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모음

고향에대한시모음(향수)

이모르 2020. 12. 12. 14:49

수선화 님은 중등음악 교사입니다

그녀가 어린시절 어머니가 초등교사 였습니다

모녀가 교정에서 보낸 아름다운 추억

어머니의 풍금소리에 맞춰 동요를 불렀던

어린이의 꿈 은 아련한 기억속에 교정의

토끼장과 꽃밭의 향이 아직도 또렸하게

남아 있습니다

 

 

 

 

 

어릴 때 어른들은 세월은 쏜살과 같다

하고세월은 유수(流水)와 같다 하셨는데

그것이무슨말인지 몰랐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그말이 실감나는 것은

지난세월은 흐르는 물보다 더 빨라서

벌써 육갑(六甲)지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어릴 때 의 교정은 잊지못할 추억입니다

하물며 모교에 선생님으로 계셨던

어머니거기서 풍금치며 노래하고 춤추던

어린시절을떠올리며 그 어머니의 채취를

느끼려 모교에 들렀다는

그리고 음악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는 

컴 대화중 언 듯 아름다운

소녀때의 님의 추억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정지용의 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傳說)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고향 시 모음> 허동인의 ' 어머니가 고향이다' 외

 어머니가 고향이다

'고향' 하면
어머니가 생각난다.
'어머니' 하면
고향이 생각난다.

딸자식은 다
출가시키고
아들자식은 다
객지에 나가 살고

붙박이별처럼
홀로 고향을 지키시는
우리 어머니

어릴 때 살았던
고향집이 생각날 때면,
선영들이 잠들어 있는
고향 산천이 그리울 때면,

어머니가 곧 고향이다.
고향이 곧 어머니다. 


 (허동인·시인, 1941-2009)

 

 

 

 

 

내 고향은

내 고향은
산, 산
그리고 쪽박샘에
늙은 소나무,
소나무 그림자.

눈이 와
눈이 쌓여
장끼는 배고파
까투리를 거느려
마을로 내리고,

눈 녹은 마당에서
듣는
솔바람 소리.

부엌에서 뒤란에서
저녁 늦게 들려오는
어머니 목소리.


 (나태주·시인, 1945-)

 

 

 

 

고향

내 마음
나직한 언덕에
조그마한 집 한 채
지었어요.

울타리는 않겠어요.
창으로 내다보는
저 세상은
온통 푸르른 나의 뜰

감나무 한 그루
심었어요
어머니 기침 소리가
들려요.


여름
가을 겨울
깊어 가는 고향집. 

  
(김후란·시인, 1934-)

 

 

 

 

고요한 귀향

이곳까지 오는 길 험했으나
고향에 접어드니 마냥 고요하여라

비가 내리다 개이고
개다 눈이 내리고
눈이 내리다 폭설이 되고
폭설이 되다 봄이 되고 여름이 되고
홍수가 되다 가뭄이 되고
가을 겨울이 되면서
만남과 이별이 세월이 되고
마른 눈물이 이곳이 되면서

지나 온 주막들 아련히
고향은 마냥 고요하여라

아, 어머님 안녕하셨습니까.

 

 


 (조병화·시인, 1921-2003)

 

 

 

 

고향에 대하여  

꿈에도 그립던 곳
살붙이 앞세워 가니  
풀벌레 목청 높여 반겨주니 좋아라

타향 객지,
빈 가슴 성묘길 보내놓고  
둥근 달 소주잔 띄워  
홀짝홀짝 취해도 좋아라

오늘 밤 인생살이
무거운 짐 내려놓고
영원한 본향 길  
떠나가도 좋아라  

육신으로 태어나 영혼으로 가는 길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가는 길
발걸음 머무는  
그곳이 고향이니    

얼씨구절씨구  
가도 좋고
아니 가도 좋아라


(손희락·시인, 대구 출생)

 

 

 

 

 

 

고향

흐린 새벽
감나무골 오막돌집 몇 잎
치자를 등불 켜고 산자락에 모이고
깜장 구들 몇 장 서리 내린
송지댁네 외양간
선머슴 십 년 착한 바깥양반
콩대를 다독이며 쇠죽을 쑤고
약수골 신새벽 꿈길을 출렁이며
송지덕 항아리에 물 붓는 소리
에헤라 나는 보지 못했네
에헤라 나는 듣지 못했네
손시려 송지댁 구들 곁에 쭈그린 동안
선머슴 십 년 착한 바깥양반
생솔 부지깽이 아내에게 넘겨주고
쓱싹쓱싹 함지박의 쌀 씻는 모습
쪼륵쪼륵 양은냄비에 뜨물 받는 소리
에헤라 대학 나온 광주 양반에게서도
에헤라 유학 마친 서울 양반에게서도
나는 보지 못하였네
듣지 못하였네. 


 (곽재구·시인, 1954-)

 

 

 

 

 

 

고향

하늘은 내 넋의 슬픈 고향
늙은 홀어머니의 지팽이같이
한줄기 여윈 구름이 있어
가을바람과 함께 소슬하더라.

초라한 무명옷 이슬에 적시며
이름 없는 들꽃일래 눈물지었다.
떼지어 우는 망아지 등 너머
황혼이 엷게 퍼지고
실개천 언덕에 호롱불 필 때

맑은 조약돌 두 손에 쥐고
노을을 향하여 달리어갔다.

뒷산 감나무꽃 언제 피었는지
강낭수수밭에 별이 잠기고
한 줄기 외로운 모깃불을 올리며
옷고름 적시시던 설운 뒷모습
아득―한 시절이기 더욱 그립다.

창망한 하늘가엔 나의 옛 고향이 있어
마음이 슬픈 날은 비가 내린다.


 (김광균·시인, 1914-1993)



 

 

 

그리운 고향

나에게도 고향이 있으면 좋겠다
할미꽃 민들레 같은 작은 꽃들이
들판 가득 피어 웃으며 반기는

길을 걸을 때마다
손을 잡아주고
어깨를 다독여줄 수 있는

따뜻하고 졍겨운 시골의
소박한 미소가 있는
먼 신비의 빛의 마을 같은

명절 때면 고향을 찾아
바쁘게 길을 떠나는 사람들이
부럽기만 하다

돌아갈 고향이 없는 사람들만큼
서럽고 외로운 사람이
또 어디에 있으랴
(나명욱·시인, 1958-)

 

 

 

 

고향집 어머니

어머니는 언제나 하늘을 이고
긴 밭고랑 김을 매시며 기도를 한다.

급행열차도 서지 않는 산골마을 토담집에서
도시로 나간 큰 자식, 둘째, 셋째, 넷째, 다섯째
여전히 어머니 안에 살고 있는 어린아이로
금방이라도 들릴 것 같은 웃음소리에
기다림의 행복으로 살고 계신다.

곡식이 익어 가는 계절의 소리
해질녘 돌아오는 작은 발소리
흙냄새 배어있는 어머니 모습
깊은 물소리 없이 흐르듯
어머니 깊은 마음은 자연만큼 편안하다. 


 (권영분·시인)

 

 

 



명절에 고향을 찾는 사람은
굵고 튼튼한 끈 하나씩은
어쩌면 끊어지지 않는 그
끈에 매달려 끌려오는지도

나도 오늘 그 끈 한 번
써어억 잡아 당겨본다

헛간 지붕 위에 박넝쿨처럼
큰박 여문박 작은박 애박에 박꽃까지
줄줄이 달려나온다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먼저 간 형제는
곁에 없지만
빛이 바래진 세월 앞에도
끈은 더 굵어지고
끈에 달린 박덩이는 더 커져만 보인다.
끈, 끈


(안복수·시인, 1943-)

 

 

 

 

행복

고향
눈감으면 떠오르는 그 곳에
언제든지 훌쩍 다녀올 수 있으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손때 묻은 기둥과
박꽃 순결하게 피어나던 초가지붕과
숨바꼭질하던 친구가 있다면
당신은 더없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지친 삶의 현실에서
모든 것 포기하고 싶을 때
스스럼없이 찾아갈 수 있는 고향이 있다면
당신은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오가는 길 고생스러워도
엎드려 절 할 수 있는 어른이 있고
나무 한 그루 심을 수 있는 선영(先營)이 있다면
당신은 더 바랄 것 없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늑한 평화
포근한 안식으로
기억에 생생하게 살아 있는 고향은
편안한 어머니 가슴입니다.


 (강기옥·시인)

 

 

누가 고향을 사랑한다던가

말로는 고향을 떠들지만
진실로 고향을 아끼는 자는 없다
보라,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는 놈이
그곳에 지금 몇이나 남아있는가?

눈이 일찍 트인 놈은
스물도 채 되기 전에 집을 떠나
이발소, 우동집 가리지 않고
팔도를 전전하며 굴러다니기도 하고

뱃보가 좀 큰 놈은
전답 팔아 짐 싸들고 서울로 기어올라
청량리, 왕십리 떠돌아다니다
다 꼬라박기도 하고, 더러는
몇 푼 벌어 사장으로 거들먹거리기도 하고

겁도 없는 녀석들은
불알 두 쪽만 차고
브라질로 엘에이로 혹은 벤쿠버로
어떻게 비비고들 건너가서
노랑머리 서양년 꿰차고
위스키 홀짝이며 살아가고 있지 않던가

보라, 지금 누가 고향에 남아
그 땅을 지키고 있는가?
있다면
그도 저도 못한 놈들이 홧김에
술만 퍼마시다 일찍 땅속에 들어
고향을 짊어지고 누워 있을 뿐이다. 

 

 


 (임보·시인, 1940-)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도연명의 귀거래사

 

지난날 오랜 굶주림에 괴로워
쟁기 내던지고 벼슬길에 나갔다
가족 부양하느라 절개 지키지 못하니
춥고 배고픔이 참으로 나를 얽매었다

疇昔苦長飢

投耒去學仕

將養不得節

凍餒固纏己

이제껏 마음은 육신의 부림을 받아 왔다
어찌 애처롭게 홀로 슬퍼하고만 있는가
지난 잘못은 탓할 수 없지만
앞으로 올 일은 좇을 수 있다
실로 헤맨 길이 아주 멀리 간 건 아니다
이젠 알겠노라 지금이 옳고 어제가 틀렸음을

 

旣自以心爲形役

奚惆愴而獨悲

悟已往之不諫

知來者之可追

實迷塗其未遠

覺今是而昨非

 

그 뿌리로 돌아간다
소박함으로 돌아간다
어린아이로 돌아간다
만물의 구별이 없는

상태로 돌아간다
무극으로 돌아간다

 

復歸其根 
復歸於樸 
復歸於嬰兒
復歸於無物

復歸於無極

 

복희씨 신농씨 떠나간 지 오래되어
세상은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이 적었다
노나라 공자 성급히 서둘러
그 순후함으로 미봉하니
봉황은 비록 이르지 않아도
예악이 잠시 새로워졌다
노(魯)나라 강가에 미약한 울림은 멎고
진(秦)나라 광기에 천하가 표류해서는
시서(詩書)가 무슨 죄가 있다고
하루아침에 잿더미를 만들었다
구구절절 여러 노성한 이들이
참으로 부지런히 노력했는데
어찌하여 성인에게서 멀어진 세상이 되어
육경(六經)과 친한 이 하나도 없나
종일토록 수레를 몰고 다녀도
나루터 묻는 이 볼 수가 없다
만약에 흔쾌히 술 마시지 않는다면
머리에 쓴 건(巾)을 부질없이 저버리는 것
다만 한스러운 건 잘못 살아온 지난 인생
그대는 마땅히 취한 사람 용서하시라

 

 羲農去我久 
擧世少復眞 
汲汲魯中叟
彌縫使其淳 
鳳鳥雖不至 
禮樂暫得新 
洙泗輟微響 
漂流逮狂秦 
詩書復何罪 
一朝成灰塵 
區區諸老翁
爲事誠殷勤 
如何絶世下 
六籍無一親 
終日馳車走
不見所問津 
若復不快飮
空負頭上巾 
但恨多謬誤 
君當恕醉人


 

 

 

고향에 대한 명언

 

고향에 대한 명언 모음

가시밭길은 무익한 것이 아니다.
고향에 돌아온 자는 고향에만 있었던

자와는 다르다.
헤르만 헤세

고향을 등지고 뿌리를 잊는 인물은

정치인으로 결코
성공할 수 없는 비겁자다.
폴브라이트

고향을 한 번도 떠나본 일이 없는

사람은 편견 덩어리다.
C. 골도니

신이 듣건대 여자는 두 남편이 없고

신하는 두 임금이
없다고 하오니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여

신이 두 나라 임금을
섬기지 않으려는 뜻을 이루게 하소서.
길제

여행은 그대에게 적어도 다음

세 가지의 유익함을
가져다 줄 것이다.
첫째로 타향에 대한 지식이고 둘째로

고향에 대한 애착이며
셋째로 그대 자신에 대한 발견이다.
브하그완

인간은 '방랑'에 대한 동경과 '고향'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다.
게오르크 짐멜

인간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이와 모순되지만 인간의
불가능성도 무한하다.
이 두 사이에 인간의 고향이 있다.
G. 지멜

인생이란 고향집으로 향하는 여행이다.
헬만 멜빌레

잃어버린 고향을 찾기 위해서 인간은
타향으로 가야 한다.
F. 카프카

자기 과실이나 실책으로 인하여

주눅이 들지 않도록 하라.
자기의 과실을 인식하는 것만큼

교육적인 것은 없다.
그것은 오랫동안 그리던 고향에 온 것 같은
기분과 같은 것이다.
토마스 칼라일

자유가 서식하는 곳 이 곳이

바로 나의 고향이다.
B. 프랭클린

좋은 예술품의 원형은 실제 인물이 아니다.
실제의 인물은 그 동기가 될 뿐이다.
원형은 살과 피가 아니다.
그것은 정신적인 것이다.
그것은 예술가의 영혼 속에 고향을

가지고 있는 상(傷)인 것이다.
H. 헤세

하루가 아침과 밤사이를 지나듯이

나의 생활도 여행에의
충동과 고향에의 동경(憧憬)

사이를 지난다.
H. 헤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