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모음

자락길의시화(Beloved)

이모르 2020. 12. 12. 15:38

 

2020126

 

설 연휴 아내와 함께 자락길을

산책하는데 멀리 도봉산 자운봉과

오봉 북한산 인수봉이 그림처럼 보였습니다

 

 

청설모가 떼지어

잣나무를 타고

곤줄박이가 노래를 하고

있었지요 ]

 

민첩하게 움직이는 곤줄박이를

운 좋게 촬영 할수 있었습니다

 

춥지 않은 일기 탓으로

양지 바른 곳엔 파릇파릇 새싹들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아내의 기운에 맞게 조절 칼바위 쪽으로

오르다 하산 데크 길로 접어들어

쉼터의 詩畫를 감상합니다

   

 

 

 

산 위에서 / 이해인

 

 

그 누구를 용서 할 수 없는

마음이 들 때

그 마음을 묻으려고 산에 오른다.

 

산의 참 이야기는 산만이 알고

나의 참 이야기는 나만이 아는 것

세상에 사는 동안 다는 말 못할일 들을

사람은 저마다의 가슴 속에 품고 산다.

 

그 누구도 추측만으로

그 진실을 밝혀낼 수 없다

꼭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기 어려워

 

산에 오르면

산은 침묵으로 튼튼해진

 

그의  두 팔을 벌려 나를 안아준다.

좀더 참을성을 키우라고

내 어깨를 두드린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 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 때 그 사람이

그 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산에서 내려오는데

산사람 이재삼으로부터

사진이 왔습니다

 

전 우이동에서 인수봉으로 백운대로

노적봉 올라가서 늦은 점심 먹고

대동문까지 갔다가 진달래능선 타고 내려왔는데...

조금 더 갔으면 만나 뵐 수도 있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