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詩

죽어 잊어야 하랴

이모르 2020. 12. 30. 12:16

 

 

3월의 꽃샘 추위는 매서운 바람이라

마치 사랑했던 사람들이 이별인양듯

썰렁하다

하지만 걸어야 심신이 건강하다

향나무를 만나고

노래하는 새들과 대화하고

바람에 꺽기지 않고 추위에

무너지지 않는 !!! 꽃망울도 보며

잔설속의 새싹들을 지나 절터에 들러

사색하니 정신이 맑아진다.

이런 좋은날 짧게 시간을 보낼수는 없다

찻집에서 김정오 옛시조를 감상한다

지은이는 필시 기생이었을 것이다

그분들은 사대부들이 표현 못했던

애뜻한 감정도 글로 남겨 놓았다

 

죽어 잊어야 하랴

지은이: 매화(梅花)

 

죽어 잊어야 하랴 살아 그려야 하랴

죽어 잊기도 어렵고 살아 그리기도 어려웨라

저 님아 한 말씀만 하소라 사생결단 하리라

 

감상: 차라리 죽어서 깨끗이 잊어 버려야 할지

아니면 굳이 살아서 죽도록 그리워 하기만 해야

될것인가

죽어서 잊어버리기도 어려운 일이요

그렇다고 살아서 그리워 하기만 한다는 것도

사람으로서 차마 할 일이 못된다

갈피를 못잡고 괴로워 하는 이내 마음을 나도

어쩔수가 없구나

해결책은 단하나 님께서 똑 짤라서 한마디만 하소라

(해주면 좋겠구나 원하고 바라는 뜻이 담겨 있는 말이다)

그러면 내 태도도 결정된다

님으로 인하여 하는 고민이니 님의 한말씀은 나에게

사생결단을 내리게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얼마나 매서운 말이며 겁주는 말인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마음의 갈등 이것이

사랑의 괴로움 이라는 것인가

내뺕듯이 꾸밈없이 한 말이지만 사랑에 마음 졸이는

여인의 심정이 솔직하면서도 상당한 삼각성을 띠고

독자의 가슴을 울린다

쉽사리 단념하지도 못하는 특히 일부 종사라는 정조 관념에

젖어 있는 옛여인의 심정을  여기에서 역력히

읽을수가 있다

 

다음의 시조 3수도 매화가 지은 작품이다

비숫한 심정을 옮은 것이 분명하다

 

평생에 믿을 님을 그려 무슨 병들 손가

시시(時時)로 상사심(相思心) 지기(知機)하는 뜻이로다

두어라 알뜰한 이 심정을 님이 어이 .....“

 

야심 오경토록 잠못 이뤄 전전 할제

굳은비 문령성(聞鈴聲 들려오는 방울소리) 이 상사로

단장이라

뉘라서 이형색 그려다가 님의 앞에......“

 

살뜰한 내마음과 알뜰한 님의 정을

일시 상봉 그리워도 단장심회(斷腸心懷) 어렵거던

하물며 몇몇 날을 이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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