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3월4일
창경궁에 갔습니다 많은 비화를 품고있는 창경궁 을 산책하며 역사의 아픔을 되세겨 보는 시간으로 초봄을 맞이합니다
창경궁 선인문 外측
선인문 內측
선인문이 바라본 역사 사건
첫 번째 사건은 소현세자빈 강씨의 이야기로,
환경전에서 급사한 소현세자의 부인 강빈은
남편이 영문도 잘 모른 채 죽은 것도 모자라,
인조가 자신의 수라에 독을 넣어
죽이려 했다는 누명을 뒤집어 씌워
폐출시켜 선인문을 통해 궐 밖으로
쫓겨났다고 합니다 .
두 번째로 인현왕후를 주술로 저주해서
중전 복위를 노렸던 희빈 장씨입니다.
그녀는 인현왕후가 승하 후 인현왕후를
해하려 한 주술행위에 분노한 숙종이 끝내
사사의 명을 내려 후에 희빈 장씨의
시신이 선인문으로 나갔습니다.
세 번째는 창경궁의 편전인 문정전 앞에서
부왕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감금된 사도세자
사건으로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는 선인문 뒤로
옮겨진 뒤 8일 동안 굶주림과 한여름
더위에 신음하다가 끝내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 밖에도 선인문은 많은 역사적
사건과 연관이 있습니다.
사치와 방탕한 생활에 빠져 있던
연산군이 중종반정으로 폐위되어
평교자를 탄 채, 나인과 내시 몇 명만을
데리고 교동에 안치되었는데 이때
연산군이 창경궁을 나간 문이 선인문입니다.
작가미상 고려대 박물관소장 동궐도 19세기 초반 창덕궁과 창경궁의 모습을 묘사한
'동궐도'(東闕圖, 국보 제249호)에는 선인문 앞에 회화나무 가 그려져 있습니다.
회화나무와 느티나무가 엉켜있다
250여 년 전인 1762년 여름, 스물여덟의 젊은 사도세자의 억울하고도 슬픈 죽음의 순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 보고는, 말 못하는 자신을 한탄하고 자책(自責)하며 수백 년을 견디다가, 결국 자신의 몸이 뒤틀리고 헝클어져 버린 회화나무 한 그루. 창경궁 문정 앞에서 아버지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는 곧장 창경궁 동편 담장의 작은 문 선인문 근처로 옮겨집니다 안타갑게도 뒤쥐는 잘자라고 있는 회화나무 앞에 놓여집니다
그리고 회화나무는 뒤주 속에서 들여오는 단말마 같은 사도세자의 비명을 모조리 듣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사도세자의 비명 소리는 점점 사그라지고, 사도세자의 목 소리가 작아질 수록 회화나무의 가슴은 한없이 무너져 내리며 나무 줄기도 나무 잎도 뒤틀어집니다 꼿꼿이 자라던 회화나무는 고통을 이기지 못한 채, 점차 앉은뱅이처럼 불구의 몸으로 변해갑니다
문명희 시인은 이렇게 시운을 띄웁니다
선인문/문명희
회화나무는 기억한다
구중궁궐의 새까맣게
썩은 전설 걸린
문정전 앞뜰 회화나무의
뼈속앓이 그날을
염천에 쇠죽 끓이는 일기가 타오른다
물 한 모금 마시지 못 한 여드레
뒤주 속의 창자 끊어지는
어린 세손의 애끓는 소리를 들었는지
하늘도 땅도 회화나무도 함묵했다
하늘을 가르고
나무를 가르는
발가벗겨지고
찢어지고
타버린
역사의 서슬을
삼백년
그날의 풍상을 닮은 회화나무는
아직도 굳게 선인문을 지키고 섰다
보지 못한 기억을 앞세운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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