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詩

늙기도 설운것이

이모르 2020. 12. 30. 12:11

 

 

 

 

늙기 설운 것이 백발만 여겼더니

귀먹고 이 빠지니 백발은 예사로다

그 밖의 반야가인도 쓴 외 본 듯 하여라

 

 

 

 

늙기 서러운 것이 백발만으로 알았더니 이제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백발쯤은 약과로다

귀먹고 이까지 빠져 버리고 보니 백발쯤은

문제도 되지 않는 일이다

여사는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있으나마나한 일이니

백발 같은 것을 가지고 서러워 할 때는 아직도

젊음이 남아 있을 때 란 뜻이다

 

세상사내들이 그 얼굴만 보고도 사족을 못쓰는 미인

그런 미인을 한밤중에 호젓이 만났는데도 정렬의 불꽃

커녕 쓴 외 본 듯이 외면하게 되니 이래도 인생이냐

이러고도 살았다고 할수 있겠는가?

 

점증법으로 늙음을 개탄하였다 중늙은이 때에는 백발만보고

도 호들갑을 떤다 그러나 좀더 두고 보아라 귀먹고 이 빠지면

백발쯤은 아직 청춘으로 보인다 좀더 나아가면 반야가인

젊어서는 그렇게 가슴 설레게 하던 그것마저 시들해지고

결국에 가서는 쓴외보듯 외면하게 되니 이제 인생은 다되었구나

하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먹고 늙어감을 이렇게 동물적 형이상학 으로만

볼것이 아니라 정신적 형이상학적으로 보는 인생도 있음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김종오 편저 옛시조 감상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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