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와음악

정릉의소나무(김연아와테레사텐)

이모르 2021. 1. 9. 14:36

 

 

 

작년 이맘때 정릉은 그야말로 불게 타오르는

단풍으로 환상을 연출했었다

거기 고무되어 친한 친우들 몇 명을 부부동반

초청을 하였다

 

물론 단풍 자랑을 침이 마르게 해놓은 터였다

하지만 정릉에 입성하고 그 실망감이란!!!!!

 

관리인의 말로는 가뭄으로 인한 이상기온 탓으로

단풍이 너무 초라한 것은 자기들도 이번이

처음 보는 것이라 하였다

 

고온 현상일까??

물들지 않은 나뭇잎들은 아직도 여름같이 옷을

갈아입지 않았다

 

돌연 서정주의 시가 상기되었다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리 집 여자의 육자배기 바람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았습니다.

그것도 목이쉬어 남았습니다.“

 

 

 

이것을

 

정릉 골짜기로

단풍 보러 갔더니

아직 일러 물들지 않혔고

산새 소리 바람소리 바람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았습니다.

그것도 얼굴 붉게 물들며

남았습니다.

 

 

 

 

그러나 벗들 있으니

단풍이 없으면 어떠한가.

숲속에 들어 이야기꽃을 피울 때

바위를 가른 소나무의 위대한 생명력을

보게 된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원산지라 하는데

우리의 민족혼처럼 소나무는 굳건히

서있었다.

 

 

 

 

 

 

소나무 /평보

 

구불구불 돌아 올라간다.

곧게 뻗지 못한 이유는

눈비 바람에 맞선 저항이다

바위를 가르는 생명력

앞 에서

마음을 가다듬는다.

 

구부러진 몸 둥아리로

언제나 굳건하게

변하지 않는 바위를

두 쪽으로 갈라버린

소나무 앞에서

용서하고 또 용서한다.

 

바위처럼 굳건하게

자리 잡았던 미움도

사라져 간다

 

소나무야. 소나무야.

눈비를 이겨내고

바위를 가르는 의지를

가르쳐 주려마

 

 

 

 

 

 

 

 

2014년 10월의 정릉

 

 

 

2015년 10월 몇몇 나무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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