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모음

정연복시인낭만시모음(신도의노을이야기)

이모르 2020. 12. 13. 09:06

 

 

 오울

신도 새우양식장에서 찍은 석양입니다 시도의 노을 하고 다른 분위기죠?

춘곡

사진 작가 겸업 선언하셔야 되겠습니다 꽃그림 전시 하실때 노을 사진도 함께 하시길 권합니다 

평보

노을 사진은 자꾸만 업그레드 되 어서 예술경지에 와있습니다  특히 가을 하늘의 노을은 더 아름다워서 감동이 옵니다 항상 존경하고 사모하는 만해 한용운은 노을을 이렇게 노래 합니다

 

지는 해/한용운

지는 해는
성공한 영웅의 말로(末路) 같이
아름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창창한 남은 빛이
높은 산과 먼 강을 비치어서
현란한 최후를 장식하더니
홀연히 엷은 구름의 붉은 소매로
뚜렷한 얼굴을 슬쩍 가리며
결별의 미소를 띄운다

큰 강의 급한 물결은 만가(輓歌)를 부르고
뭇 산의 비낀 그림자는 임종의 역사를 쓴다

 

이 아름답고 낭만의 가을에 섬의 노을을 보니 낭만시가 생각납니다  정연복시인의 낭만시를 모아 오울님의 작품사진과 함께 올려 보겠습니다

 

<낭만적 사랑 시 모음정연복의 ‘가난한 연인들에게’ 

 

가난한 연인들에게

 

산더미같이

많은 돈을 갖고서도

한 움큼의 사랑조차

얻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쥐꼬리만 한

돈밖에 없는데도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을 누리는 사람도 있다.

행복한 사랑을 꿈꾸는

가난한 연인들아

그 꿈을 굳게 지켜라 세상에는

들꽃처럼 예쁜 사랑도 많으니.

 

 

낭만 애인

 

얼굴이 장미같이

예쁘지 않아도 된다

몸매가 코스모스같이

날씬하지 않아도 된다.

교양미가 철철

흘러넘치지 않아도 된다

잘하는 게 별로 없고

머리가 좀 나빠도 된다.

자연을 좋아해서 어쩐지

하늘이나 산이나 나무를 닮은 듯

가슴 하나 넓고 깊은

여자를 애인으로 가지고 싶다.

 

 

낭만적 연애

 

꼭 돈이 많아야만

연애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별로 돈들이지 않고서도

멋진 연애를 즐길 수 있다.

첫눈을 맞으며 팔짱을 끼고

나란히 걷기만 해도

허름한 찻집에 마주앉아

서로의 눈빛을 바라보기만 해도

값싼 짜장면을 먹으면서도

행복한 웃음꽃이 피기만 해도

장미꽃 한 송이로 애틋한

사랑의 마음을 전하기만 해도

추위를 잘 타는 그녀에게

장갑 한 켤레를 선물하기만 해도

마음속 보이지 않는

사랑의 진실이 살아 있으면

사랑하는 두 사람은

너무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낭만적 연애의

멋진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토끼풀꽃 반지

 

목숨 바쳐 사랑하고픈

사람이 있다면

어느 하루

함께 들판으로 나가서

토끼풀 우거진 곳에

다정히 마주앉아

그 사람의 행복을

간절히 소원하는 맘으로

토끼풀꽃 반지 하나

정성껏 만들어 끼워주세요.

진실한 사랑의 염원이

말없이 담겨

다이아몬드 반지보다

더 빛나고 순수한

둥글고 하얀 알갱이의

토끼풀꽃 반지.

 

 

열애

 

장미와 칸나

또 맨드라미가

어떻게 몸을

불사르는지 보았나.

뜨거운 햇살이

오히려 무색할 만큼

온몸이 시뻘건

불덩이 되는 것 아니겠어.

지상에서 단 한번

한철뿐인 목숨이니까

아쉬움 남지 않도록

열렬히 살아보겠다고.

이왕에 하는 사랑인데

그러하자 우리도

잠시뿐인 젊음

활활 불태워버리자.

 

맞춤 행복

 

햇살 밝고

바람 싱그러운 날

사랑하는 사람과

발맞추어 들길을 걷는다,

하늘과 땅 사이

수많은 아름다운 풍경들

하나하나 눈맞춤하며

천천히 기쁨의 길을 간다.

다정히 입 맞추고 있는

들꽃과 들꽃의 곁을 지날 때는

애인의 앵두입술에

훔치듯 얼른 입맞춤하면서.

사랑의 꿈밖엔 가진 게 없는

가난한 연인이지만

세상에 부러울 것 하나 없는

행복이다 맞춤 행복이다.

 

노늘사진/서양화가 김미숙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