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詩

간밤에자고간그놈

이모르 2021. 1. 7. 19:04

 

흰 박꽃 은 달빛에

차디차게 의지를 빛냈다

 

여름밤 풀벌레 합창이

요란 하고

 

파도 소리는

울부짖고

 

그틈에 살며시

옷고름을 풀어 헤친다

 

풀벌레 따르르르

방안은 쿵덕쿵 쿵덕쿵

 

파도는 파악 악을 쓰면

방안은 쿵덕쿵 쿵덕쿵

 

 

 

 

 

 

간밤에 자고간 그놈/작가미상

 

간밤에 자고간 그놈 아마도 못 잊겠다

와야놈의 아들인지 진흙에 뽐내듯이

두더지 영식인지

꾹꾹이 뒤지듯이 사공의 성녕인지

상앗대 지르듯이 평생에 처음이요

융측히도 얄궂어라

전후에 나도 무던히 겪었으되

참맹세 간밤그놈은

차마 못잊을 까 하노라

 

 

 

 

해설:간밤에 자고간 그놈

어찌나 재주가 좋던지 암만해도

잊을수가 없다 기와장이 아들놈인지

진흙을 이겨대듯이 두더지 아드님인지

꾹꾹 뒤지는 그솜씨

능숙한 뱃사공의 솜씨인지

상앗대질 하듯이

평생에 그런맛 처음이라

아이 망측하고도 얄궂어라

 

수사가 투박하면서도

박진감이 넘친다

외설로 흐르기 쉬운 이런제재를

기발한 비유와 익살이 넘치는

표현으로 잘 처리하여

결코 상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취할만하지 아니한가?

중장 종장이 다 파격적인 사설시조이다

 

위시조는 이정보의 시라는 설도 있지만

나는 작자 미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신윤복의 풍속 춘화도 가 있다면

은근한 성 묘사의 풍속시가 있다

이러한 은근한 묘사는 끈끈한 정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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