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만남을소중히여기는사람 김남조

이모르 2020. 12. 30. 15:56

시인김남조

 

 

만남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과 사랑하세요.
그래야 행여나 당신에게 이별이 찾아와도
당신과의 만남을 잊지않고 기억해 줄테니까요.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과 사랑을 하세요.
그래야 행여나 익숙치 못한 사랑으로
당신을 떠나 보내는 일은 없을테니까요.

무언가를 잃어본 적이 있는 사람과 사랑을 하세요.
그래야 행여나 무언가를 잃어 버릴때가 오더라도
잃어버린다는 아픔을 알고
더 이상 잃어버리고 싶어하지 않을 테니까요.

기다림을 아는 이와 사랑을 하세요.
그래야 행여나 당신이 방황을 할 때
그저 이유없이 당신을 기다려줄테니까요.

슬픔을 아는 이와 사랑을 하세요.
그래야 행여나 가슴이 시린 겨울이 와도
그대의 따뜻한 가슴에 몸을 녹일 수 있을테니까요.

진실된 사람과 사랑하세요.
그래야 행여나 그대 나의 거짓된 모습을 보더라도
그대의 진실로 나를 감싸줄테니까요.

진실로 자신의 모든것을 사랑해 줄 수 있는
이와 사랑하세요.
그래야 행여나 당신의 한 모습이 나빠 보이더라도
사랑하는 이의 다른모습을 보며
감싸안을 수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진실로 진실로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이와 사랑하세요.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남 또한 사랑할 줄 아는거래요.

김남조

 

 

주로 연가풍(戀歌風)이면서도 신앙적 삶을 고백하는 시를 썼다.

 

일본 규슈[九州]에서 여학교를 마치고, 1951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마산고등학교·이화여자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성균관대학교 강사를 거쳐 1954년부터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사범대학 재학 때인 1950년 〈연합신문〉에 〈성숙〉·〈잔상 殘像〉을 발표하여 문단에 나왔다. 첫 시집 〈목숨〉(1953)에서는 인간성의 긍정과 생명의 연소(燃燒)를 바탕으로 한 정열을 읊었으며, 제2시집 〈나아드의 향유〉(1955)에서부터 종교적 사랑과 윤리를 읊었다. 그후 시집 〈나무와 바람〉(1958)·〈정념의 기(旗)〉(1960)·〈영혼과 빵〉(1973)·〈김남조시전집〉(1983)·〈너를 위하여〉(1985)·〈깨어나 주소서 주여〉(1988)·〈끝나는 고통 끝이 없는 사랑〉(1990) 등을 펴냈다. 시에 있어서 가장 중심을 이루는 것은 가톨릭의 박애정신과 윤리라고 할 수 있다. 인간 내면의 목소리로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노래했고, 언어의 조탁을 통한 유연한 리듬과 잘 짜인 시형의 아름다움은 읽는 이에게 친숙한 느낌을 준다. 1958년 시집 〈나무와 바람〉으로 자유문협문학상, 1963년 시집 〈풍림의 음악〉으로 오월문예상, 1975년 시집 〈사랑의 초서〉로 한국시인협회상을 받았고, 1984년 서울특별시문화상을 받았다. 수필집으로 〈다함없는 빛과 노래〉(1971)·〈기억하라 아침의 약속을〉(1987)·〈그대 사랑 앞에〉(1987)·〈그가 네 영혼을 부르거든〉(1988)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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