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와음악

천리길 봉우리 김민기(태풍의아픔 이야기)

이모르 2021. 1. 5. 14:13

 

 

 

 

 

인간은 한없이 가엽다

 

가뭄이 오고 태풍이 불고

지진으로 꼼짝 못해도

 

핵실험도 하고

장난감 같은 무기를 자랑하며

전쟁을 한다

 

젊고 의욕이 넘첬던 춘곡은 내게 말했다

"나는 이다음 돈을 많이 벌어서 큰부자가 되더라도

절대로 골프는 치치 않겠다"

 

이유를 묻는 나에게 그는 말했다

"마침 골프장에 납품할 일이 있어 가게 된것이 큰물이 들어

모든 민초들이 하늘만 처다보고 있을때 인지라 세상사람들이

자원봉사에 동원되고 참석 못하는 것이 미안해서 전전 긍긍 할때 인데

골프장에 도착 하여보니 한가럽게 골프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

 

그것은 춘곡에게 큰 충격이 되서 그는 아직도 골프를 칠줄 모른다  

 

 

 

오직 미국 의 식량 원조로 먹고 살던 때

우리의 삶은 농사에 의존하여 왔다

어린 소년기 때

보았던 논경시대의 아픔은

두고 두고 머리에서 지워 지지 않는것이었다  

 

 

 

올 초여름 너무 가뭄이 심하여

 

가로수 마저 시들어 갈때

 

창 밖을 보니 단 비가 나리고 있었다

 

옛 추억이 생각나서 손을 뻣어 비를 반긴다.

 

 

 

 

 

가물어서 고추 모가 타죽고

 

모두가 고통 이 던때

 

쏘나기가 갑자기 오신 것이다

 

대청 마루에서 점심 잡수시던

         

할머님!

 

별안간 수저를 마당에 팽기치고

 

웃통을 벗어 던지시며

 

반나의 몸짓으로

 

비맞으며

 

비맞으며

         

덩실 덩실 춤을 추시였다

 

지금쯤

 

골프장에서

 

홀 돌던 위정자도

 

골프채 내던지고

 

웃통 벗어 던지며

 

반나의  몸짓 으로 

 

덩실 덩실 춤을 추고 

      

비나리는 순박한 농민의

 

기쁨을 같이 나누고 있을까?   

 

 

 

 

 

뉴스가 보기 겁이 난다

 

전복 양식장.  낙과. 엉청난 피해에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농어민 들에게 한없는 존경을 보냅니다...

 

 

 

 

천리길  김민기  (작사 작곡 /김민기)


동산에 아침 햇살 구름 뚫고 솟아와
새하얀 접시꽃잎 위에 눈부시게 빛나고
발 아래는 구름바다 천리를 뻗었나
산 아래 마을들아 밤새 잘들 잤느냐

 

나뭇잎이 스쳐가네 물방울이 날으네
발목에 엉킨 칡넝쿨 우리 갈길 막아도
노루 사슴 뛰어간다 머리위엔 종달새
수풀 저편 논두렁엔 아기 염소가 노닌다

 

가자 천리길 굽이굽이쳐 가자
흙먼지 모두 마시면서 내 땅에 내가 간다

 

쏟아지는 불햇살 몰아치는 흙먼지
이마에 맺힌 땀방울 눈가에 쓰려도
우물가에 새색시 물동이 이고 오네
호랑나비 나르고 아이들은 촐랑거린다

 

먹구름이 몰려온다 빗방울도 떨어진다
등 뒤로 흘러내린 물이 속옷까지 적셔도
소나기를 피하랴 천둥인들 무서우랴
겁쟁이 강아지는 이리저리 뛰어 다닌다

 

가자 천리길 굽이굽이쳐 가자
흙먼지 모두 마시면서 내 땅에 내가 간다

 

동산에 무지개 떴다 고운 노을 물들고
하늘가 저 멀리엔 초저녁 별 빛나네
집집마다 흰 연기 자욱하게 덮히니
밥 냄새 구수하고 아이들을 부르는 엄마소리

 

가자 천리길 굽이굽이쳐 가자
흙먼지 모두 마시면서 내 땅에 내가 간다

 

출렁이는 밤 하늘 구름엔 달 가고
귓가에 시냇물 소리 소골소골 얘기하네
졸지말고 깨어라 쉬지말고 흘러라
새아침이 올 때까지 어두운 이 밤을 지켜라

 

가자 천리길 굽이굽이쳐 가자
흙먼지 모두 마시면서 내 땅에 내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