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한국미의 숨결과 체취를 찾아

이모르 2020. 12. 23. 15:13

한국미의 숨결과 체취를 찾아

 

 

이원복 지음

 

2003, 효형출판

 

시흥시종합복지회관

 

EM036892

 

원문출처:http://blog.naver.com/youngchanh/40109939059

 

609.11 이6619나

 

박물관은 우리 역사를 체험하며 배우는 교육장으로, 문자로 적힌 기록이 아니라 실제 유물에서 과거의 생활을 나름대로 상상해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우리 문화재 가운데 명품名品을 가까이하면서 미美를 체험하고 그것들과 마음속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 유물들을 만들거나 사용한 분들의 맑고 따뜻한 마음도 만날 수 있습니다.

 

한국 아름다움의 원형을 느끼게 하는

흥미진진한 우리 문화재 이야기

 

이 책에 담긴 길지 않은 글들은 작품들과 여러 차례 만나면서 각 유물들이 지닌 아름다움의 참모습을 짧은 단어로 읽어낸 것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사진보다는 실제 유물에 직접 다가가 볼수록 감동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그리고 머리보다는 마음으로 읽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문화재는 단순한 골동품이나 어려운 무언가가 아니라 선조들의 티 없이 맑고 밝은 정신과 익살, 낙천적인 삶의 자세와 생활을 엿보는 요지경이 됩니다.

 

지은이 이원복 李源福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사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5년 11월에 국립박물관 학예연구직 공채 1기로 박물관에 발을 들여놓아 1976년 4월부터 20여 년간 국립박물관 학예연구관으로 일해 왔다.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을 역임했으며 2002년 11월부터 국립광주박물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조선시대 회화사 연구에 주력해 「조선 중기 사계영모도고」등 이 분야를 대상으로 20여 편의 논문을 썼다.

일간신문에 여러 컬럼을 썼으며, 한국 전통미술에 관한 에세이를 여럿 발표한 바 있다.

 

|차례|

 

책 머리에

 

아름다움과의 만남

 

그윽함 <청자상감운학문완> / 익살 녹유귀면와 / 고결 이채의 초상 / 따사로움 이암의 <어미개와 강아지> / 눈부심 금관총에서 나온 금관 / 애정의 손길 <청자모자원형연적> / 고요함 안견의 <몽유도원도> / 넉넉함 나전 포도 무늬가 있는 옷상자 / 미소 <금동일월식반가사유상> / 조촐함 <백자청화팔각병> / 열린 마음 최북의 <빈 산> / 너그러움 <백자달항아리> / 끼끗함 <청자오리형연적> / 함초롬함 <청자상감운학문매병> / 화사 신명연의 <양귀비> / 자연스러움 경복궁 / 천진 <청자상감동자문잔> / 소박 삼층 책장 / 겨를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정병> / 담백 <난초와 대나무> / 추상 <분청사기조화선조문편병> / 어엿함 정선의 <금강전도> / 길고 오램 <수월관음도> / 그림이 된 무늬<백자청화포도문전접시> / 올곧음 어몽룡의 <월매도> / 당당함 정선의 <비 갠 뒤의 인왕산> / 생동감 무용총 <수렵도> /  강서대묘 <청룡도> / 늠름함 김홍도 외 <대나무 아래 늠름한 호랑이> / 배움의 열의 이형록의 <책거리> / 토속 석조불입상 / 국제성 <금동용봉봉래산향로> / 장엄 <성덕대왕신종>

 

옛 사람의 멋과 향기

 

사랑방의 촛불 이유신의 <가헌에서의 매화 감상> / 고향 산의 봄 소식 이정근의 <관산에 쌓인 눈> / 벗을 찾아 전기의 <매화가 핀 서재> / 매화꽃을 찾아서 심사정의 <파교를 건너 매화를 찾아서> / 봄날의 소요유 이불해의 <지팡이를 짚고 거닐다> / 상춘, 봄에 취한 언덕 정선의 <꽃을 찾아 봄에 젖기> / 만남 유숙의 <선비들의 반가운 만남> / 꽃을 바라보는 마음 정선의 <책 읽다가 눈을 돌려> / 탁족 조영석의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 솔바람 소리와 선비들 이인문의 <소나무 숲에서의 담소> / 폭포를 바라보며 윤인걸의 <소나무에 걸터앉아 폭포를 바라봄> / 천렵 정세광의 <삼태그물 거두기> / 가을 밤 뱃놀이 안견 전칭의 <적벽도> / 선상의 여유 이상좌의 <배를 멈추고 물고기 헤아리기> / 달빛 아래 '그윽한 고독' 전기의 <달과 함께 술잔을> / 풍요로운 사색의 공간 전기의 <가난한 선비의 집> / 가을의 의미 이인상의 <소나무 아래에서 폭포를 바라봄> / 꽁꽁 언 산하 윤의립의 <겨울 산> / 바람개비 윤덕희의 <공기놀이> / 회갑연 정황의 <회갑 잔치> / 혼인 60주년 회혼례 / 호젓한 여인 신윤복의 <연당의 여인> / 춤바람 김진여 외 <원로 대신에게 베푼 잔치> / 부엌 주변 안악3호분 <주방도> / 태양열 김윤보의 <나락 말리기> / 축력 쌍용총 <우차도> / 돛단배 정선의 <돛단배 타고 바다 건너기> / 정과 짱돌망치 강희언의 <돌 깨는 석공> / 즐거운 식사 시간 김홍도의 <들밥> / 도르래 이인문의 <강과 산은 끝이 없어라> / 부력 김홍도 외 <배다리> / 물살 잠재우기 이성린의 <대정천을 건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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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정보

 

 

 

 

 

청자상감운학문완 靑磁象嵌雲鶴文盌

 

 

 

 

녹유귀면와 綠釉鬼面瓦

귀면을 도깨비로 여겨 '도깨비 기와'로도 불리웠지만 우리 나라에는 도깨비의 형상을 나타낸 것이 없다. 최근 강우방 교수는 귀면이 용의 얼굴임을 밝혀냈다. 이에 따르면 녹유귀면와는 '녹유용면와綠釉龍面瓦'가 된다.

 

 

 

 

이채 李采 59세 초상

그린이 모름, 비단에 채색, 99.2×58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채의 조부되는 이재(李縡, 1680~1746)의 초상 또한 대단한 명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둘은 서로 닮아 있다. 정면상正面像인 이채 초상과 달리 칠분면상七分面像으로, 바로 손주의 초상을 본으로 하여 제작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이들은 모두 정장한 관복의 공신도상이 아닌 평상복 차림의 사대부상이다.

 

 

 

 

 

 

<어미개와 강아지[母犬圖]>

이암, 종이에 수묵담채, 73×42.2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암의 개 그림은 국내에 있다가 일본을 거쳐 북한의 평양박물관으로 들어간 한 쌍으로 된 <화조구자도花鳥狗子圖>와 일본민예관에 소장된 야나기 무네요시 수집의 <화하구자도花下狗子圖>와 재일동포 김용두金龍斗 소장의 <쌍구자도雙狗子圖> 등이 알려져 있다. 이 중 북한 것만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개최된 '김용두옹 수집문화재 귀향 특별전(1994.6.14~7.31)', '조선 전기 국보전(1996.12.14~1997.2.11)'등 전시를 통해 일반 공개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들은 예외 없이 어린 강아지들로서 어미개가 함께 등장한 것은 여기서 소개한 <어미개와 강아지> 단 한 점만이 알려져 있을 뿐이다.

 

 

 

 

금관

신라시대(금관총 출토, 5-6세기), 높이 27.5cm(드리개 제외),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지금까지 알려진 순금제 관은 신라 것이 수적으로 단연 우세하다. 금관총 것 외에 경주 교동, 서봉총, 금령총, 천마총, 황남대총 북분 등에서 출토된 여섯 점으로 이들 모두는 수지형(樹枝形, 나뭇가지형)이며, 가야 것으로는 고령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하는 호암미술관 소장품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 있는 경남 출토 금관 등 두 점인데, 이들은 초화형(草花形, 꽃잎형)이다. 백제 것으로는 관의 장식[冠飾]으로 왕과 왕비 각기 한 쌍씩 무령왕릉에서 발굴되었는데 이들도 초화형 형식으로 분류된다.

 

 

 

 

 

 

 

<청자모자원형연적 靑磁母子猿形硯適>

고려시대(12세기 전반), 높이 10cm, 간송미술관 소장.

 

 

 

 

 

 

 

<몽유도원도 夢遊桃源圖>(부분)

안견, 비단에 담채, 38.7×106.5cm, 일본 텐리대학도서관 소장.

 

 

 

 

 

 

포도 무늬가 있는 나전칠기 옷상자[螺鈿葡萄文衣裳箱]

조선시대(17~18세기), 43×72×13cm, 일본 야마토문화관大和文華館 소장.

 

 

 

 

 

 

<금동일월식반가사유상金銅日月飾半跏思惟像>

삼국시대(6세기 후반), 높이 83.2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백자청화 난초·대나무 무늬 팔각병[靑華白磁蘭竹文八角甁]

조선시대(17세기 말), 높이 27.5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빈 산[空山無人]>

최북, 종이에 수묵담채, 33.5cm×38cm, 서울 개인 소장.

 

 

 

 

 

 

백자달항아리[白磁壺]

조선시대(18세기 전반), 높이 40.7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달항아리 명품名品들은 한둘이 아니며, 그 크기도 다양하다. 그 중에서 특히 두드러진 것으로는 '18세기 한국미술전'을 통해 1993년 미국에서도 공개된 대호(大壺, 48.2cm, 국보 제252호, 이학李鶴 소장)를 들 수 있다.

 

 

 

 

 

 

<청자오리형연적[靑瓷鴨形水滴]>

고려시대(12세기 전반), 길이 13.1cm, 높이 8cm, 간송미술관 소장, 국보 제74호.

필자가 1976년 겨울부터 참가한 바 있는 강진 도요지 발굴에서 1980년대 초 머리 부분이 떨어져 나갔지만 같은 기형의 오리연적을 발굴하여 전남 강진이란 구체적인 제작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청자상감운학문매병靑瓷象嵌雲鶴文梅甁>

고려시대(12세기 중엽), 높이 42cm, 간송미술관 소장, 국보 제68호.

 

 

 

 

 

 

 

<양귀비>

신명연, 비단에 채색, 29.8×20.0cm, 국립중앙박물관

 

 

 

 

경복궁景福宮

조선시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소재, 사적 제117호.

 

 

 

 

삼층 책장

조선시대(19세기), 높이 143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정병靑銅銀入絲蒲柳水禽文淨甁>

고려시대(12세기), 높이 37.5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난초와 대나무>(병풍 부분)

이징. 비단에 수묵, 각 116.0×41.8cm, 개인 소장

 

 

 

 

<금강전도金剛全圖>

정선, 종이에 담채, 130.6×94.0cm, 호암미술관 소장.

정선이 남긴 금강산 그림은 모두 크기 여하를 불문하고 하나같이 어엿함을 확인케 되는데, 이는 무엇보다도 그가 이룩한 고유색 짙은 독자성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역적인 토속미土俗美에 머문 것은 아니며 격조와 기량 모두 뛰어났기에 그리 될 수 있었다.

 

 

 

 

<수월관음도 水月觀音圖>

그린이 모름, 비단에 채색, 119.2×59.8cm, 호암미술관 소장

<수월관음도>는 얼굴 방향이조선조 초상화와 같으며, 크기는 세로 길이 1미터 내외가 일반적이다. 예외적으로 얼굴 방향도 다르고 길이 또한 4미터가 넘는 것으로 일본 경신사鏡神寺에서 소장한 대형 <수월관음도>가 '대고려 국보전-위대한 문화유산을 찾아서(1)'을 통해 국내에서 공개되기도 했다(1995.7.5~9.10, 호암갤러리)

 

 

 

 

<백자청화포도문전접시>

조선시대(16세기), 지름 22cm, 일본 개인 소장.

불화를 제외하고 전래된 그림이 몹시 드문 고려시대 회화사를 청자나 금속공예의 문양을 통해 어느 정도 복원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는 조선도 같은 양상이어서 필자는 「조선백자 朝鮮白磁에 나타난 포도문葡萄文」이란 논고를 발표하기도 했다(『미술자료美術資料』, 제39호, 1987.6.).

 

 

<월매도 月梅圖>

어몽룡, 비단에 수묵, 119.2×53.0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비 갠 뒤의 인왕산[仁王霽色]>

정선, 종이에 수묵, 79.0×138.0cm, 호암미술관 소장, 국보 제216호.

 

 

 

 

<수렵도 狩獵圖>

고구려시대(5~6세기), 중국 지안集安 여산如山 남쪽 기슭 무용총舞踊塚 널방 서벽 소재

 

 

 

 

<청룡도靑龍圖>

고구려시대(6~7세기), 평안남도 대안시 삼묘리 소재 강서대묘江西大墓 널방 동벽.

 

 

<대나무 아래 늠름한 호랑이[竹下猛虎]>

김홍도·임희지 합작, 비단에 채색, 91.0×34.1cm, 덕원미술관 소장

 

 

 

 

<책거리>

이형록, 종이에 채색, 202.0×438.2cm, 호암미술관 소장.

 

 

 

 

<금동용봉봉래산향로金銅龍鳳逢萊山香爐>

백제시대(7세기), 높이 64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성덕대왕신종>

통일신라시대(771년), 높이 333cm, 구경 227cm,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가헌에서의 매화 감상[可軒觀梅]>

이유신, 종이에 담채, 30×35.5cm, 개인 소장.

이 그림은 1981년 동산방東山房화랑에서 개최한 '조선시대 일명회화전朝鮮時代 逸名繪畵展'에서 최초로 공개되었다. <포동춘지浦洞春池>, <귤헌납량橘軒納凉>, <행정추상杏亭秋賞>, <가헌관매可軒觀梅>의 작품명이 시사하듯 사계절을 배경으로 계절을 음미하는 선비들의 생활 정경을 나타낸 넉 점짜리 화첩에 속한 끝폭이다. 폭마다 작품 제목 외에 천원泉源이란 이의 오언제시五言題詩가 있다.

일본에 유출된 그림이었으나 국내 개인 소장가 수중으로 되돌아왔다. 이 화가에 대해서는 아직 본격적인 회화사적 조명이 시도되진 않았으나 개인 소장인 <해악도팔폭병海岳圖八幅屛>과 <영모팔폭병翎毛八幅屛> 등이 공개되었다. 명품을 모아 19세기 초에 화첩으로 만든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화원별집畵苑別集」에도 <우후심사도雨後尋寺圖>와 <방남맹비설도倣藍孟飛雪圖> 등 두 산수화가 게재되어 있다.

 

 

 

 

<관산에 쌓인 눈[觀山積雪圖]>

이정근, 비단에 담채, 19.6×15.8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 그림은 「화원별집」에 속한 것으로 자그마한 크기이나 웅장한 산세 등 대작大作을 보는 듯한 감동을 준다. 지금까지 <관산적설도> 외에 이정근의 유작으로 알려진 것은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택반소요澤畔逍遙>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전칭작傳稱作 <산수도山水圖>, <미법산수도米法山水圖> 등이 있다.

이정근은 산수를 잘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의 부친 이명수(李明修, 1490~?)와 아우 이정식(李正植, 1520~?) 또한 화원이었으니 조선 전기 화단에서 경주 이씨인 이상좌(李上佐, 1485~?) 집안과 함께 그가 속한 전주 이씨 또한 대표적인 화원 가문의 하나였다.

 

 

<매화가 핀 초옥[梅花草屋]>

전기, 종이에 채색, 29.4×33.3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1980년 말 동원東垣 이홍근(李洪根, 1900~1980)의 유지를 받들어 유족들이 국가에 기증한 근 5천 점에 이르는 유물에 포함된 회화 중 백미에 드는 것이다. 전기의 유작 중 명품으로 1981년 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동원 선생 수집문화재 특별전'에 이어 1987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된 '한국 근대회화 백년전'과 1995년 미술의 해를 맞아 제11회 광주 비엔날레 기간 중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열린(9.8~11.5) '한국 근대회화 명품전' 등 여러 특별전에 출품되었다.

 

<매화 핀 서재[梅花書屋]>

전기, 비단에 채색, 88.0×35.5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일반적으로 '매화서옥도梅花書屋圖'로 지칭되는 주제의 그림은 19세기 전반에 유독 많이 그려졌다. 비교적 이른 것으로 간송미술관에서 소장한 강희언(姜熙彦, 1738~1784 이전)의 소품 <세한청상歲寒淸賞>(종이에 담채, 22.8×19.2cm)이 공개된 바 있다. 이 주제의 작품을 남긴 이가 한둘이 아니며, 이들은 대부분 18세기 이후의 화원인 중인들로 사료되나 신분과는 별개로 그림들은 하나같이 격조와 기량을 갖춘 수작들이다.

 

 

<파교를 건너 매화를 찾아서[覇橋尋梅]>

심사정, 비단에 담채, 115×50.0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심사정의 부친 심정주(沈廷胄, 1678~1750)와 외조부 정유점鄭維漸 등 친·외가 모두 그림에 이름을 얻고 있어 심사정의 화기畵技는 연원이 깊다. 다만 조부 심익창沈益昌이 1699년에 단종 복위를 경축하는 증광시에서 시관試官과 공모하여 시장試場에 이름을 바꿔넣는 부정을 저지르다 발각되어 10년간 유배를 가야 했고 유배지에서 풀려난 후 다시 연양군(어린 영조) 시해 음모에 가담했다가 실패하자 극형을 받게 되었다. 이 일련의 일들이 심사정으로 하여금 출사出仕를 포기하고 그림에 전념케 한 사정이다.

 

 

<지팡이를 짚고 거닐다[曳杖逍遙圖]>

이불해, 비단에 수묵, 18.6×13.5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불해(李不害, 1529~?)는 선비화가로 사료되나 행적에 대해선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남태응(南泰應, 1687~1740)의 『청죽화사靑竹畵史』에서 강희안(姜希顔, 1417~1464) 이래로 신세림(申世霖, 1521~1587)과 이불해가 명성을 얻은 것으로 언급되어 있다.

유작으로는 여기서 소개한 <지팡이를 짚고 거닐다>가 기준작으로 생각되며 비록 이불해의 도장이 찍혀 있지 않지만 <기려도騎驢圖>와 <산수도山水圖>(개인소장) 소품 편화가 알려져 있고(『산수화山水畵 上』, 중앙일보, 1980),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묘작도猫鵲圖>가 공개된 바 있다.

 

 

 

 

 

<꽃을 찾아 봄에 젖기[尋花春感]>

정선, 비단에 담채, 22.5×19.5cm, 고려대박물관 소장.

이 그림은 정선의 산수, 산수인물, 묵죽, 영모, 어해 등 소품을 모은 <백납병풍百衲屛風>에 속해 있다. 이 병풍은 지난 1992년 2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2월의 문화인물 겸재전'을 통해 전체가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이 병풍에 속한 그림들은 지금까지 간행된 여러 도록에 나뉘어 게재되었다. 동 전시도록인 『겸재정선謙齋鄭敾』(도서출판 학고재, 1992.12.)에는 소재별로 나뉘어 실리긴 했지만 병풍 전체가 수록되었다.

정선은 이 그림처럼 혼자만이 아닌 여러 선비가 모여 상춘을 하는 장면을 나타낸 <장동춘색壯洞春色>(개인 소장)도 남기고 있다. 또 기녀를 대동하고 봄나들이를 떠나는 젊은이를 등장시킨 신윤복의 <연소답청年少踏靑>도 유명하다(국보 제135호, 『혜원전신첩惠園傳神帖』, 간송미술관 소장).

 

 

 

 

 

 

 

<책 읽다가 눈을 돌려[讀書餘暇]>

정선, 비단에 채색, 24.1×17cm, 간송미술관 소장.

이 그림을 최완수 선생은 1740~1741년경, 즉 정선의 나이 65세 때 그린 그림으로 겸재의 서재書齋이자 정선 자신의 자화상으로 본다. 얼굴 부분의 호분[胡粉, 동양화에서 흰색을 내는 채색물감]이 검게 변색되어 세밀히 살피기는 힘드나 '조선의 화성'으로 추앙 받는 정선이 자연을 관조하는 모습, 자연의 운행은 매순간 미미한 모든 것에서도 읽을 수 있다.

또한 꽃을 관상하는 고사로 국화를 앞에 둔 도연명(陶淵明, 362~427)을 주인공으로 그린 <동리채국東籬採菊>이 잘 알려져 있는데 정선이 부채에 그린 같은 제목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도 공개된 바 있다.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老僧濯足圖]>(일부)

조영석, 비단에 담채, 14.8×29.8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미공개된 <탁족도>로는 『한국회화대관韓國繪畵大觀』에 실린 <노승탁족도老僧濯足圖>(유복렬 소장), 이경윤의 유명한 열 폭짜리 화첩에 속한 <고사탁족도高士濯足圖>(고려대박물관 소장), 김두량(金斗樑, 1696~1763)과 김덕하金德厦 부자가 합작한 사계산수도 중 첫번째 두루마리인 <춘하도리원호흥경春夏挑李園豪興景>의 하경에 탁족 장면이 보이며, 이민성李民成이 그린 것으로 전하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좌롱유천坐弄流泉>(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최북의 <고사탁족高士濯足>(간송미술관 소장)과 김희겸(金喜謙, 18세기)의 <좌롱유천坐弄流泉>(간송미술관 소장) 등이 공개된 바 있다.

 

 

 

 

<소나무 숲에서의 담소[松溪閑談]>

이인문, 종이에 담채, 37.3×77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같은 주제로 이 그림보다 나이 든 후 그린 것으로 <송단피서도松壇避暑圖>는 여백이 너른 구도로 눈맛이 좀더 시원하다. 먹 위주로 그린 뒤 채색 또한 더욱 맑고 투명해져 깔끔하고 격조 있는 정갈한 멋을 잘 드러낸 수작이다. 「화원별집」에는 남종화[南宗畵, 명明나라 때 문인들이 직업화가 그림을 북종화北宗畵라 칭하고 그에 대비해 문인화를 남종화라 불렀다. 정신미를 강조한 관념적인 수묵담채가 특징이다]의 완숙한 수용을 보여주는 산수도 두 점도 함께 게재되어 있다.

 

 

<소나무에 걸터앉아 폭포를 바라봄[踞松望瀑圖]>

윤인걸, 비단에 담채, 18.8×13.1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여기서 소개한 윤인걸의 그림은 원래 작품명이 소나무 밑둥에 앉아 폭포를 바라본다는 의미의 <거송망폭도踞松望瀑圖>다. 이 그림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화원별집」에 들어 있다. 이 '관폭도'는 조선 중기 화단에서 이경윤을 비롯해 조선 말 장승업(張承業, 1843~1897)에 이르기까지 직업화가인 화원뿐 아니라 문인화가들도 즐겨 그린 소재 가운데 하나로 명품이 다수 전한다. 화가로서 윤인걸의 면모는 <거송망폭도>를 기준으로 해서 살필 수밖에 없으나 이 외에 개인 소장인 전칭작 <어가한면도漁暇閑眠圖>가 알려져 있다(『산수화』, 중앙일보사, 1985).

 

 

 

<삼태그물 거두기[收曾圖]>

정세광, 비단에 담채, 15.5×21.5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지금까지 알려진 정세광의 유작은 이 그림 하나뿐이다. 이와 같은 주제이나 좀더 고식古式을 보이는 개인 소장의 그린이를 알 수 없는 그림 한 점이 1972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한국명화 근오백년전韓國名畵 近五百年展'에 출품되었다(동 전시도록인 『한국회화』). 둘은 좌우가 바뀐 구도이며 정세광의 그림보다 정밀하고 논리적이며, 우경雨景이 아니여서 차분한 맛은 더하나 활달한 멋은 덜하다. 직접 냇물에 여러 명이 들어가 물고기를 잡는 본격적인 풍속화에 가까운 그림으로는 심사정의 <화항관어花港觀漁>(간송미술관 소장)나 후대에 그려진 유숙의 <계심어비도溪深魚肥圖>(개인 소장) 등이 알려져 있다.

 

 

<적벽도赤壁圖>(부분)

안견(전칭), 비단에 담채, 161.5×102.3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배를 멈추고 물고기 헤아리기[泊舟數魚圖]>

이상좌, 비단에 담채, 18.7×15.4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상좌의 유작으로 그의 자字인 '공우公祐'의 도장이 찍혀 있으나 전칭을 면치 못하는 대작 <송하보월도松下步月圖>가 있다. 보물 제593호로 지정된 다섯 장 열 폭으로 된 『불화첩佛畵帖』도 있다. 이 <박주수어도>는 그의 기준작이자 대표작으로 여겨진다.

 

 

 

 

<가난한 선비의 집[溪山苞茂圖]>

전기, 종이에 수묵, 24.5×41.5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 <가난한 선비의 집>은 모두 열 점으로된 화첩에 속한 그림으로 전기의 대표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연원은 원말 사대가四大家의 한 사람인 예찬(倪瓚, 1301~1374)의 '공산무인空山無人'계열의 그림이다.

 

 

 

<소나무 아래에서 폭포를 바라봄[松下觀瀑圖]>

이인상, 종이에 담채, 23.8×63.2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겨울 산>(부분)

윤의립, 비단에 수묵, 21.5×22.2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이 그림은 모두 여섯 폭으로 발이 촘촘하고 고른 비단에 그려져 화첩에 속해 있다. 아마도 '사시팔경도四時八景圖' 계열로 여덟 폭에 각 계절을 두 폭씩 그린 것으로 보이는데 두 폭은 떨어져 나간 것으로 여겨진다. 묵서로 미루어, 또한 계절로는 끝이니 마지막 쪽임에 틀림없겠으나, 다른 계절의 그림과 달리 붓의 사용이 몹시 거친 것은 계절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한 의도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공기놀이>

윤덕희, 비단에 수묵, 21.7×17.5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길쌈>

김홍도, 종이에 담채, 27.0×22.7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보물 제527호

 

 

 

 

 

<회갑잔치[易安窩壽席詩軸]>

정황, 종이에 담채, 25×57cm, 개인 소장.

이 그림은 1983년 가을 동산방화랑에서 개최한 '조선시대 후기회화전'에 <이안와수석시축易安窩壽席詩軸>이란 제목으로 공개되었다. 그림 상단에 작품명과 좌우에 유한준(兪漢寯, 1726~1811)의 서문이 함께 붙어 한 면을 이루고 있다. 원래는 참가한 문인들의 축하사를 함께 한 축으로 생각되는데 시는 따로 떨어져버린 듯하다.

 

 

 

 

<회혼례>

그린이 모름. 비단에 채색, 24.8×37.9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연당의 여인>

신윤복, 비단에 담채, 29.6×24.8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기해기사계첩〉, 숙종이 1710년에 기사에 입사한 것을 기념해 비단 바탕에 채색으로 그린 계첩, 보물 제639호, 36×52cm, 홍기준 소장

 

 

 

 

<원로 대신에게 베푼 잔치[耆社私宴圖]>

김진여 외, 종이에 채색, 71.2×96.9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평안감사환영도> 연작 중 <부벽루연회도>(김홍도 전칭)에 보이는 처용무

 

 

 

 

 

<주방도廚房圖>

고구려시대(4세기), 황해남도 안악군 오국리 안악3호분 앞방 동측실 동벽

 

 

 

 

<우차도牛車圖>

고구려시대(5세기 말), 남포직할시 용강군 용강읍 쌍영총 널길 동벽.

 

 

 

 

 

<돛단배 타고 바다 건너기[長帆渡海]>

정선, 종이에 담채, 22.7×63.9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돌 깨는 석공[石工圖]>

강희언, 비단에 수묵, 22.8×15.4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 그림과 매우 닮은 윤두서의 <석공도>가 지난 1992년 학고재화랑에서 개최한 '조선후기 그림과 글씨' 특별전에 출품되었다(삼베에 수묵 22.9×17.7cm). 마치 같은 사람의 그림인 양 유사하지만, 그림 왼편 별지 김광국(金光國, 1722~?)의 발문에 이 그림의 작품명이 <섯공공석도石工攻石圖>로 명시되어 있다. 또한 『화원별집』에 같은 제목의, 강희언이 공재의 그림을 익혔다는 언급(學恭齋石工攻石圖)이 있어 이들 그림의 관계가 선명해진다. 공재의 그림을 강희언이 보고 그린 것이다.

 

 

 

 

 

 

 

<

들밥[野飯]>

김홍도, 종이에 담채, 27.0×22.7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모두 스물다섯 점으로 이루어진 『단원풍속도첩檀園風俗圖帖』(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은 매우 잘 알려진 화첩이다. 1970년 보물 제527호로 지정되어 김홍도의 대표작에 꼽히는 명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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