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모음

라일락에대한 시모음(라일락이질때)

이모르 2020. 12. 12. 17:34

 

 라일락이 만개 할 때 북익스카이웨이 트레킹코스를 걷기 합니다정해진 데크길 보다 아파트단지 왼편으로 들어서면 정원처럼 꾸며지고 정자가 있는 숲지엔 각종 새들의 낙원입니다 비탈길을 올라 숲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라일락향기는 환상적입니다 그향은 너무달콤해서 꽃말이 친구의사랑 이라거나우정이라기보다는 달콤한 사랑이라 한다면 더좋을것 같습니다. 라일락의 원산지는 동유럽이고 조선조에 우리에게 와서 순수우리말로는 수수꽃다리 라 부른다 합니다  서양에선 리라꽃이라고도 하는데 유명한노래베사메무쵸에도 소개됩니다토종 수수꽃다리는 대개연한 보라색인데 라일락은 휜색이 많고 1947년 미국으로 팔려간 수수꽃다리는 미스킴이라 개량되어 인기있게 팔리고 있다니 우리가 모르는사이 우리것으로 다른사람들이 돈을 벌고 있다합니다 지금같은면 지적소유권이 우리에게 돌아왔을것입니다 종묘 개량이다 하여 어림없었을 노릇이나 우리가정신없이 피곤해할 때 그들은 실속을 채운게 한두가지가아닐것입니다  흰색의 라일락은 꽃말이 젊은 날의 추억, 아름다운 맹세 라는데 흰색 라일락에는 영국에서 전해져 오는 이야기가 있다. 합니다 컴에서 찾아 올려봅니다 어느 마을의 한 아가씨가 완전히 믿고 있던 젊은 남자에게 순결을 짓밟히게 되고 아가씨는 마음에 상처를 입은 나머지 자살했습니다. 슬픔에 빠진 아가씨의 친구가 아가씨의 무덤에 산더미처럼 라일락을 바쳤습니다. 그 때 꽃 빛깔은 보랏빛이었는데 이튿날 아침 꽃잎이 모두 순백색으로 변해있었습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라일락은 지금도 하트포드셔라는 마을에 있는교회 묘지에 계속 피고 있다고 한다.합니다 프랑스에서 하얀 라일락은 청춘의 상징으로 나타내며 젊은 아가씨외에는 몸에 지니지 않는게 좋다고 믿고 있다는데 황홀하게도 향기는 취하도록 마셔도 넘처난다 합니다안박사 부부와 향에 취하여 비틀거릴때 어디서 울어대는지 쯔쯔쯔 쪼로로 하는 산새의 노래는 여인들의 마음을 낭만으로 가득하게 만들어서 웃음꽃 행복길을 가는데 콧노래가 절로 나왔습니다

 

 

 

  <라일락 시 모음> 김시종의 ´라일락´

라일락

라일락, 나는
너의 향기를 먼저 알았다.
네 이름보다

사 반세기 전, 젊은 날
문경중 교정에서
너의 향기에 끌려,
가까이 가서 너를 처음 만났다.
숨겨진 여학생 이름표 같은
네 가슴의 명찰을 확인했다.

아늑한 봄 나절,
조그만 미물인 벌들도
향기론 네 꽃 그늘 아래서,
삶의 송가(頌歌)를 복에 겨워 부른다.
나도 좋이 네 향기에 취해, 진복(眞福)을 누린다.
라일락!
나의 !

(김시종·시인, 1942-)

 

라일락꽃

꽃은 진종일 비에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빗방울 무게도 가누기 힘들어
출렁 허리가 휘는
꽃의 오후
꽃은 하루종일 비에 젖어도
빛깔은 지워지지 않는다
빗물에 연보라 여린 빛이
창백하게 흘러내릴 듯
순한 얼굴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꽃은 젖어도 빛깔은 지워지지 않는다

(도종환·시인, 1955-)

 

라일락

돋을볕에 기대어 뾰족뾰족 연둣빛 잎들을 토해내는
너의 자태가 수줍어 보인다.

무수히 돋는 잎새마다 킁, , 코를 대 보다가
천 개의 눈과 손을 가졌다는
천수관음보살을 떠올렸다.

하지만 세상의 어떤 지극한 보살이 있어
천 개의 눈과 손마다
향낭(香囊)
움켜쥐고 나와
천지를 그윽하게 물들이는
너의 공양을 따를 수 있으랴.

(고진하·목사 시인, 1953-)

라일락

봄이 두터운 외투 속에 움츠리고만 있던 그 오월
줄 수 있었던 아름다움은 오직 그것뿐이었을 때의,
눈감고 업은 내 아이와 오래도록 서있던
친정으로 가는 샛길 라일락 나무
구겨진 마음 풀어내 햇살 풀먹여 푸우우 품어내던 향분
옥양목 같은 생()의 강가 사금처럼 반짝이는
(강은령·시인, 1930-1993) 

라일락꽃 그늘을 지나며

 스칠 때마다
오래 전 잊었다고 생각한
내밀한 열정
제자리에 서있어도
멀리 가는 향기

라일락,
이미 누군가의 연인 같은
너의 이름 속을 들어가면
전설보다 아름다울까

라일락하고 부르면
라일랄라 음표가 튀어나오고
라일락하고 부르면
하얀 꽃관을 쓴 그녀가
꽃가루를 뿌리며 나타날 거야

이윽고 다시 널 부르면
거짓말처럼 다시
바람이 불어와
숨막힌 사랑을 던지고 가리라
 (도혜숙시, 1969-)

 

 

 

라일락 향기

달빛은
온 밤 길에
라일락 향을 뿌려 놓았다

골목 옆 집집마다
불꺼진 창 틈에도
향기를 밀어 넣는다

라일락 향은
내 머리카락에 배어
골목 어귀까지 따라 오다
달의 손에 끌려갔다

나는
사월의 밤아, 밤아, 하고
눈부신 라일락나무 아래서
그리움을 부른다

(장미숙·시인)
  



늙은 라일락을 위하여

내가 그녀를 알게 된 것은 한 스물 두어 해 전이다
나도 그녀도 파랗던 시절이었다
꽃사과나무 곁에 늘 수줍은 듯 서 있어 온 그녀
이제는 등도 굽고 다리도 휘어져 어느 땐 내가
나의 등으로 그녀의 등을
가만히 받쳐보기도 하는데
그녀가 엽서 같은 푸른 잎들을 매달고 보란 듯이
꽃향기 뿜어낼 때면
그녀의 봄밤은
여전히 황홀하기만 하여
그 밑에서 취하고 또 취하고
그러면
그녀는 달보다 더 환한 얼굴로 걸어와
내 목덜미를 쓸어 내리는 것이다
숨이 하얘지도록
하얘지도록

(김정희·시인)
  



라일락 꽃

사랑의 시련을 가슴에 안고
애절한 눈빛으로
연한 바람에도 하늘거리며
눈물을 펑펑 쏟는 여인아.

아무에게도 말 할 수 없는 고통이
머리끝까지 차올라도
위로해 줄 사람이 없어
처연한 몸짓이 더욱 가엽구나.

시퍼렇게 멍든 가슴이
숨 쉴 때마다 呻吟이 되어
보랏빛 아픔을 토하며
옷깃을 물들이고 있구나.

툭 치면 스러질 것만 같아
붙들어 주고 싶게 하는
애처로운 네 모양에
어느새 내 마음은 무너지고 있다.

(박인걸·목사 시인)
 



라일락 그물

우리 함께 무심히
봄볕을 따라 걷다가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라일락꽃 그물에 덜컥
걸려들고 말았지

다 제쳐놓고 지체하면서
입에 물기도 하고
행복에 겨워
파묻히기도 하다가
정원 가득 라일락을 심어
늘 취해보자 약속도 했었지

헤아릴 수 없고
헤아리기도 버거운
젊은 날의 소망이라기엔
너무도 진한 향기 다발이었지

허나 나는 아직
그 그물 속에서 미처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너는 그 향기를 뿌리치고
너울너울 속절없이
날아가 버리고 말았지

세상 곳곳을 물들이고
발길을 잡아끄는 라일락에
왜 우린 그냥 순일하게
한평생 어우러질 수 없었을까
(임영준·시인, 부산 출생)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