六鴻會

김유정의실레길레서(봄의예지)

이모르 2021. 1. 24. 06:22

 

 

 

201651

 

친우부부 3쌍이 춘천 실레길을 걷기 위해 김유정역에

내렸다

419일 고향 친구들과 실레길을 가고자 하였으나

여의치 못하고 김유정 생가와 스카이워크길을 갔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았었다

우선 김유정 시화전이 열리는 실레마을에 들러 시화를

감상하고 생가로 가서 김유정의 채취를 음미하는데

연못위에핀 꽃을 보며 효숙님이 너무 좋아한다

붓꽃을 보고 행복해 하고 조각상을 보고 또 행복해한다

문학관을 나와 실레길을 걷기에 나서는네

실레길은 김유정이 항상 산책하며 작품 구상을 하였던

곳이다 김유정이 산책하던 자리엔 지자체에서

요소 요소에 작품을 구상하였던 아니면 작품속의 주인공이

행하였던 행동등을 테마로   설명을 해놓았다

금병산 아래 실레이야기길은 숲이 우거지고 꽃들이 만발하여

친우부부 들은 마냥 즐거워 하였다

 

 

 

 

만무방에 대한 표식이 있다

1935년 조선일보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만무방이라 함은 원래 염치없이 막돼먹은 사람이란 의미인데

암울한 일제시대 불쌍한 농노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애써 농사를 지어도 지주에게 빼앗껴

먹을게 없게 되자 자기 논의 벼를 도둑질하는 형태를 보여준다

만무방은 응칠과 응오 형제가 궁핍한 삶 가운데 상반된 길을

걸어가는 이야기이다

전과4범의 형 응칠은 절도에도 능한 노름꾼이며 사회적

윤리의 기준에 위배되는 만무방이다

동생 응오의 논에 벼가 도둑맞는데

형이 의심을 받게 되자 몇일을 잠복근무 잡고보니 동생 응오였다

열심히 일해 수확해 보았자 남는 것은 빛뿐 이라는 절망감에서 그리고

지주에게 빼앗겨 빛만 남게되므로 해서 벌어지는 헤프닝 이다

안내 표식판에는 일제의 악랄한 수탈로 피폐한 농민 들이

고생하였다 적혀 있었다 그러니까 김유정은 왜놈들이 만무당이라

표현 한것으로 생각되었다

 

전나무 터널을 지나고 떡갈나무숲을 지나고

또 문학작품의 안내표식이 있다

 

 

 

 

산골나그네 이다

 

덕돌어멈은 나이 열아홉의 떠돌이 나그네로 말미암아 술이 잘 팔리게

된 것을 만족하지만 그를 이용해 속셈을 차리려고는 하지 않는다

며느리로 들어왔으면 하지만 말을 못하고 있다

아들 덕돌은 나그네 들병 에게 구혼을 하는데 굶기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하여 당시의 궁핍한 서민들의 생활이 어떠했나를 설명해주고 있다

그러나 나그네 그녀는 위장결혼을 하지만 실지로는 병든 남편을

물레방앗간에 숨겨 간호하고 음식이며 옷을 차려 입히고 도망을

한다

 

 

숲길을 걸으며 "산골"이야기도 한다

 

톨스토이의 부활에서 처럼 부잣집 도련님은 순진한 처녀 하녀를 산속에서

꼬득여 사랑을 나눈다

두 손등으로 눈물을 씻고 고개는 아래로 들었으나 나물 뜰을 생각은 않고

이쁜이는 잣나무 밑에서 먼 하늘을 치켜대고 도련님 생각에 넋을 잃는다

이제와 생각하니 야속도 스럽나니 마님께서 매를 맞도록 한 것도 결국

도련님이 었고 별 욕을 다 당하게 한것도 결국 도련님이 아니었던가

매일 같이 산엘 올라다닌 지 단 나흘이 못되어 마님은 눈치를 채셨는지

혹은 짐작만 하셨는지 저녁때 기진하여 내려오는 이쁜이를 불러 앉히시고

너 요년 바른대로 말해야지 죽인다

 

 

 

김유정의 작품 중엔 조선의 짚시 들병이가 자주 등장한다

만무방.산골나그네 막걸리와 짠지가 전부인 잔술 팔고 몸도 파는

거지 들병이들을 통하여 말하고자 하였던 김유정의 의도는 무었일까?

 

김유정의 소설은 인간에 대한 훈훈한 사랑을 예술적으로 재미있게

다루며 해학과 위트 때로는 음담까지 서슴없이 서술하여 민속적

아름다운 말쏨씨로 우리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숲길을 가는데 새도 울고 꽃과 나비가 있고 그속에서 문학에 대한

토론이 있으니 얼마나 좋았으랴

효숙여사는 소녀때 김유정의 작품 감상문을 숙제로 받으면

잘쓰는 친구꺼 볘껴 쓰느라 요란하였다 하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우리는 단축코스로 하산한다 계곡에 다달 았는데 어느 몰지각한 인사들이

삼겹살을 구워 소주의 향연을 벌리고 있다 대학에 있었던 춘성은

112로 신고를 할까 한다 흐흐

 

하산길 마지막코스 그림 같은 저수지를 만난다 저수지 뚝은 쑥밭이었다

단풍이 물들면 김유정의 살레이야기 숲길은 더욱 아름답게 물들 것이다

우리는 가을에 다시 오기로 하고 기쁜 마음으로 하산하였다

 

 

 

 

 

 

 

 

 

 

 

 

 

 

 

 

 

 

 

 

 

 

 

 

 

 

김유정 조부께서 도둑을 예방하기 위해 ㄷ 자로 지었다한다

 

 

 

 

 

 

 

 

 

 

 

 

 

 

 

 

 

 

 

 

 

 

 

 

 

 

 

 

 

 

 

 

 

 

 

삼겹살 구워먹는 겁없는 인사들 산불 조심

 

 

 

 

 

 

하산길 땀흘려 일하는 농부의 건강한 삶을 보았다

 


푸른 스커트의 지퍼/오세영

농부는
대지의 성감대가 어디 있는지를
잘 안다.
욕망에 들뜬 열을 가누지 못해
가쁜 숨을 몰아쉬기조차 힘든 어느 봄날,
농부는 과감하게 대지를 쓰러뜨리고
쟁기로
그녀의 푸른 스커트의 지퍼를 연다.
아, 눈부시게 드러나는
분홍빛 속살,
삽과 괭이의 그 음탕한 애무, 그리고
벌린 땅속으로 흘리는 몇 알의 씨앗.
대지는 잠시 전율한다.
맨몸으로 누워 있는 그녀 곁에서
일어나 땀을 닦는 농부의 그 황홀한 노동,
그는 이미
대지가 언제 출산의 기쁨을 가질까를 안다.
그의 튼실한 남근이 또
언제 일어설지를 안다.


(오세영·시인, 1942-)

 

 

 

 

Ana Rucner님의 Storm by Ana

레나 루크너의 폭풍에나

(봄이오는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