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 스카이웨이 숲길에 걸었다.
파랑새 가 노래하고 숲길은 꽃님들이 반긴다.
바위가 하트처럼 생겼는데 에로스적 감각을
느끼게 돼서 풍자적 고시 가 생각났다.
각시네 오려논이 /조선중기 작가미상
각시네 오려논이 물도 많고 거다 하데
병작을 주려거든 연장 좋은 나를 주소
진실로 주기곧 줄 양이면 가래들고 써 디어 볼까 하노라
감상: 성관계의 표현은 예나 지금이나 직설적으로 하여서는
안된다. 다시 말해서 상스러운 이야기를 노골적으로 하는것은
점잖지 못한 짓이다
이 시조를 보라 참으로 멋진 은유다 그리고 철저한 은유다.
얼른 봐서는 머슴이 소작을 청하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각시네”의 한마디에 모든 것이 다들어났다.
그렇게 깨닫고 보니 문장 전체가 다 그이야기다
“오려논”도 그렇고 “물도 많고 거다”는 여성쪽이요
“연장 좋은” 것은 남성쪽이다.
소작이 아니고 병작인 데에 함께즐기는 뜻을 포함 시켰으며
“주기곧 줄 양이이면” 이라는 말에 가슴설레임이 노출되어 있다
또 “씨 디어볼까”라는 말은 자연스러우면서 털끝만큼도 책잡힐
틈을 주지 않고 할 말을 다하였다.
시원할것이다 저절로 나오는 웃음은 익살에서 오는 것뿐만이
아님을 알 것이다.
말뜻
오려논 :올벼 즉 일찍 익는 벼를 심은논 물도 많고 건 좋은
논이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으며 여기서는 옥문(玉門)의 은유
졍작(竝作):지주와 작인이 소출(所出)을 나누어 갖는 제도이니
공동 작업을 뜻한다. 소작이라고 하지 않은데서 의미가 있는것이다.
연장: 쟁기 연장의 연장 이지만 여기서는 남성의 상징을 뜻한다.
주기곧 줄양이면:주기만 할 것 같으면 매우 어려운 일임을
자인한 가슴 설레이는 동경(憧憬)을 읽을수 있다.
가래: 줄을 매어서 잡아당기게 된, 삽 비슷한 농기구.
씨디어볼까: 씨를 떨어뜨려(뿌려)볼까.여기서도 은연중 성행위에
관한 비유가 포함되어 있다.
김정오 편저 옛시조 감상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