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와음악

겨울추억(꿈속의고향)

이모르 2021. 1. 3. 04:10

 

우리가 초등학교에 입학 할 때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막 끝난 직후라 학교엔 미군이 주둔하였고

교실은 천막을 치고 아니면 뒷산 나무그늘 아래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냇가엔 전투 중 파손된 탱크며 장갑차가 줄지어

있었습니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들이 따로 없이 모두가

고생을 하던 시절 그러나 그때의 정서는

지금의 초등학생 들과는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정서적이며 활동적 이었습니다

 

 

 

螢雪之功 이라는 사자성어는 반딧불과 눈()

빛을 이용해 공부를 해서 성공했다는 말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500년도 더 오랜 옛날 차윤(車胤)이라는 분은

어려서부터 얌전하고 부지런하여 수많은 책을

읽었다 합니다 그러나 집이 너무나 가난하여 등잔을

밝힐 기름이 군조로와 여름에는 얇은 명주로 만든

자루에다 수십마리의 반딧불이를 잡아다 넣고 그빛으로

책을 읽어서 마침내 상서랑(尙書郞)이라 하여 천자를

모시고 칙서 따위를 맡아 보는 높은 벼슬에 올랐습니다.

 

같은 시대에 손강(孫康)이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어려서부터 마음씨가 착하여 착한

친구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집이 가난하여 등잔을 밝힐 기름이 없어

겨울에는 눈이 쌓여 있는 창가에다 책상을 놓고

눈빛에 비춰가며 책을 읽었습니다.

그렇게 고심한 보람으로 그분은 훗날 어사대부(御史臺夫)

라는 중책을 맡게 되었다 합니다.

이로서 두분을 가르켜 螢雪之功 이라는

말이 생겨 났습니다.

 

 

초등학교 졸업후 바로 서울로 진학하였지만

초등학교 때의 정서를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등잔밑 최소한의 빛에 의존해 공부를 하였던 친구들은

 

유명 항공사 임원. 중소기업CEO.그리고 성공한 남편

밑에서 내조의 현모양처로 또는 YMCA 여성합창단

단장을 역임하기도 하는 자랑스러운 친구들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매서운 추위가 찾아 왔습니다.

이렇게 추운 날엔 옛 친구들이 생각나서 친구

들에게 문자를 넣습니다.

 

 

 

겨울이 오면

 

추운 겨울이 찾아오면

청국장 냄새가 난다

메주가 매달린 쿠큐한 냄새

등잔불 밑에서

숙제를 하던 친구가 생각나고

썰매를 타던 친구이 생각나고

자치기 하던 친구이가 생각나고

사방치기 하던 친구가 생각나고

 

 

눈덮힌 산에 토끼잡던 사냥꾼 친구가 생각나고

말 타기 하던 친구가 생각난다

 

고무줄놀이 하던 친구이와 

고무줄 끊고 도망가는 친구을

혼내주던 친구가 생각난다

 

 

오빠 따라 다니며 참새 잡던 친구

효향산에서 송충이 잡던 친구

진달래 꺽던 친구

양지 바른 교정에서 합창하던 친구

생각난다.

 

방안 요강 오즘이 꽁꽁얼어 버리는

문풍지 떠는 소리에도

까치소리 반기며

반가운 손님 오기를

기다리던 친구들이 있었다

 

그것은 석탄 난로위에 도시락 익는

냄새로 훈훈해진 교실에서

몽당 연필로 그림 그리던 고향의

겨울이 그리워 지기 때문이다.

 

 

 

 

 

 

 

 

 

 

 

그리운 금강산 /도밍고

 

그리운 금강산 /도밍고

나윤선 고향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