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모음

송년시모음(축성탄근하신년)

이모르 2020. 12. 12. 14:21

 

 

년말이 되면

오헨리의 두 작품  이 떠오릅니다

 

크리스마스 선물

 

어느 가난한 부부가 가 크리스마스 때 

서로에게 선물을 해주고 싶은데

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내는

남편이 대대로 물려온 손목시계를

끈이 떨어져서 못쓰는 것을 알고서는

그녀가 아끼던 긴 머리카락을 몽땅 짤라서

남편의 손목시계 끈을 샀고,

남편은 치렁치렁한 아내의 예쁜 머리를

잘 잡아줄 예쁜 머리핀을 대대로

물려온 손목시계를 팔아서 사왔답니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자기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을 포기한

두 가난한 부부의 사랑,

그러나 아이러니칼 하게도

두가지 선물은 둘다 앙꼬없는

찐빵이 되어버렸죠.

남편은 이제 시계는 없이 시계끈만 남았고,

아내는 예쁜 핀으로 묶을 치렁치렁한

머리카락이 남아있지 않았죠.

 

마지막잎새

 

그날 밤 폭풍우가 매섭게 몰아친다.

존시는 옆집 담쟁이 덩굴을 보는데

나뭇잎들이 다 떨어졌지만

마지막 잎새 하나는 끝까지

떨어지지 않았다.

존시는 그 나뭇잎에 감화되어

삶에 대한 의지를 얻게 된다.

그 뒤 존시가 완전히 회복되자

수는 베어먼 영감이 절망에 빠진

 

존시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밤새도록 폭풍우를 맞으며

벽에 담쟁이 잎 벽화를 그리다가 

폐렴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팔레트에 녹색, 노란색 물감이

남아있었다고 말한다.

.을 마친 수는 커튼을 열어

담쟁이 벽화를 보며

 

이것을 베어먼의 "걸작(masterpiece)“

이라고 표현한다.

 

베어먼이 언젠가 걸작을 그릴 것이라던

호언장담이 실현된 것이다

 

 

 

위의 아름다운 이야기 보다

실제 있었던 논픽션의 이야기

년말이 오면 꼭 생각나는 가여운 여인이

있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숨겨버린 그분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살아 가고 있을까요 ??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으로 송년시

를 모아 보았습니다

 

 

아내의 친구중 아동복 사업을 하던 숙녀는 승용차가

있어 함박눈이 펄펄 내리는 날 도고온천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2쌍의 부부와  아직 미혼인 부인들의 절친한 친구

를 대동하여 5인이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출발

도중에 많은 량의 함박 눈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여행에 동참한 그녀들의 친구는 심한 우울증으로 고생을

하고 있어 실연의 아픔을 달래준다고 설득하여 동행하게

된것입니다

 

 

 

 

 

 

 

함박눈이 쏟아진 도로  우여곡절 끝에 호텔에 도착하였으나

예약된 방은 잘못 되어 다른 사람들이 들고 난처해진 지배인은

우리에게 사정사정 하였습니다

 

 

“먼길에 오신손님들 너무나 죄송합니다. 업무착오로 예약된 방은

다른사람이 들고 방이 투인1실 비어 있는데 보조 침대를 가운데 넣어

드릴터이니 함께사용하여 주신다면 요금을 대폭 활인하여 드리겠습니다..

 

 

제주 칼 호델에서 이미 경험한 일이었습니다

우리의 예약 문화는 아직도 원시적이었습니다

너무나 잘아는 상황이 악천에 늦게 도착 다른사람을

넣은것 입니다  

그들은 항상 이익만 생각해서 이런일이

비일 비재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우선 여장을 풀고 호텔 나이트클럽에 들렀습니다.

몇몇 가수들이 지나가고

 

 

 

 

 

 

하얀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무명가수가 등장

울고넘는 박달재 로 시작하더니 박일남의 정을 부르는데

함박눈의 정서에 어울리는 최고의 멋이었습니다

 

 

 

 

 

 

 

 

우리는 다함께 춤을 추러 나가 즐거운 한때를 즐겼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녀들의 친구  함께

즐기자 강권 함에도 실연녀는 술만마시고 있었습니다

 

 

 

 

 

방에 들어 보조 침대에 누은 그녀는

잠자리 마저 불편하여 기침을 컹컹하고 있었습니다

 

 

“우울해 하여서 인정많은 재숙이가 데려왔는데

방까지 없어 더욱 처량하네

호텔측이 원망스럽네요.“ 아내의 말이었습니다...

 

 

 

 

 

 

함박눈 나리는 밤은 가끔 그날의 멋진 정이란 노래와 정신적 불행을

극복하지 못하고 우울한 일생을 살아 왔던 아내의 친구가 생각납니다.

 

그는 너무나 흔한 3류 소설같은 일로 시련을 격는다.했습니다

사관학교를 나와 국비로 서울대학에서 연수를 하던 초급장교를

사귀게 되어 사랑을 하게 되었는데 직장을 다니던 그녀는

몸과 마음을 그리고 경제적지원을 다해 헌신했으나

막상임관하고 배경좋은 여자와 결혼한다하여

아내와 같이 남자의 고향을 찾게 되었다 합니다

그동안 사랑을 받던 장교의 어머니에게 사정을 해볼 의양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남자의 고향 초라한 집 어머니가 별안간 돌변하여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해서

 

그큰 상처를 간직한체 모질게 살고 있었습니다 

훗날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였지만

불행한 가정생활로 일관하여 지금도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함박눈 나리는 밤에 축복이 있기를

빌면서 특히 가여운 그분에게

사랑이 가득한 새해가 되기를 !!!!!!!!!!!!!!!!

간절히 빌면서 박목월의 시가 생각났습니다

 

이별의 노래

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싸늘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한낮이 끝나면 밤이 오듯이

우리에 사랑도 저물었네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날 밤에

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울리라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지인들이 보내온 사진전(아래 무순)

 

원앙의뒤태 /한의학박사 평산

제주 海菊 /한의학박사 평산

부산송도 山菊 /한의학박사 평산

 

 

 

 

 

 

 

사패산의 가을/사업가 은암

내장산 만추/사업가 은암

 

 

내장산 단풍/사업가 은암

자운봉에서본 운해/여행가 살구꽃

도봉산의만추/여행가 살구꽃

 

북한산의 만추/은행원 이재삼

 

북한산의 만추/은행원 이재삼

자락길의 만추/평보

 

백운대 원경/평보

 

풍성한 가을/서양 화가 엘랑비탈

 

 

 

<송년 시 모음> 이해인의 '송년 엽서'

+ 송년 엽서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번 스쳐가듯

빨리 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떠나가지요

나이 들수록
시간은 더 빨리 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것은 잊고
용서할 것은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습니다

목숨까지도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뜨겁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보면

첫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항상
우리 길을 밝혀 주겠지요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송년의 노래


먼저 떠나는 너는
알지 못하리

한 자리에
묵묵히 서서
보내야만 하는 이의
고독한 가슴을

바람에 잉잉대는
전신주처럼
흰 겨울을 온몸에
휘감고 서서

금방이라도
싸락눈이 내릴 것 같은
차가운 하늘일랑
온통 머리에 이고

또 다른
내일을 기다리고 섰는
송년의 밤이여,

시작은 언제나
비장(悲壯)하여라!


 (홍수희·시인)


+ 송년 엽서

함박눈 내리는 날
숫눈 밟으며
너를 생각해

순결의 눈부심
티 한 점 없는 마음으로
잡았던 손

그 예쁜 추억이
한 해 더 멀리 밀려가는
이즈음

아직도
스무 살 그 언저리
어제처럼 생생해 


 (목필균·교사 시인, 1954-)


+ 송년의 강            

세상 존재하는 것은
앞으로만 가지 뒤로 가지 않는다
애타게 붙잡아도
속절없는 세월은
욕심껏 앞으로 가다가
기어이 해를 넘고 만다

늦은 저녁 한숨일랑 걷어내고
내달리는 세월의 강에
흘려보낼 것은 보내고
씻을 것은 씻어야지

버려야 할 것들
잔뜩 껴안고 있으면 뭣하나
갈등 속에 몸부림치다가
송년의 강에 띄워 보내는
근심 걱정 후회 실망...
그 대신 너의 빈자리를
사랑과 감사로 채워줄게  


 (백원기·시인)


+ 주님 제게 올 한해는

주님,
돌아보면 제 한해는 부끄러움과 회한투성이였습니다.
가족들에게, 이웃에게 따뜻함을 전해 주기보다
더 많은 아픔과 상처를 안겨 주었습니다.
이불을 개키듯 그 구겨진 기억들을 접어 버리고 싶지만
모든 것이 그렇게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압니다.
하지만 주님,
언제나 힘내라 다독이시는 당신이 계시기에
새로운 맘으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이 한해를 보내는 마지막 시간
파편처럼 흩어진 삶의 조각들을 모아 조각보를 만들겠습니다.
우리 어머니가 그랬듯이
그리하여 당신이 차리신 식탁 위에 다소곳이 덮어두고
이제 돌아올 가족들과 이웃을 기다리겠습니다.


 (작자 미상)


+ 송년

벌써 또
한 해가 간다

새해를 맞이했던 게
엊그제 일 같은데

흐르는 세월이
빨라도 너무 빠르다.

하루하루의 삶은
더러 지루하기도 했는데

눈 깜빡할 새 한 달이 가고
계절이 바뀌더니

쏜살같이 지나간
올 한 해도 꿈만 같다.

지난 시간 뒤돌아보며
아쉬움이야 많이 남지만

시간의 꼬리를
붙잡을 수는 없는 노릇

이제 우리는 웃는 얼굴로
작별의 인사를 하자

많이 정들었던 너
총총 떠나가는 올해여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송년의 시/윤보영


이제 그만 훌훌 털고 보내주어야 하지만
마지막 남은 하루를 매만지며
안타까운 기억 속에서 서성이고 있다

징검다리 아래 물처럼
세월은 태연하게 지나가는데
시간을 부정한 채 지난날만 되돌아보는 아쉬움

내일을 위해 모여든 어둠이 걷히고
아픔과 기쁨으로 수놓인 창살에 햇빛이 들면
사람들은 덕담을 전하면서 또 한 해를 열겠지

새해에는 멀어졌던 사람들을 다시 찾고
낯설게 다가서는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올해보다 더 부드러운 삶을 살아야겠다

산을 옮기고 강을 막지는 못하지만
하늘의 별을 보고 가슴 여는
아름다운 감정으로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