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오형근의소(흥천사 꽃길)

이모르 2020. 12. 31. 22:11

 

 

 

흥천사 지나 적조사

절 두 개다

아내와 팔끼고 걸었다

 

가는 길 모퉁이 산수유

열매를 버리지 못하고

욕심으로 꽃을 피웠다

 

 

가는길 목련이 순백이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에

편지를 읽노라!!!

가곡을 아내와 같이 부르다가

 

괴테를 좋아했던 큰 누님이

생각났다 책방이었던 누이의 방

동네 청년 들의 도서 대출 책방이었다

 

양정여고 사범대학을 나와

현재 분당에 있는 돌마 초등학교에

여교사로 갔다

 

도화가 만밭한 돌마천 가에 

동생과 자주 갔었다

큰누이는 갔으나

추억은 봄꽃 그리움이다

 

돌마천에서 동생과 수영하던 사진한장 찾았다

 

 

 

목련꽃은 누이의 환영일까??

순결의 상징처럼 한것 부풀어 있다  

 

 

 

 

 

 

흥천사 경내

동산에

 

진달래

땅 패랭이

봄 까치꽃

민들레

 

봄꽃이 폈다

 

 

 

  

늘 걷는 길

매일 다르다

어떤 날은 매화가 피고

어떤 날은 앵두꽃 피고

어떤 날은 단풍이 물들고

어떤 날은 눈꽃이 핀다

 

오늘은 담장에 붙은 시화를 본다

 

오형근의

 

 

소의 눈은

 

노승만이

낚싯줄 드리울 수 있는

 

호수

 

시인은 짧은 단어로

책 한권을 쓴다

 

친우 춘곡이 일러준

十牛圖가 생각났다

 

 返本還源

강물은 고요히 흐르고 꽃은 절로핀다

 

그중 아홉 번째 반본환혼(返本還源)

청정하여 아무 번뇌가 없는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보게되어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는 참된 지혜를 얻는것

 

소의 눈은 맑은 호수다

오직 老僧 만이 낚시줄 드리울까??

순하디 순한 소()의 눈은 욕심 없는

마음의 영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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