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신윤복의풍속도

이모르 2020. 12. 23. 15:00


작가 : 신윤복(申潤福)
아호 : 혜원(蕙園)
제목 : 월야밀회(月夜密會)
언제 : 18세기 중엽 ~ 19세기 초
재료 : 화첩 종이에 채색
규격 : 28.2 x 35.3cm
소장 : 간송미술관

해설 : 장안의 인적이 끊어지고 보름달만 휘영청 밝게 비치는

야밤중에. 골목길 후미진 담그늘 아래에서.

남녀가 어우러져 깊은 정을 나누고 있다. 남자의 차림새가

전립(氈笠)을 쓰고, 전복(戰服)에 남전대(藍纏帶)을 매었으며.

지휘봉 비슷한 방망이를 들었으니, 어느 영문(營門)의

장교일시 분명한데. 이렇듯 노상에서 체면없이

여인에게 허겁지겁하는 것은, 필시 잠깐밖에는

만나볼수 없는 사이인 때문일 것이다.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버린 옛 정인(情人)을

연연히 못 잊어, 줄이 닿을 만한 여인에게

구구히 사정하여 겨우 불러내는 데

성공한 모양이지만. 여기서 이렇게 다시

헤어져야만 하는 듯하다.

이쪽 담모퉁이를 도는 곳에 비켜서서, 동정어린

눈길로 이들을 지켜보는 여인은, 밀회를 성사시킨

장본인인 것 같다. 차림새가 여염의 여인은 아닌듯 하여,

장교를 만나고 있는 여자의 전력(前歷)도 대강 짐작이 간다.

조선시대의 화류계를 주름답던 사람들이,

대개 각영문의 군교(軍校)나 무예청(武藝廳)의 별감(別監)같은

하급 무관들로서, 이들이 기생의 기둥서방

노릇을 하고 있었던 것을

상기할 때. 군교 차림의 이런 애틋한 밀회는

그리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계변가화

 

 

 

혜원전신첩

 

탄금

연소답청

 

 

 

[ 월하정인(月下情人) (1805)]

 

 

어스름한 달빛 아래서 양반인 듯 잘 차려 입은

남자가 초롱불을 들고 길을 재촉하는 것 같다.

여자는 쓰개치마를 둘러쓰고 다소곳한 모습으로

조금은 주저하는 듯한 모습이다. 배경은

간략히 묘사되어 있지만 대신 이들의

표정과 행동에서 미루어 짐작되는 그네들의

감정은 온 화폭이 모자라는 듯 넘쳐흐르고 있다.

왼쪽 담에는 "달은 기울어 밤 깊은 삼경인데,

두 사람 마음은 두 사람이 안다

(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 라고 씌여 있다.

 

 

 

[ 쌍검대무(雙劍對舞) (1805)]

 

한 가운데서 긴 칼을 들고 춤을 추는 무녀를

중심으로 악단과 양반, 기녀들이 둘러 앉아 있다.

주변의 푸른 빛들과는 대조적으로 무녀의

치마는 붉은 색이다. 덕분에 시선이

무녀들에게로 집중되고 있다. 역동적으로

펄럭이는 치맛자락을 보니 얼마나

현란하게 춤을 추는 지 알 것 같다.

 

 

 

 

 

 

 

 

[ 청금상련(聽琴賞蓮) (1805) ]

 

연못가에서 세 남자가 기생을 데리고 유희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조선시대 상류층의 선비들은

기생들과 즐기는 놀이도 양반들이 지녀야 할 풍류로

생각하였기에, 당당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들만의 리그(league)인 것이다.

기녀들의 옷맵시나 선비들의 옷매무새,

가야금, 우아한 정원의 나무들이 매우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춘화도

 

[ 주유청강(舟遊淸江) (1805)]

 

특별히 하는 일없이 유희나 즐기며 세월을

죽이고 있는 상류계급의 선비들을 한량이라고 한다.

그 한량들이 기녀들을 데리고 뱃놀이를 나왔다.

조선 시대에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일 것이다.

화면 위쪽에는 “피리 소리는 바람을 타서 아니

들리는 데 흰 갈매기가 물결 앞에 날아든다” 라고 적혀 있다.

 

기다림

유기답풍

 

[ 연당의 여인 (1805)]

 

평론가들에게 신윤복 회화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작품이다. 연꽃이 활짝 핀

연못 을 바라보며 여인의 모습을 시원하면서도

운치있게 그려내었다.

생황을 불려는 듯 한손에 들고, 다른 손에는 담뱃대를 든

채 툇마루에 앉아 있는 이 여인은 은퇴한

기생인 퇴기인 듯 하다. 순간의 모습을 잘

포착하여 깔끔하게 화면에 담아낸 혜원의 솜씨가 놀랍다.

 

야금모행

유곽쟁웅

[ 기방무사 (妓房無事) (1805) ]

 

방안에서 남녀가 무슨 일을 하고 있다가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에 당황한 듯 하다. 아마도

방 안의 여인은 기생의 몸종이고, 방안의

남자는 기생을 찾아왔다가

그녀의 몸종과 사랑을 나누던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갑자기 기생이 들어오니 사내는 이불로

자신의 벗은 몸을 가린 듯 하다. 혜원의

춘화 중에는 이와 같은 내용으로

이불을 덮지 않은 채 벌거벗은 사내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 있다.

 

 

 

[ 단오풍정(端午風情) (1805)]

 

신윤복의 작품 중에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단오날에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를 뛰며

놀던 조선 시대 여인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놀이의 이유는 악귀를 물리치고자 하는

액땜의 뜻이 있다고 한다. 멀리서 목욕하는

여인들을 훔쳐보고 있는 소년들은 절간의

젊은 스님들 같은 데 그 모습이 익살스럽다.

 

두여인

 

[ 무녀신무(巫女神舞) (1805)]

 

일반 집에서 굿을 하고 있는 풍경이다. 갓을 쓰고

부채를 들고 춤을 추는 무당 앞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빌고 있는 아낙들의 모습이 보인다.

혜원은 이렇게 흥미롭고 이색적인 생활의

풍경을 화폭에 담길 즐겼다. 그래서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이 기녀, 무녀들이다.

여기서도 기녀의 붉은 의상은 우리의

시선을 기녀에게 집중시키고 있다.

 

 

 

 

[ 주사거배(酒肆擧盃) (1805)]

 

주막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취객들과 주모의

모습을 그려내었다. 그러나 여느 주막과는

다르게 주변의 기와집과 마당 안의 매화도

보이는 것이 양반들을 상대하기에도 손색없는

꽤 반듯한 집 같아 보인다. 술자리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손님들도 선비와

양반들인 듯 하다. 매우 일상적인 조선시대의 한 생활상이다.

 

사시장춘[四時長春]

 

 

 

 

 

 

 

 

봄날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정인[情人]들의

바람을 그린사시장춘[四時長春]은 혜원[蕙園]의

춘화도[春畵圖]다.

이 그림은 신윤복[申潤福]의 춘화첩[春畵帖]

맨 첫장에 그려져 있다.

 

 

전래의 '각설이타령'에는 이런 한 구절이 있다.

 

'강태공의 낚시방아 처럼 사시장춘[四時長春]

걸어두고 떨구덩 떨구덩 찧어주오'

 

언제나늘 봄과 같이 잘 지내 보자는

비유적인 가사다.

 

 

그렇다면 사시장춘[四時長春]에 그려져 있는

 혜원[蕙園]의비유를 보자

 

매화와 함께 물이 흐르고 있는 긴 계곡옆에는

사시장춘[四時長春]이란 글자가 씌여있다.

 

변치않는 강태공의 낚시처럼 바람은

사철 어느 때나 봄[준비되어 있는?]과

같다는 뜻일게다.

 

 

 

마루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분홍신

옆의 삐딱한 검은 신발은 누가 먼저급했는지 알것 같다.

 

신발의 검은색으로 봐서는 혜원은 분명

흑심을 그리고 싶었을 것이다.

 

예의 춘화처럼 혜원답지 않게노골적이지 않다.

 

 

 

계집종이 들고가는 술상은 그들이 방에

든지가 오래지 않다는 이야기다.

 

계곡이 분홍신의 주인을 그린 것이라면

 

왼쪽뻣뻣한 검은 솔잎은오래지 않아급히

들어간 검은 신발의 주인임이 분명하다.

 

계집종이 들고가는 저 술상은 누구를

달래려 함인지 알것 같다.

 

 

 

매화도 한 철이라 하지 않았던가.

 

혜원은 말하지 않았지만

 

다음의 운우지정[雲雨之情]은 환하게

피어있는 매화가 대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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