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主空山
11월11일
낮 동안 초겨울 비가 쏟아졌다 설악산엔 눈이 17cm 나 왔다하니
겨울 속에 온 것 같다.
보름이 나흘정도 지났지만 비온 뒤라 맞은편 수락 산 과 달 구름이
화투장의 그것(8광)과 너무 흡사 하다 함은 無主空山 그대로 쓸쓸한 정취가
달만 밝다.
H는 몇 년 전 술과 담배를 너무 사랑하다 가 쓸어졌던 이야기를 하였다.
데비무어 주연의 사랑과 영원에서처럼 실지상황으로 자신을 놓고 당황하고
혼란스러워 하는아내를 비롯한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려오는데
자신은 그들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는 것으로서 생 과 사의 위태로웠던
경험담을 이야기하였다.
아모르: 그때 그 긴박한 상황에서 어찌 가족들의 이야기가 들렸는가?
H: 그들은 내가 사경을 헤매고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나는 그들에게 내가
살아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아모르 :(혼자 생각으로) 만약 내가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말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만 달라고 신께 빌었을 꺼야.그 동안 많은 잘못으로 고생만 시켰으니.
아직 오만으로 그런 생각을 할지 몰라도 그 상황에서 아내가 나를 위하여 울부짖으며 최선을 다하는 것을 지켜본다면 들리는 소리로 靈魂이라도 얼마나 울게 될까?
사랑하는 것에 대한 실제 존재하는 시간에 최선을 다하며 살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無主空山 그 쓸쓸한 초겨울 인가도
인기척도 없는 수락 산 스카이라인 위로 8광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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