비하여라

 

 

 

비들기 부부 (관악산)

 

 

매미의우화(도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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