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안동 권씨 문중의 규수였다
그분은 할아버지에게 시집을 오게 되는데
할아버지는 상산(商山)김씨 판유공파 종손으로
활 쏘며 친구들과 어울려 잔치하기 좋아 하시고
옛 양반의 기질을 버리지 못하셨다
그리하여 절제 없는 생활로 단명하게 되시고
아버님의 바로 위형님은 잔치 날 은행을 먹다가
목에 걸려 그만 요절하고 말았다
청산과부에 자식마저 잃게 된 한 많은 할머니는
손주들을 맞아 키우는 낙으로 일생을 사셨다
서울에서 교직에 계셔
아이들이 태어나서 돌이 지나면 차래로 고향집
할머니에게 맞겨 지는데 현명하신 할머니는
8남매를 모두 튼튼하게 키우셨다
물론 농사를 짖는 일꾼도 있었고 가사를 돌보는
도우미도 있었지만 그분은 인자하고 때로는 엄격하셨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아침에 같은 시간에 기상시켜
방문을 활짝 열어 환기시키고 운동을 시키셨다
큰 누님은 이천 양정을 나와 서울올라가
사범 대학 진학을 하였는데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다
그런 누이는
고향 집을 온통 꽃 대궐로 장식하여 놓았고
당시 유행하던 고전의 책들을 탐독하였다
할머님과 큰 누이는 부모님 대신하는 가장 이었다
50년대 후반 어느 여름날 대청마루 앞에서
손주들 닭볶음 하여 주려고 닭을 잡고 계시는데
옆으로는 평보와 여동생 둘이 지켜보고있다
이한장의 사진속 모습을 보고 있으면
향수에 빠져든다
50년대 여동생과 함께 평보
처가의 장인은 합덕에서 교편을 잡고 계셨다
이분은 청송 심씨로 심성이 착하고 곧아
자녀들을 사랑하고 훈육하는데 열성적이 셨다
그러나 그분 또한 단명하게 되어
청상과부가 되신 장모님이 5남매를 온갖 풍파를
이겨내고 훌륭히 키우셨다
단기 4288년(서기1955년) 추석날 3남매를 데리고
기념사진 찍으신 장인은 미남이셨다 장인어른 무릎 위에 앉은
사람은 평보의 아내이다
사진 두장에 옛추억을 담아 아내와 이야기 꽃을
피운다
1960년대 합덕성당에서 뒷열 좌측 첫번째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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