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27일
친우들이 모처럼 춘천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하게 되었습니다 김유정 문학관을 관람하고 소설 배경에 나오는 솟 동백꽃 봄봄 등 조형물 앞에서 기념 촬영도 했지요 별도로 설치된 영상실 관람중 김유정이 별세 하기 10일전 친구 필승(한희남의본명)에게 보낸 편지가 있었습니다
필승 전.
필승아.
나는 날로 몸이 꺼진다. 이제는 자리에서 일어나기조차 자유롭지가 못하다. 밤에는 불면증으로 하여 괴로운 시간을 원망하고 누워 있다. 그리고 맹열(猛熱)이다. 아무리 생각하여도 딱한 일이다. 이러다가는 안 되겠다. 달리 도리를 차리지 않으면 이 몸을 다시 일으키기 어렵겠다.
필승아.
나는 참말로 일어나고 싶다. 지금 나는 병마와 최후 담판이다. 흥패가 이 고비에 달려 있음을 내가 잘 안다. 나에게는 돈이 시급히 필요하다. 그 돈이 없는 것이다.
필승아.
내가 돈 백 원을 만들어 볼 작정이다. 동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네가 좀 조력하여 주기 바란다. 또다시 탐정 소설을 번역하여 보고 싶다. 그 외에는 다른 길이 없는 것이다. 하니 네가 보던 중 아주 대중화되고 흥미 있는 걸로 한 두어 권 보내 주기 바란다. 그러면 내 오십일 이내로 번역해서 너의 손으로 가게 하여 주마. 하거든 네가 극력 주선하여 돈으로 바꿔서 보내 다오.
필승아.
물론 이것이 무리임을 잘 안다. 무리를 하면 병을 더친다. 그러나 그 병을 위하여 엎짚어 무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나의 몸이다.
그 돈이 되면 우선 닭을 한 삼십 마리 고아 먹겠다. 그리고 땅군을 들여 살모사 구렁이를 십여 뭇 먹어 보겠다. 그래야 내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그리고 궁둥이가 쏙쏙구리 돈을 잡아 먹는다. 돈, 돈, 슬픈 일이다.
필승아.
나는 지금 막다른 골목에 맞닥뜨렸다. 나로 하여금 너의 팔에 의지하여 광명을 찾게 하여 다오.
나는 요즘 가끔 울고 누워 있다. 모두가 답답한 사정이다. 반가운 소식 전해 다오. 기다리마. 삼월 십팔일 김유정으로부터
그러나 김유정은 닭30마리 구렁이10마리를 먹어보겠다는 소박한 소망조차 이루지 못하고 그로부터 10일후 숨을 거두고 화장되어 한강에 뿌려집니다 김유정과 이상 은 같은 구인회 멤버로서 다른 멤버들보다 유달리 친한사이였다 합니다 이런 우정의 배경엔 나이와 문학관도 비슷하지만 폐결핵 이라는 당시만해도 불치병에 가까운 공통의 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同病相燐의 아픔을 공유 했던 것 입니다 그들은 15일 차이로 별세 합니다 1930년대만 해도 평균 수명이 거의 30세 홍역 같은 질병으로 돐을 못넘기고 죽는 영아들이 태반이었던 시절 그후 반세를 지나 대한민국은 엄청난 富를 축척하게 됩니다
김유정 영상기념관을 나서며 김유정의 마지막 편지를 보고 자극받은 안박사가 말을 던졌습니다
영상실 나오며 안박사 가 이르기를 어제 친구가 죽어 연대 병원 갔었는데 코로나
여파로 썰렁 했다며 고인은 재산도 많았지만 부인과의 불화로 술을 많이 먹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간경화로 세상을 떠났다며 스트레스 많이 받지 말라 이르더군 평보가 이르되 안박이나 나나 다행히 부부사이 원만 하여 괜찬은데 둘중 하나라도 건강 해치게 되면 혼자 어떻게 세상 살기 하겠는가 그러니 부인들 에게 잘 해야 된다 할때 였지요
춘곡의 부인 성여사 께서 전화가 와서 이것저것 물을 때에 자세히 답하므로 평보 가 묻기를 누구인데 그리 자상 한가? 큰딸인가 ??
춘곡이 답하여 가로대 크산티페 라 문자 뜨지 않았던가 세상악처가 쏘크라데스 부인 그이름이 크산티페 라네
ㅋ ㅎ 그는 선비로서 夫婦有別 이라 얼마전 까지는 삐파 라 부인닉을 전번에 적어넣어 물어 답하기를 삐파는 자주 삐지는 노파라 하였지 그러나 그들 부부 은근한 사랑 표현은 진한 부부에를 느끼게 합니다 그걸 증명하는게 오늘 우리들 중 춘천 실레길 여행 순간 전화 남편에게 관심 주는 부인은 춘곡 부인밖엔 없더라.
평보가 이르기를 다음 걷기 올핸 코로나가 물러 갈것이 분명한 한데 우리 백담사 다시 가자 거기서 나는 다람쥐를 탐구했거던 청설모가 물어죽여 좀체 보기 어렵던 앙징맞고 귀여운 다람쥐 가 백담사 만해의 보살핌 으로 그런가 계곡에서 건강하게 활보 하고 다녔지요
우리는 의암호 스카이워크 길도 가고 김유정 문힉관을 거처 실레이야기 길 금병산 밑으로 있는 멋진 더웨이 카페에서 김미숙 서양화가의 미술 개인전을 감상합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 춘천에 사는 지인께 톡을 쏩니다
평보
춘천왔어요
팔짱
언제 오셨어요? 사모님들은?사전에 귀뜸 주시지 그랬어요 전 장터에 와 있습니다
평보
부부간 온게 아니라 실레길에 있는 더웨이 카페에서 걷기 동우회 지인이 그림 개인전 있어 회원들 데리고 왔어요
미정
더웨이카페 멋진 곳 인데...날씨도 좋고 힐링하셨겠어요 춘천에 가까이 오셨다는 자체로도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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