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산행일지

걸주바위

이모르 2020. 12. 26. 21:53

 19시부터 오르다

 

가제왕국 앞 큰 바위엔 12명이 둘러앉았다. 그러고도 넉넉하다.

아주 조그마한 넓이로 물은 양 갈래로 흐르고 졸졸 떨어지는 물줄기 밑으로

아주 큰 가제가 인간의 호들갑에 놀라 양팔을 벌려 공격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나무사이로 달빛과 야경은 작렬하지만 소쩍새는 울음을 멈추었다.

이맘때 구봉사 근처에 개똥벌래의 운무가 좋았었지만 요즘은 그도 없다.

세상은 어찌하여 그들을 점점 외롭게 만드는가??

 

 

 

 

신비의 버들치 왕국은 한참 살이 오른 그들이 떼 지어 노닌다.

물이 없이 가물 때나  꽁꽁 얼어붙어버린 겨울을 이기고 그들은 역동한다.

 

그 속에서

이런 대화가 있었다.

“어디 던지 우리만의 지명을 붙여 왔는데 지금 이 바위를 

무어라 했습 좋겠습니까??”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서 튀김을 먹었습즉 걸주로 하면 어떠한가??”

 

“殷나라 주왕(紂王)은 하나라 걸왕과 더불어 걸주(桀紂)라 하여 전형적인 폭군의 대명사로 불리우고  그 시대에는 포락지형(火包烙之刑)이라는 형벌이 행해졌다

포락지형이란 구리 기둥에 기름을 바르고 그 아래 이글거리는 숯불을 피워 놓은 후 구리 기둥 위를 죄인들로 하여금 맨발로 걸어가게 하는 형벌이었다

그래서 포악한 놈을 "걸주 같은 놈" 이라 비유 하는 말도 생기고..“하였다 하니 우리가 오징어를 튀겨 먹었으니 그것을 상징해야 하지 않겠나”

“스스로 악으로 명하면 마땅치 않으니 가제바위로 하면 어떻겠소....

 

“악을 상기하며 선을 도모코져 한다면 지명이야 어떻겠나??

“걸주 바위로 합시다. 달기 같은 미녀가 현세에도 있으려나?? 

 

 

 

 

 

산을 내려오는 도중 드라마 바위에서 쉬어가기를 하는데

맞은편 수락산 정상에 달이 올라있고 야경이 빛을 발하다.

 

귀가 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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