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모음

정지용시모음(향수)

이모르 2020. 12. 12. 16:02

 

 

 

진달래 싸리꽃 피어난 산길엔

까치독사가 또아리 틀고

냇가엔 불거지. 빠가사리 ,가물치 ,

구구락지 .들이

자유럽게 여유를 즐기는데 물총새는

말뚝에 앉아 호시탐탐 그들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고향 하면 생각나는 풍경들입니다

 

그리고 서정시인 정지용

정지용님의 시를 모셔봅니다

 

 

   

 

 

 

  옥천 정지용 생가  

 

 

 

정지용(鄭芝溶,

 

(19026201950925)

대한민국의 대표적 서정시인입니다.

 

아명은 지룡(池龍) 대한민국에서는

납북 여부와 死因이 모호하여 한때

이름이 'X'으로 표기되고

그의 시가 금기시 되었으나,

1988년 해금되어 국어 교과서에도

그의 시 향수가 수록되었습니다.

 

시인 정지용은 초기엔 모더니즘과

종교적(로마 가톨릭) 경향의

주로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보다는 널리 알려진 작품

<향수>에서 보이듯이 초기엔 서정적이고

한국의 토속적인 이미지즘의

시를 발표함으로써 그만의 시 세계를

평가 받고 있으며 전통지향적 자연시

혹은 산수시라 일컫었습니다.

 

1950(48)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정치보위부로 끌려가 구금되었구요.

정인택, 김기림. 박영희 등과 서대문형무소에

수용되었다가 평양 감옥으로 이관되는 도중

또는 이관된 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고향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꽁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끝에 홀로 오르니
흰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 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카페프린스

 

옴겨다 심은 棕櫚(종려)나무 밑에
빗두루 슨 장명등,
카페 프란스에 가쟈.

이 놈은 루바쉬카
또 한놈은 보헤미안 넥타이
뻣쩍 마른놈이 압장을 섰다.

밤비는 뱀눈 처럼 가는데
페이브멘트에 흐늙이는 불빛
카페 프란스에 가쟈.

이 놈의 머리는 빗두른 능금
또 한놈의 心臟(심장)은 벌레 먹은 薔薇(장미)
제비 처럼 젖은 놈이 뛰여 간다.

오오 패롵(鸚鵡(앵무)) 서방! 꾿 이브닝!

꾿 이브닝!(이 친구 어떠하시오?)

鬱金香(울금향) 아가씨는 이 밤에도
更紗(갱사) -틴 밑에서 조시는구려!

나는 子爵(자작)의 아들도 아모것도 아니란다.
남달리 손이 히여서 슬프구나!

나는 나라도 집도 없단다.
大理石(대리석) 테이블에 닷는 내뺌이 슬프구나!

오오, 異國種(이국종)강아지야
내발을 빨어다오.
내발을 빨어다오.

 

 

 

 

조약돌

 

조약돌 도글도글......
그는 나의 의 조각이러뇨.

알는 피에로의 설음과
첫길의 고달픈
제비의 푸념거운 지줄댐과,
꾀집어 아즉 붉어오르는
피에 맺혀,
비날리는 異國 거리를
嘆息하며 헤매노나.

조약돌 도글도글......
그는 나의 의 조각

 

 

 

 

 

 

湖 水1

 
얼굴하나야
손바닥둘로
폭가리지만,

보고픈마음
호수만하니
눈감을밖에

 

    

 

 

 

風浪夢1


당신 께서 오신다니
당신은 어찌나 오시랴십니가.

끝없는 울음 바다를 안으올때
포도빛 밤이 밀려오듯이,
그모양으로 오시랴십니가.

 

당신 께서 오신다니
당신은 어찌나 오시랴십니가.

물건너 외딴 섬, 은회색 거인이
바람 사나운 날, 덮쳐 오듯이,
그모양으로 오시랴십니가.

당신 께서 오신다니
당신은 어찌나 오시랴십니가.

창밖에는 참새떼 눈초리 무거웁고
창안에는 시름겨워 턱을 고일때,
은고리 같은 새벽달
부끄럼성 스런 낯가림을 벗듯이,
그모양으로 오시랴십니가.

외오운 졸음, 풍랑에 어리울때
앞 포구에는 궂은비 자욱히 들리고
행선배 북이 웁니다, 북이 웁니다

 

 

 

 

 

 

 

바다1

 

..... 소리치며 달려가니,
..... 연달아서 몰아 온다.

간밤에 잠 살포시
머언 뇌성이 울더니,

오늘 아침 바다는
포도빛으로 부풀어졌다.

철썩, 처얼썩, 철썩, 처얼썩, 철썩
제비 날아들 듯 물결 사이사이로 춤을 추어

 

 

 

 

 

 

유리창1

 

琉璃(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린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양 언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 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 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 너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海峽

 

砲彈으로 뚫은듯 동그란 船窓으로
눈섶까지 부풀어 오른 水平이 엿보고,

하늘이 함폭 나려 앉어
큰악한 암닭처럼 품고 있다.

( )魚族行列하는 位置
홋하게 차지한 나의 자리여 !

망토 깃에 솟은 귀는 소라속 같이
소란한 無人島角笛을 불고----

海峽午前二時孤獨은 오롯한 圓光을 쓰다.
설어울리 없는 눈물을 少女처럼 짓쟈.

나의 靑春은 나의 祖國 !
다음날 港口의 개인 날세여 !

航海는 정히 戀愛처럼 ()()하고
이제 어드메쯤 한밤의 태양이 피여오

 

 

 

 

 

 

그의 반


내 무엇이라 이름하리 그를?
나의 령혼안의 고흔 불,
공손한 이마에 비추는 달,
나의 눈보다 갑진이,
바다에서 솟아 올라 나래 떠는 金星,
쪽빛 하늘에 힌꽃을 달은 高山植物,
나의 가지에 머물지 않고
나의 나라에서도 멀다.
홀로 어여삐 스사로 한가러워항상 머언이,
나는 사랑을 모르노라 오로지 수그릴뿐.
때없이 가슴에 두손이 염으여지며
구비 구비 돌아나간 시름의 黃昏길우
바다 이편에 남긴
그의 반 임을 고히 진히고 것노라

 

 

 

 

 

 

 

朝餐

정 지 용


살 피여
이윽한 후,

머흘 머흘
골을 옮기는 구름.

桔梗 꽃봉오리
흔들려 싯기우고.

차돌부터
촉 촉 竹筍 돋듯.

물 소리에
이가 시리다.

앉음새 갈히여

 

 

 

 

 

 

1

 
누어서 보는 별하나는
진정 멀 - 고나.

아스름 다치랴는 눈초리와
금실로 잇은 듯 가깝기도 하고

잠 살포시 깨인 한밤엔

창유리 붙어서 엿보노나.

불현듯, 소사나듯,
불리울 듯, 맞어드릴 듯,

문득, 령혼 안에 외로운 불이
바람처럼 일는 悔浪에 피여오른다.

힌 자리옷 채로 일어나
가슴 우에 손을 넘이다

 

 

 

 

 

 

홍시

 

어적게도 홍시 하나
오늘에도 홍시 하나.

까마귀야. 까마귀야.
우리 남게 웨 앉었나.

우리 옵바 오시걸랑.
맛뵐라구 남겨 뒀다.

후락 딱 딱
훠이 훠이

 

    

 

 

    

 

 

歸路

 정 지 용


鋪道로 나리는 밤안개에
어깨가 저윽이 무거웁다.

이마에 하는 쌍그란 季節의 입술
거리에 불이 함폭 ! 눈물 겹구나.

제비도 가고 薔薇도 숨고
마음은 안으로 喪章을 차다.

걸음은 절로 드딜데 드디는 三十分別
口永嘆도 아닌 不吉한 그림자가 길게 누이다.

 

밤이면 으레 홀로 돌아오는
붉은 술도 부르지않는 寂寞習慣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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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로 나리는 밤안개에
어깨가 저윽이 무거웁다.

이마에 촉하는 쌍그란 계절의 입술
거리에 등불이 함폭! 눈물 겹구나.

제비도 가고 장미도 숨고
마음은 안으로 상장을 차다.

걸음은 절로 드딜데 드디는 삼십적 분별
영탄도 아닌 불길한 그림자가 길게 누이다.

밤이면 으레 홀로 돌아오는
붉은 술도 부르지 않는 적막한 습관이여!

 

 

 

 

 

 

갈메기

 

돌아다 보아야 언덕 하나 없다,

솔나무 하나 떠 있는 풀잎 하나 없다.
해는 하늘 한복판에 자금 도가니처럼 끓고,

똥그란 바다는 이제 괭이처럼 돌아간다.
갈매기야, 갈매기야, 늬는 고양이 소리를 하는 구나.
고양이가 이런 데 살리가 있나, 니는 어데서 났니?
목이야 히기도 히다, 나래도 히다.

발톱이 깨끗하다, 뛰는 고기를 문다.


힌 물결이 치여들 때 푸른 물구비가 나려앉을 때,
갈매기야, 갈매기야 아는 듯 모르는듯 늬는 생겨났지,
내사 검은 밤비가 섬돌 우에 울 때

호롱불 앞에 낫다더라.
내사 어머니도 있다, 아버지도 있다,

그이들은 머리가 히시다.
나는 허리가 가는 청년이라, 내 홀로 사모한 이도 있다,

대추나무 꽃피는 동네다 두고 왔단다.
갈매기야, 갈매기야, 늬는 목으로 물결을 감는다,

발톱으로 민다.
물속을 든다. 솟는다. 떠돈다. 모로 날은다.
늬는 쌀을 아니 먹어도 사나?

내 손이사 짓푸러젔다.
水平線 우에 구름이 이상하다,

돛폭에 바람이 이상하다.
팔뚝을 끼고 눈을 감었다. 바다의 외로움이

검은 넥타이처럼 맍어진다

 

 

 

 

 

산 넘어 저쪽에는

 


누가 사나 !

뻐꾹이 영 우에서
한나절 울음운다.

산 넘어 저쪽에는
누가 사나 ?

철나무 치는 소리만
서로 맞어찌 르 렁 !

산 넘어 저쪽에는
누가 사나 ?

늘 오던 바늘장수도
이 봄 들며 아니 뵈네

 

 

 

 


눈 머금은 구름 새로
힌 달이 흐르고,

처마에 서린 탱자나무가 흐르고,

외로운 축불이, 물새의

보금자리가 흐르고.....

표볌 껍질에 호젓하이 쌓이여
나는 이밤, 적막한

홍수를 누어 건늬다.

 

 

 

말3

 

 

까치가 앞서 날고,
말이 따러가고,
바람 소올소올, 물소리 쫄쫄쫄,
八月 하늘이 동그라하다ㅡ

앞에는 퍼어한 별,
아아, 四方이 우리나라라구나.
아아, 우통 벗기 좋다, 회파람 불기 좋다,

채칙이 돈다, 돈다, 돈다, 돈다.
말아.
누가 났나? 늬를. 늬는 몰라.
말아,
누가 났나? 나를.내도 몰라.
늬는 시골 틈에서
사람스런 숨소리를 숨기며 살고
내사 대처 한복판에서
말스런 숨소리를 숨기고 다 잘았다.
시골로나 대처로나 가나 오나
량친 못보아 서럽더라.
말아,
멩아리 소리 쩌러렁 ! 하게 울어라,
슬픈 놋방울소리 마춰 내 한마디 할라니.
해는 하늘 한복판, 금빛 해바라기가 돌아가고,
파랑콩 꽃다리 하늘대는 두둑 위로
머언 힌 바다가 치여드네.
말아,가자, 가자니, 古代와 같은

나그내ㅅ길 떠나가자.
말은 간다.
까치가 따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