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詩

매화옛등걸에

이모르 2020. 12. 30. 12:17

 

 

 

 

 

 

花無十日紅이라

열을 붉은 꽃이 없다는 말이다

백일홍은 백일동안 꽃이 핀다하여

붙혀진 이름이다

인생길 이와 같다

꽃피우는 청춘은 금방 지나가고

점점 시들어 치아는 빠져 철 바랜 목련꽃

처럼 되어버린다

 

광양 매화축제 매화의 앙징스런 봉우리를

보며 가슴이 아리다

지난 인생길을 보는 것 같아서다.

황혼길에도 꽃처럼 아름답게 보여졌으면

좋으련만 !!!!

봄눈이 매화가지 사이로 휘날리고

참새들이 분주한데

화로불 옆에서 사군자를 치는 훈훈한

내모습을 상상해본다

    

매화 옛 등걸에

 

매화 옛 등걸에 봄철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엄직도 하다마는

춘설이 난 분분하니 필동말동 하여라

 

 

 

 

매화(梅花)는 황해도 곡산(谷山)출신의 기생으로

해주감사 홍시유와의 정사가 전해진다

일설에는 평양기생이라고도 한다

시조6수가 전해오는데 모두 애듯한 사랑을

노래한 것들이다

 

혹자의 따르면 평양기생 매화가 춘설이라는 친구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기고는 탄식하며 읊은 시라고 하는데,

과연 그러하다고 믿기에는 절절히 숨어 있는

그 의미가 예사롭지 않다.

 

옛등걸:낡은 그루터기

춘설(春雪) 亂紛紛: 봄눈이 어지럽게 휘날리는 모양

필동말동:필동말동 필지말지

 

매화나무의 늙고 낡은 등걸이에도 새봄이 돌아오니

예전에도 그렇게 소담스럽게 꽃이 피던 가지인지라

이 봄에도 다시 예쁜 꽃이 필 것 같기도 하지마는

그러나 봄눈이 하도 어지럽게 휘날리어 날씨가 몹시

불순하니 필지말지 하구나!

젊었을 시절에는 매화같이 아릅답던 나였지만 이제

늙어가는 신세가 한탄스럽기만 하구나!

시커멓고 우둘두둘한 줄기에 야들야들한 분홍꽃이 양징스럽게

무수히 달려있는 늙음과 젊음이 공존하는 매화도(梅畵圖)

머리에 떠올리면서 이것을 인생과 결부시켜 보는 일도

전혀 뜻없는 일도 아닐 것 같다  (김정오편저 옛시조감상에서)

 

 

花鳥圖:꽃과 새를 그림으로 그린 것.

 

 

김홍도의 초옥도 초록색 비단옷을 입은 선비와 주인을 찾아가는

빨간 옷을 입은 나그네의 옷 색깔을 보색으로 처리해 사람의

눈에 잘 뛰게 그렸다 매화꽃에 둘러 싸인 초가의 모습은

아름답다

 

 

 

김홍도의 화조도는 새가 막 날아가려는 찰라의 순간을

잘 처리한 능숙한 솜씨의 그림이다 매화의 늙은 나무에

싱싱한 꽃이 어우러진다

 

 

심사정의 화조도:화려한 닥다구리 뒤에 떨어지는 꽃잎을 그려

평생을 불우하게 살며 가슴에 차돌처럼 뭉쳐진 새까만 슬픔과

외로움을 표현했다

(소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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