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모음

정릉의봄진달래시모음(봄날은간다)

이모르 2020. 12. 31. 21:56

 

얼어붙은 땅을 녹여

꽃을 피우는 것은 신의

예술입니다

정릉을 산책하는데 만개한 진달래며

졸졸 흐르는 또랑물 파릇한 새싹

봄 맞이 꽃들

이 아름다움을 몇년이나

얼마나 더 볼수 있을까요??

 

졸졸흐르는 물소리

큰오색 딱따구리의나무 쪼는 소리

진달래 탐하는 벌들의 굉음

장끼의 특유의 울음소리

봄은 오고야 말았습니다

 

  

  

숲에서 꿔꿩 장끼와 까투리 한쌍이

푸르르 퍼득하며 낮게 비행합니다

 

정신을 차리고

옛날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신영승의 童詩 나뭇군과 지개

끝까지 불러보았고

몇편의 봄노래를 불러 보았습니다

 

 

"나뭇꾼과지게"

 

할아버지 지고가는 나무지게에

활짝핀 진달래가 꼿혔습니다

 

어디서 나왔는지 노랑나비가

지게를 따라서 날아갑니다

 

아지랑이 속으로 노랑나비가

너울너울 춤을 추며 따라 갑니다

 

노산 이은상의 詩

 

진달래가 피었구나 눈녹은 산에

분홍색 여기저기 반가이웃네

겨우내 눈속에서 기다리던봄

가자가자 진달래 봄맞이 가자

 

수줍어 수줍어 다못타는 연분홍이

부끄러 부끄러 바이틈에 숨어피다

그나마 님이 볼쎄라 고대지고 말더라

 

김소월의 진달래꽃

 

나보기가 엮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분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이화에 월백하고"이조년

 

봄을 노래한 극적표현은 아무래도

이조년의 "이화에 월백하고"라 생각합니다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 제

일지 춘심을 자규야 알라마는

다정도 병인 양 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배꽃이 하얏게 흐드러지게 피어있는데 거기에

휘엉청 달이 밝으니

하얀 배곷과 밝은 달이 서로서로 어울려 배꽃은

더욱희고 달빛은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더욱이 밤은 깊어 은하수가 기울은 삼경이라

온천지가 쥐죽은 듯

고요하여 신비의 세계를 이루고 있다

그 고요를 깨듯이 소쩍새가 구슬프게 울어대는구나

배꽃가지에 서려있는 봄날의 애틋한 애상을

소쩍새 네가 어찌 알겠는가마는 이렇듯 다정다감한

내마음도 병인듯하여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