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모음

기다림에대한시모음(봄날은간다)

이모르 2020. 12. 12. 16:45

 

 

 

 

 

 

 

 

 

 

 

평보

 

 

배꽃 잎이 다지고

이젠 그리움이 소멸 된 줄 알았지요.

 

 

그러나 그건 무리였습니다.

아까시아의 香薰이 이토록 까지 뚫고

心臟까지 떨게 만들 줄 그도 나도 몰랐습니다.

 

 

기다림은

과 같아서

 

그리움은

과 같아서

 

느낌으로 만 오는 것인줄

??

전에는 깨닫지 못했을까요..

 

 

 

 

기다림

 

 

“네가 시간을 정해 놓고 오는 게 더 좋을 텐데…….”

“가령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 질 거야.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만큼

더 행복해 질 거야.”

“네가 아무 때나 온다면, 난 몇 시부터

마음치장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을 거란 말이야…….

의식이 필요한 거야.”

-<어린왕자>中

“잠깐 가는 길에 들를게!”
“이따가 연락 줄게.” 처럼
자연스럽게 흘리는 말들이
받아들일 이와 말하는 이 간 관계, 상황에 따라

때로는 큰 무게를 갖게 된다.
  
가만히 넋 놓고 있지야 않겠지.
할 일들을 언제나 쌓여있으니까.
해야 할 어떤 작업들을 조금씩 건드려 보겠지만

신경은 다른데 가있어서 집중을 하지 못한다.
마음이 치장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난 그 사치스러운 시간이 너무 길어지진 않게

시간을 미리 일러주길 바란다.
너무 자주 갑작스러워도 예의가 아니다.

아주 잠깐,
얼굴을 볼 거 래두
내 방에 물건 하나 두고 간대도
먼저 알려줬으면 한다고
가까운 사람들에겐 종종 말한다.

소중한 사람일수록 만나기 전
마음의 치장이 필요하다.

잠깐이더라도 소중한 만남을 망치지 않도록
미리 일러, 준비할 틈을 주는 것.
그런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하루를 다른 날과 다르게 만들고,

어느 한 시간을 다른 시간들과 다르게 만드는 것”

그런 게 기다림이라는 여우의 말을 되짚어보면
기다림은 정적인 행위 같지만 꽤나 적극적이고

동적인 감정을 감추고 있다.
앞선 글 황지우의 시에서 생략한 착어에 ‘

기다림은 삶을 녹슬게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수많은 기다림 중 기대와 희망보다

걱정과 초조함이 묵직하게 눌러 앉은

기다림인 거라고 생각하고 싶다.
나와 상대방의 만남이 정해진 순간부터 

 

‘기다림’, ‘마음을 치장하는 순간들’은

설렘이 자리 잡길 바란다.
숨 가쁜 일상 업무의 휴식이 되고,
인생의 여정에서 삐걱대기 시작한

걸음에 기름칠을 하는
그런 시간이 되길 바란다.

기실 기다림이 성립되기 위해선

서로에 대한 믿음뿐만 아니라
때론 상대의 설렘을 유지시켜줄 

스스로의 적절한 변화, 매력도 필요한 듯하다.
절대 쉬운 게 아니다.

세상에 쉬운 건 없다.
모든 것엔 노력과 재능이 필요한 것 같다.

 일상한숨님 글중

 

 

 

 

 

 

<기다림에 관한 시 모음>

조병화의 ´지루함´
 
 
지루함

기다림이 없는 인생은 지루할 거다
그 기다림이 너무나 먼 인생은
또한 지루할 거다
그 기다림이 오지 않는 인생은
더욱 더 지루할 거다

지루함을 이겨내는 인생을 살려면
항상 생생히 살아 있어야 한다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새로운 그 무엇을 스스로 찾고 있어야 한다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산다는 걸 잠시도 잊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모습을
항상 보고 있어야 한다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를.


(조병화·시인, 1921-2003)

 

 

 


 
 
  기다려야지

꽃씨 안이 궁금해
쪼개 보기엔
너무 작고 딱딱해

꽃씨 안이 궁금해
귀에 대고 들어보지만
숨소리도 없어

꽃씨 안이 궁금해
코에 대고 맡아보지만
냄새도 없어

궁금해도 기다려야지
꽃씨만 아니야
기다려야 할 건 참고 기다려야지 


 (유경환·아동문학가, 1936-2007)

 

 


 
 기다림

내 그대가 그리워 제주도

만장굴로 걸어들어가
밤마다 그리움의 똥을 누고

용암기둥으로 높이 자라
만장굴 돌거북이 다시 바다로

유유히 헤엄쳐나갈 때까지
그대를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정호승·시인, 1950-)

 

 

 


 
 기다림

용설란 필 때까지
아가그베 꽃 필 때까지
우담바라 꽃 필 때까지
아니
아니
뼈가 녹을 때까지
기다리며
그대만을 향한 날갯짓


 (반기룡·시인)

 

 

 

 


 
기다림

다소곳이
닻을 내리고

미리내 사이를
끝없이

한숨으로
선을 이어

곰곰
너만을 헤아려


 (임영준·시인, 부산 출생)
* 미리내: 은하수의 방언.

 

 

 


 
 
 

그를 만나고부터
날마다 흙을 날랐다
조바심과 기다림
설렘과 그리움을 날랐다
사랑이라
무거운 줄도 모르고
고된 줄도 모르고

흙이 모여 산이 되었다
그가 나의 산이 되었다
내가 만든 산,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푸른 산이 되었다
그런데

메아리가 없다
아무리 소리쳐도 돌아오는 소리가 없다

세월이
무너졌다 


 (최석우·시인)

 

 

 


 
 
  기다림

과녁은
피를 토할 때까지
예리한 화살을 기다린다.

까치는
동쪽 하늘이 뚫어져야
기별이라도 전해온다.

자정 넘어
얼음 계곡에 서성이는 것은
가슴이 불타고 있음이다.

남몰래
황홀하고 슬퍼하는 것은
그믐달 때문이다.


  (이수천·시인, 1947-)

 

 

 


 
 
  기다림

길가 담벼락 아래
한 녀석이 떨고 있네

12월 낡은 햇살
바람도 시린데

지난여름 그 홍조紅潮
누구에게 다 뜯기고

버려진 수밀도水蜜桃
한 알의 단단한 씨


 (임보·시인, 1940-) 

 

 

 


 
 
  기다림의 습성

기다림이 만남을 목적으로 한 풍경이 아니라 해도
도라지 꽃 소곤대는 언덕을 지나
밀어로 속삭이는 산길을 거니는 동안에도
그대라는 이름은
시도 때도 없이
마주치는 풍경마다 흔들어댑니다
지난 시간
그대와 내가 무심코 꺾어 버린 나무는
더 이상 숲이 되지 못하고
미처 돌보지 못한 현실이 되었지만
그리움의 골짜기마다 불 밝히는
기다림의 습성은
허리 한번 낮추는 법 없습니다
가고 오지 못한 이여,
기다림이 만남을 목적으로 한 풍경이 아니라 해도
사랑보다 먼저 기다림의 습성을 배운 이력으로
오늘 하루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이희숙·시인)

 

 

 


 
 
 봄을 기다림

산에 가서 종일 산처럼 서 있다가
개울물 소리 따라 산밑 정류장까지 내려옵니다.
길가 산벚나무 일제히 돌아서서
김 모락모락 피우며 오줌을 눕니다. 저기
모퉁이 삐죽 고개 내밀고 올라오는 마을버스가
마치 애벌레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애벌레들이
우리 마을에도 속속 도착하리라고 생각하면서
햇살 아래 동그랗게 허리를 구부린 저
늙은 바람의 꽁무니에 줄을 섭니다.
병들어 기다리는 동안에도 냉천 둑길은
너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앞지른다 생각하면서
주머니 속 짤랑짤랑 부딪히는 동전 한 줌 꺼냅니다.
마을버스가 부르릉, 오줌진저리를 칩니다


  (이성목·시인, 1962-)

 

 

 


 
 
 기다림

밤나무에
까치 우는 아침
살짝 웃으시는 짧은 여운

해는 중천
허전한 삽짝문에 박혀버린
아직은 설레이는 가슴

그냥 지나치는 우체부
십 수 년 몇 천 날
속아도 속아도
단념 못하는 아쉬움

해거름 빈 노을에
아련한 슬픔
밝은 얼굴 또 한 자락
가슴에 접고

맥없이 불러보는
자식놈아!


(노여심·시인, 전북 장수 출생)

 

 

 


 
 
 기다림의 시

한바탕 겨울은
봄이 온다는 희망으로
연명을 하네

도대체 찌는 듯한 여름은
가을이 온다는 변명으로
연명을 하네

알고 보니
우리네 세월
온통 희망과 실망이 뒤범벅되어
그 혼돈으로 연명을 하네

그러나,
이 세상 배고픈 이여
누가 너에게 말을 해다오

인고의 계절은 헛되지 않으리라는
뒤설켜진 거미줄의 고독 속에는
빛나는 면류관이 기다린다는


 (홍수희·시인)

 

 

 


 
 
  엄마의 기다림

얼마나 시간이 더 흘러야
이런 기다림이
끝이 날까
딸이 내 곁을 떠난다 해도
끝은 아니겠지
밤이 하얗게 새도록
기다리며
견디는 이 아픔을
잠 못 이루는 고통을
알고나 있을까

아니야!
지금은 모를 거야
이상하다고만 하겠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겠지
주무시면 될 일을
이렇게 생각하겠지

노파심일까
그래도
기다려진다
서른, 아이가 아닌데도
늦는 날은
바람결에 뒹구는 낙엽소리
위층에서 내리는
물소리에도
귀를 쫑긋 세우고
홀로

밤을 샌다

어서!
신실한 짝꿍 만나
알콩달콩 살아가는 딸 모습
보고 싶다
자식 낳고 키우는
그날이 오면
엄마 마음 알겠지.


(김귀녀·시인)

 

 


 
 
  기다림

매일 만나는 사이보다
가끔씩 만나는 사람이 좋다
기다린다는 것이
때로 가슴을 무너트리는 절망이지만
돌아올 사람이라면
잠깐씩 사라지는 일도 아름다우리라
너무 자주 만남으로
생겨난 상처들이
시간의 불 속에 사라질 때까지
헤어져 보는 것도
다시 탄생될 그리움을 위한 것
아직 채 벌어지지 않은
석류알처럼 풋풋한 사랑이
기다림 속에서 커가고
보고 싶을 때 못 보는
슴벅슴벅한 가슴일지라도
다시 돌아올 사랑이 있음으로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이리라


 (성백원·시인)

 

 

 


 


  인동꽃 긴 기다림

가녀리고
연약한 저를 보시면
제가
그 모질게 추운 겨울 찬바람과
눈보라를 이기고
마침내 찬란한 태양아래
자태를 드러내리라고는
믿지 않으셨죠?

참고 또 참는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세상을 살면서
백 번이고 참는 자만이
행복한 삶을 누린다는 건
저를 보시면 잘 아실 거예요.

자유를 억압하는
핍박 속에서도
저처럼 참고
그 고난과 싸워 이기신다면
언젠가는
밝은 내일이
온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으리라는
그 아름다운 희망 하나
언제나 가슴에 간직하세요.
비록 오늘 고통이 있을지라도...


  (유응교·시인)

 

 

 


 
 기다림에 지친 그대에게

당신의 얼굴이
달맞이 꽃잎이 되도록
너무 기다리지 마세요

당신의 얼굴이
동백 꽃잎이 되도록
너무 사랑하지 마세요

당신의 얼굴이
찔레 꽃잎이 되도록
너무 안달하지 마세요

기다림이란 푹푹 꺼져가는 것
사랑한다는 것은 꽃잎처럼
다치기 쉬운 것
안달한다는 것은
이별을 재촉하는 것

먼저 사랑한다는 일엔
개척자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더 많이 기다려야 한다는 일엔
어머니의 인내가 필요합니다
혼자서 안달한다는 일엔
숨을 돌이키는 지혜가
필요가 필요합니다

기다림에 지친 그대여
사랑이 오기 전에
당신이 먼저 저 세상으로
가면 어떡합니까

오늘밤엔 별을 보듯
한 발짝 물러서서
그를 보세요.


(유한나·시인, 독일 거주)

 


 초충도 심사정 심사임당 김홍도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민화

 

 

-기다림에 관한 명언-

1.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은
바라는 것을 가질 수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

2. 슬픔은 뒤를 돌아보고 근심은 주위를 둘러본다.
하지만 믿음은 위를 바라본다 (랄프 왈도 에머슨)

3. 프리아팬에 붙은 음식 찌꺼기를 떼어내기
위해서는 물을 붓고 그냥 기다리면 됩니다.
아픈 상처 역시 억지로 떼어내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냥 마음의 프라이팬에 시간이라는
물을 붓고 기다리십시오 (혜민스님)

4. 나는 기다림 이전에 있고,
너는 기다림 너머에 있다.
기다림을 넘지 않으면
너에게 갈 수 없다
(이광호,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 中)

5. 어떻게 기다려야 하는지 아는 자에게
적절한 시기에 모든 것이 주어진다
(노먼 빈센트 필)

6. 인간의 지혜는 단 두 단어
'기다림'과 '희망'으로 집약된다
(알렉산드르 뒤마)

7. 사람들은 내게 야구가 없는
겨울에 뭘 하냐고 묻는다.
내가 뭘 하는지 얘기해 주겠다.
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봄을 기다린다
(로저스 혼스비, 미국의 전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내야수 및 코치·감독 )

8. 인내란 단순히 기다리는 능력이 아니다.
기다리는 동안 어떻게 처신하느냐가
중요하다 (조이스 마이어)

9. 기다리는 동안 일을 잘 처리하는
자에게 모든 것이 온다 (토머스 에디슨)

10. 우리는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
그러나 바로 문 옆에서 기다리고
있음을 알아라 (제레마이어 버로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