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19일
어제 불던 비바람은 새들이 노래하는 화창한 봄날이되어 있었다
이렇게 좋은날은 산소에 계신 분들도 좋다고 하셨을 것이다
김유정 문학관과 실레길 문학기행을 위해 아홉 명의 친구들이
상봉역에서 만났다 우리는 초등학교때 처럼 즐겁기만 하다
문학관에 도착하여 그들은 작품의 모델 조형물 앞에서
봄봄.동백꽃등.주요 작품들속 해학에 숨겨진 문학적 표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용순 양이 봄봄의 조형물앞에
새겨진 소설속의 한 구절을 읽고는 깔깔거리고 있었다
봄봄에 나오는 종장 이다
"아! 아! 이놈아! 놔라, 놔."
장인님은 헛손질을 하며 솔개미에 챈 닭의 소리를 연해 질렀다.
놓긴 왜, 이왕이면 호되게 혼을 내주리라, 생각하고 짓궂이
더 댕겼다마는 장인님이 땅에 쓰러져서 눈에 눈물이 피잉
도는 것을 알고 좀 겁도 났다.
"할아버지! 놔라, 놔, 놔, 놔놔."
그래도 안 되니까,
"얘 점순아! 점순아!"
이 악장에 안에 있었던 장모님과 점순이가
헐레벌떡하고 단숨에 뛰어나왔다.
나의 생각에 장모님은 제 남편이니까 역성을 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점순이는 내 편을 들어서 속으로 고소해서 하겠지―---
대체 이게 웬 속인지(지금까지도 난 영문을 모른다)
아버질 혼내 주기는 제가 내래 놓고 이제 와서는 달려들며,
"에그머니! 이 망할 게 아버지 죽이네!"
하고 내 귀를 뒤로 잡아당기며 마냥 우는 것이 아니냐.
그만 여기에 기운이 탁 꺾이어 나는 얼빠진 등신이 되고 말았다.
장모님도 덤벼들어 한쪽 귀마저 뒤로 잡아 채면서 또 우는 것이다.
이렇게 꼼짝도 못하게 해놓고 장인님은 지게 막대기를 들어서
사뭇 내려조겼다. 그러나 나는 구태여 피하려지도 않고 암만해도
그 속 알 수 없는 점순이의 얼굴만 멀거니 들여다보았다.
"이 자식! 장인 입에서 할아버지 소리가 나오도록 해?"
1930년대 농촌의 모습과 김유정 특유의 향토색 짙은 언어를 통해
순박하고 어리석은 사람들의 삶을 해학이 넘치는 유머와 기지로써
표출하고 있는 작품들 그러나 그의 단명과 불후했던 일생을 추모하는
우리들의 이야기
고향마을의 정서가 한것 묻어나는 초가의 뎃 마루에서 나누는
김유정에 관한 담소는 꽃향 가득한 문학기행으로
감동의 무대였다
봄봄에 나오는 한대목을 읽어보자
구수한 정서가 묻어난다
나무를 한 짐
잔뜩 지고 산을 내려오려니까 어디서 닭이 죽는소리를 친다.
이거 뉘집에서 닭을 잡나, 하고 점순네 울 뒤로 돌아오다가
나는 고만 두 눈이 똥그랬다. 점순이가 저희 집 봉당에
홀로 걸터앉았는데 이게 치마 앞에다 우리 씨암탉을 꼭 붙들어 놓고는,
"이놈의 씨닭! 죽어라 죽어라."
요렇게 암팡스레 패 주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대가리나 치면
모른다마는 아주 알도 못 낳으라고 그 볼기짝께를
주먹으로 콕콕 쥐어박는 것이다.
나는 눈에 쌍심지가 오르고 사지가 부르르 떨렸으나
사방을 한번 휘둘러보고야 그제서야 점순이 집에
아무도 없음을 알았다.
잡은 참지게 막대기를 들어 울타리의 중턱을 후려치며,
"이놈의 계집애! 남의 닭 알 못 낳으라구 그러니?"
하고 소리를 빽 질렀다.
실레마을 조형물 김유정 사후 발표된 정분.두포전.애기의 모델
김유정은 우리나라말을 가장아름답게 표현한 대표작가이다
그의 31편의 소설중 순 우리말로된 제목은 소낙비.노다지.떡.만무방. 솟.
봄봄.등 16편이며 그 외에도 산골나그네.총각과 맹꽁이.금따는콩밭.등은
한자어 이거나 혹은 순우리말에 한자어가 붙어 합성된 말이지만 거의
한자(漢字)를 사용하지 않은 것들이라
순 우리말 영역에 넣어도 좋은 것들이다
순 우리말 제목중 노다지.만무방.봄봄.따라지.땡벌.등은 그가 선택한
언어가 바로 작품의 얼굴이며 그 성격임을 다잡아 드러내주는 좋은예라
할수 있다
그의 사후 출간된 작품은 정분 두포전 애기 가있고
미완성작품은 생의 반려 가있다
문학관에 나올때는 이미 1時 를 가르키고 있어 시장끼를 느끼고
있었다 의논 후 실레길을 포기하고 요즈음 명소로된 의암호
스카이워크길과 공지천을 가기로 하였다
청솔식당 꽁지머리 쥔장과의 만남은 춘천을 좋아했던 나와
깊은 인연이 있었다 거기서 우리는 닭갈비 막국수 볶음밥을
맛나게 먹었다 청솔집의 음식맛은 최고라 하여 소개한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맥주와 막걸리를 곁들여 축배를 나누었다
김유정 문학관에서 조정자님이
자기 손녀딸이 명문 대 국문과 2학년인데
수필 詩등을 발표하는 문학적 소양이 크다해서
모두들 축하 하여 주며 벌써 손녀딸이 그렇게 장성 했느냐며
호호호 와!!!!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는 19살에
시집을 갔나 보다 고교때 일을 저질렀다하여
또 웃었다
청솔 식당에서 합승버스로 우리를 스카이 워크 길로 안내해 주었다
의암호를 끼고 데크다리를 따라 가다 삼악산과 어우러지는 멋진풍경
가운데 투명 유리 전망대에서 친구들은 모두 즐거움을 가겼다
공지천으로 이동하였으나 황홀하였을 벚꽃 잎은 모두지고
나뭇잎이 돋고 있었다
고시 한수가 생각났다
꽃지고 속잎나니 시절도 변하거다
풀속의 푸른벌레 나비되어 나타난다
뉘라서 조화를 잡아 천번 만화 하는고
이시는 명종 선조때 문인 신흠의 시이다
그는 詩와 文이 지닌 본질적 차이를 깨닫고
창작할 것을 주장했던 사람으로 인목대비 페비
사건으로 춘천에서 귀양살이를 하였다
꽃잎지고 잎이 돋는 철학과 과학적 인문과 같이
세월은 윤회하면서 꽃잎과 녹색잎파리를 지나 퇴색되는
낙엽 처럼 우리는 어느덧 황혼의 칠순이 되었다
허나 마음은 부끄러운 청춘이다 ㅎㅎㅎ
우리 사랑하는 친구들 모두 건강한 내일이 되기를
빌면서 행복했던 추억으로 기억될 문학기행을 끝 맞혔다
우리 여 친구들은 고향집 소녀때 모습그대로 이다
처마에서 참새가 나와 날라갔다 치수군은 호기심 으로 관찰한다
옛날 참새 잡던 추억이 생각 나서이다
의암호 인어상 부터 스카이워크 길은 환상의 길이다
스카이 워크 입구
공지천엎 도로화단
이티오피아 6.25 참전기념관
공지천의 풍차 하우스
청솔식당의 꽁지머리 사장과 애완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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