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빼앗긴들에도봄은오는가(이상화)

이모르 2020. 12. 31. 22:39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쁜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매던

그 들이라도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쌈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띄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명이 지폈나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이상화 (李相和)

고희동 네번째 유화 '시인 이상화 초상' 첫 공개

 

 

 

왼쪽부터 이상화 중앙 형수 권기옥 형 이상정

권기옥은 한국최초여류비행사이며 독립운동가이고

이상정은 대한독립군 중장이었다

시인 이상화(李相和), 사학자 이상백 (李相佰),

수렵가이상호 (李相旿)의 형이다. 호적상에 등재된

부인은 2년 연상의 한문이(韓文伊, 1895년 ~ 1941년) 여사인데,

 

 

이상화의형수 권기옥 독립운동가

 

우리나라 여성비행사  1세대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일컬어지는독립운동가  겸 항공비행사였던 4년

연하의권기옥 (權基玉, 1901년 1월 11일 ~ 1988년 4월 19일)

여사와 1928년 중국 네이멍자치구 후허하오티 에서

다시 결혼하였다.

그는 서예와전각 에도 능하였고 1923년에는

시인으로 문단 등단하기도 하였다.

 

심사정, 매월만정(梅月滿庭:

매화와 달이 뜰에 가득하다

 

추사 국항군자

심사정의 오상고절

표암 강세황의 청죽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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