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와음악

춘향가중사랑가 이숙선

이모르 2021. 1. 3. 17:40

 

 

 

 

 

소년기 그때의 풍경은 잊을수가 없다

저녁연기 가 피어오르고 박물장수 아주머니가

머리에 코티분 담배 옷감 등 다양한 물건을 팔러 이동네 저동네 다니다가

 

해지면 가장 편한집으로 들어가 저녁을 해결하고 이야기 꽃을 피운다

우리집엔 부모님은 교육공무원 으로 서울서 계셨고

 

할머니와 우리들이 있었는데 박물장수 아주머니가 할머니에게

 춘향전 장화홍련전 옛가락에 맞춰 읽어드리면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시며

듣고 계셨다

 

 

 

 

 

 

 최은희의 성춘향 과 김지미의 춘향전

 

 

18세기 풍속도

 

 

<춘향전 - 사랑가 가사>

 

 

진양조



만첩청산 늙은 범이 살진 암캐를 물어다 놓고,

이는 다 덥쑥 빠져 먹든 못허고, 으르르르르르르렁 어헝 넘노난듯,

단산 봉황이 죽실을 물고 오동 속을 넘노난듯,

북해 흑룡이 여의주를 물고 채운간으 넘노난듯,

구곡 청학이 난초를 물고 세류간의 넘노난듯,

내 사랑 내 알뜰 내 간간이지야, 오호 둥둥 니가 내 사랑이지야.

목락무변수여천의 창해같이 깊은 사랑,

삼오신정 달 밝은듸 무산천봉 완월사랑,

생전 사랑이 이러허니 사후기약이 없을소냐!

너는 죽어 꽃이되되 벽도홍삼춘화 가 되고,

나도 죽어 범나비 되되,춘삼월 호시절에 니 꽃송이를

내가 덥쑥, 안고 너울너울 춤추거드면 니가 날인줄 알려므나.

화로허면 접불래라 나비 새 꽃 찾어간즉, 꽃되기는 내사싫소.

그러면 죽어서 될 것 있다. 너는 죽어 종로 인경이 되고,

나도 죽어 인경 마치가 되여, 밤이면 이십팔수, 낮이면 삼십삼천

그저 댕 치거드며는 니가 날인줄 알려므나.

인경되기도 내사싫소.그러면 죽어 될것 있다.

너는 죽어 글자가 되되,

따 '지', 따 '곤', 그늘 '음', 아내 '처', 계집 '녀',자 글자가 되고,

나도 죽어 글자가 되되,

하늘 '천', 하늘 '건', 날 '일', 볕 '양' 지아비 '부', 기특 '기',

사내 '남', 아들 '자',자 글자가 되여

계집 여변에가 똑같이 붙어서서 좋을 '호'자로만 놀아보자 .



아니리



얘, 춘향아. 우리 한번 업고 놀자.

아이고, 부끄러워서 어찌 업고 논단 말이요?

건넌방 어머니가 알면 어떻게 허실라고 그러시오?

너으 어머니는 소시 때 이보다 훨씬 더 했다고 허드라.

잔말 말고 업고 놀자."



중중머리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이이이 내 사랑이로다. 아매도 내 사랑아.

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둥글 둥글 수박 웃봉지 떼뜨리고, 강릉 백청을 따르르르 부어,

씰랑 발라 버리고, 붉은 점 웁벅 떠 반간 진수로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당동지지루지허니

외가지 당참외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니 무엇 먹으랴느냐? 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앵도를 주랴, 포도를 주랴, 귤병 사탕으 혜화당을 주랴?

아매도 내 사랑아.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니가 무엇을 먹을래?

시금털털 개살구, 작은 이도령 서는듸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어. 아매도 내 사랑아.

저리 가거라. 뒤태를 보자. 이만큼 오너라 앞태를 보자.

아장 아장 걸어라. 걷는태를 보자. 방긋 웃어라.

잇속을 보자. 아매도 내사랑아.



아니리


이 애 춘향아 나도 너를 업었으니, 너도 날 좀 업어다오,

도련님은 나를 개벼워서 업었지만,

나는 도련님을 무거워서 어찌 업고 논단 말이요?

내가 널더러 무겁게 업어 달라드냐?

내 양팔을 니 등 위에 얹고, 징검징검 걸어다니면

다 그 안에 좋은 수가 있느니라.

춘향이가 이제는 파급이 되어 도련님을 낭군자로 업고 노는듸.



중중머리



둥둥둥 내 낭군. 어허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을 업고 보니, 좋을 '호'자가 절로 나~

부용 작약의 모란화, 탐화봉접이 좋을 '호',

소상동정 칠백리 일생으 보아도 좋을 '호'로구나.

둥둥둥 어허 둥둥 어허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이 좋아라고, 이 애 춘향아, 말 들어라.

너와 나와 유정허니 정자 노래를 들어라.

담담장강수 유유원객정 하교불상송허니,

강수의 원함정 송군남포불승정 무인불기으송아정,

하염태수의 희유정 삼태육경으 백관조정.

주어 인정 복 없어 방정. 일정 실정을 논정허면,

니 마음 일편단정. 내 마음 원형이정.

양인심정 탁정타가, 만일 파정이 되거드면

복통절정 걱정되니, 진정으로 완정허잔 그 정자노래라

 

 

 

<춘향전 - 백발가 가사>

 

 

등장(等狀) 가자 등장 가자,

 

하느님 전에 등장 갈 양이면,

 

무슨 말을 하실는지.

 

'늙은이는 죽지 말고, 젊은 사람 늙지 말게'.

 

하느님 전에 등장 가세.

 

원수로다, 원수로다. 백발이 원수로다.

 

오는 백발 막으려고 우수에 도끼 들고,

 

좌수에 가시들고, 오는 백발 뚜드리며,

 

가는 홍안(紅顔) 걸어 당겨 청사(靑絲)로

 

결박하여 단단히 졸라매되,

 

가는 홍안 절로 가고

 

백발은 스스로 돌아와,

 

귀밑에 살 잡히고

 

검은 머리 백발되니,

 

조여청사모성설(朝如靑絲暮成雪)이라.

 

무정한 게 세월이라.

 

소년 행락(行樂) 깊은들 왕왕이 달라가니,

 

이 아니 광음인가.

 

천금준마(千金駿馬) 잡아타고

 

장안대도(長安大道) 달리고저.

 

만고강산 좋은 경개

 

다시 한 번 보고지고,

 

화조월석(花朝月夕) 사시가경(四時佳景),

 

눈 어둡고 귀가 먹어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어 하릴없는 일이로세.

 

슬프다. 우리 볏님, 어디로 가겠는고.

 

구추(九秋) 단풍잎 지듯이 서나서나 떨어지고,

 

새벽하늘 별 지듯이 삼오삼오(三五三五) 스러지니,

 

가는 길이 어드멘고. 어여로

 

가래질이야, 아마도 우리 인생 일장춘몽(一場春夢)인가 하노라

 

  -춘향전 중 백발가-

 

등장(等狀)-여러 사람이 연명(連名)하여 관아에 무엇을 호소하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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