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詩

동짓달 기나긴 밤을 황진이

이모르 2020. 12. 27. 19:16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춘풍 이불 안에 서리서리 넣었다가

오른 님 오신 날 밤이 어든 굽이 굽이 펴리라

 

 

 

 

 

 

 

 

 

1년중 밤이 가장긴 동짓달 기나긴밤의 그 긴 허리를

잘라 내어 봄바람 처럼 따스한 이불속에 잘서리어 넣어두었다가

정든님께서 오신날 밤에 그것을 굽이굽이 펴서 잛은 봄밤 을 길게

지내보리라

 

당대 명창 이사종 과의 정열을 불태우던 무렵의 작품이다

그야말로 상냥한 여인의 셈세한 마음씨가 여지없이 살아

숨쉬는 예술적 향기가 그윽한 주옥같은 노래다

 

황진이의 대표작이라 해도 무방하리라

"한허리를 배어 내어"를 "한허리 들어 내어" 로 한대도 있는데 운율이나

이해면에서도 그것이 더좋아서 그렇게 부르는 이도 많다.

 

 

김종오 편저 겨래의 담긴 옛시조 감상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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