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와자연생물

청색딱다구리

이모르 2021. 1. 9. 13:23

 

 

201567

일요일

 

메르스 여파로 몇일을 유치원에 가지 못한

손주들이 일요일도 갈데가 없다며 우리집으로

번잡하게 모여 들었다

 

오면 반갑고 갈땐 더 반갑다 하더니 그말이

사실이네요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아내의 말이었다

 

오후 4시경 가벼운 산책을 위하여 정릉 자락 길로 갔다

숲속 터널 밑으로 데크가 놓여 있어 그의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쉼터에 앉아 준비 해간 커피를 마시며 숲의 향을

음미하는데 머리에 빨간 왕관을 쓰고 녹색 깃털을한

30cm나 되는 큰새 한 마리가 옆나무가지로 내려앉았다

카라라 집에서 카메라를 뽑고 작동키를 누루고 촬영을

하는 것이 허겁지겁 움직이는 동물을 찍는다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재빠르게 움직이는 새 촬영은 엉망이었다.

무슨 새지??”

옆의 산책객이 동고비입니다

허나 나는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동고비는 좀더 작고 머리에

 

붉은 왕관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아내는 옆구리를 꾹 찔렀다

무조건 우겨대는 내 성격을 염려해서 인데

그러나 나는 그것이 청색 딱따구리 라는 것을

금방 알아버렸다

숲을 다니다 보면 딱따구리와 자주 조우한다

반가운 만남이다 그를 따라 숲으로 좀더 들어간다

 

제대로 촬영을 하기위하여 인데 그는 멀리 날라 간다

숲에서 그를 찾는데 새소리 청아하더니 박새가

나타난다

 

숲이 낙원 이었다.

숲의 조그만 북카페 기증받아 꼿혀있는

책을 뒤적이는데 낡은 책속에서

이백의 시한수가  보였다

 

산에서 누가 묻기에 -이백(李白;701-762)

 

問余何事栖碧山(문여하사서벽산) :

 

笑而不答心自閑(소이불답심자한) :

 

桃花流水杳然去(도화유수묘연거) :

 

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비인간) :

 

누가 산에 왜 사느냐고 묻기에

웃기만 하고 답하지 않으니 내 마음 너무 편안해

물에 복숭아 꽃잎 떨어져 아득히 흘러가는 이 산

다른 세상이지만 인간세상은 아니라오

 

숲길 아래에서 내려와 아내의 부르는 소리가

있어 문득 명상에서 깨어났다 

 

 

청색 딱다구리 (정릉가락길 6월8일)

 

급하게 찍느라 심하게 흔들렸다

 

 

 

 

 

 

정릉 가락길의 박새 6월8일

박새는 빡따구리의 빈집을 사용하기 때문에

박새와 딱다구리가 같이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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