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모음 147

송기원 시모음

모란/송기원 그럴줄 알았다 단 한번의 간통으로 하르르, 황홀하게 무너저 내릴 줄 알았다. 나도 없이 화냥년 해당화 목소리에도 칼이 달려, 부르는 유행가마다 피를 뿜어내던 어린 작부 붉게 어지러운 육신을 끝내 삭이지 못하고 백사장 가득한 해당화 터쳐나듯 밤바다에 그만 목숨을 던진 어린 작부 절대빈곤이 지배하던 50년대에 유년을 보낸 송기원은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여자동기들이 종종 색주가로 팔려가던 것을 보곤 했다. 붉디붉은 꽃 해당화와 50년 전 친구들의 얼굴이 겹쳐지는 순간, 시인은 '생이란 본래가 서러운 것'이라는 진실을 새삼 깨달았지 않았을까. 복사꽃 갓난애에게 젖을 물리다 말고/ 사립문을 뛰쳐나온 갓 스물 새댁/ 아직도 뚝뚝 젖이 돋는 젖무덤을/ 말기에 넣을 새도 없이/ 뒤란 복사꽃 그늘로 스며드네..

詩모음 2021.02.15

낙엽시모음(고엽)

단풍이 좋은날 정릉에 갔다 비운의 강씨 비각 앞엔 낙엽이 쌓여있다 벤치위에 앉아 사색하는 머리위로 낙엽지어 내리는 나뭇잎은 500년 전 두 왕자와 공주의 죽음을 말하듯 슬픈 사연으로 비틀대고 있었다 간신히 낙엽 복효근 벌레에게 반쯤은 갉히고 나머지 반쯤도 바스러져 간신히 나뭇잎이었음을 기억하고 있는 죄 버려서 미래에 속한 것을 더 많이 기억하고 있는 먼 길 돌아온 그래서 가야 할 길을 알고 있는 듯 언제든 확 타오를 자세로 마른 나뭇잎 낙엽 구르몽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詩모음 2021.02.15

우주에대한시와명언모음

친우 도암은 여주 까지 임시 운행되는 전철을 타고 세종대왕 영릉에 가게 된다 잠자리가 자기 머리에 앉아 있는 것을 일행이 촬영하여 카톡에 올려 말하기를 “여주 영릉 세종대왕님 묘 앞에서 버릇없이 피도 안마른 잠자리 녀석이 내 머리 꼭대기 에 앉았다“ 이에 지체없이 답을 하는 것은 역시 선비 춘곡이었다 “피도 안 마르다니 앞으로 살 날을 따지면 잠자리가 휄씬 노숙한데 흐흐“ 이에 평보가 보탠다 “그려 그렇군 경노석 이구만” 그들은 우주를 논하고 있었다 고추 잠자리가 교미를 하며 물을 차고 다닌다 여치가 이슬을 빨고 있다 추석 달은 빛을 발한다 가을이 오고 있는 것이다 도선산우회 관촌이 촬영한 우화 사진과 함께 읽는 안도현의 '우주' 외 우주 잠자리가 원을 그리며 날아가는 곳까지가 잠자리의 우주다 잠자리가 ..

詩모음 2021.02.15

비에대한시모음(비오는날에)

우산을 받지 않고 걸었다 거세지는 빗줄기 꽃잎들이 떨고 있다 부딪치고 깨어지고 다시 뭉처 또랑을 이룹니다 수국 큰 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는 베토벤의 전원교향곡 처럼 들립니다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천재 음악가 그는 급기야 귀먹어리 가 되었어도 주옥같은 음악을 남겼습니다 얼마나 갑갑하였을까요? 베토벤의 아픔이 빗 소리와 함께 전해져 옵니다 베토벤의 명언 ㅡ사람은 모두 실수를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다른 실수를 한다. ... ㅡ운명은 사람에게 인내할 용기를 주었다. ... ㅡ악보를 틀리게 연주하는 것은 넘어갈 수 있다. 열정없이 연주하는 것은 변명 의 여지가 없다 ㅡ음악은 영적 세계와 현실 세계의 중재자다 베토벤의 교향곡은 자연을 표현한 것이며 5번이 남성적이라면 6번은 여성적표..

詩모음 2021.02.15

달에대한시모음

어제 밤10시30분 외출에서 돌아와 베란다에서 본 보현봉에 걸친 초승달은 정말 멋지고 낭만적 이었습니다. 마누라를 불러 함께 감상 하였습니다 수줍은 초승달이 뜬밤 숨바꼭질 하던 소꼽동무들 광속에 숨은 친구 감나무 뒤에 숨어 고개 내민 친구 장독뒤에 숨어 개구리 밟은 친구 호박 넝쿨밑으로 업드린 친구 닭장 속에 숨었다 수탉한데 쪼인 친구 이리 저리 궁리하다 담장 밑에서 들킨 친구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못찾겠다 꾀꼬리 외치던 친구 은하수 반짝이던 고향의 밤 하늘 초가의 지붕은 아직도 마음속에 하얀 박꽃이 피어 있습니다 윤삼현의 '손톱달' 외 손톱달 엄지 손톱에 도동실 달 하나 떠오릅니다. 절반쯤 몸을 숨기고 절반쯤 몸을 내민 예쁘고 하얀 반달 누군가 생각날 때 손톱 한번 들여다보라고 마음이 쓸쓸할 ..

詩모음 2021.02.15

위승희시모음사랑학개론외 (어느소녀에게바친사랑)

사랑학 개론- 痛點 6 위승희 나는 족보가 건실한 것과 교배되길 원했어 정말 맘에 드는 그와 만나게 된 이후 우린"영원"을 맹세했네 산기슭, 강 가, 혹은후미진 골목에서 우리는 헐떡이고 있었네 우우 개침을 흘리며 주위 시선에 아랑곳없이서로를 핥았네 내 털을 곤두서게 하는그 숨소리의 오르가슴 어느 틈에 우린 격정적이 되었네 지나치게 서로를 할퀴기 시작했네 살 속으로 박혀드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가죽을 찢으며 번들거리는 눈빛으로털이빠진 서로의 꼬리를 물어뜯기 시작했네 서로의 핏자욱을 바라보다가 주린 배를냉수로 채우고 먹이처럼 권태를 먹으며 돌아셨네 그가 말했네-컹, 컹, 컹- 어느날 나는 보았네 털이 길고 곱슬한조금야해 보이는 종자와 헐떡이는 그를, 새로운그의 맹세는 결연해 보였네 -컹, 컹, 컹-사랑이란 변..

詩모음 2021.02.15

귀뚜라미시모음(고엽 이브몽땅)

지금이야 아파트 구중궁궐에서 풀벌레 울음소리 들리지 않지만 예전 고향의 가을 밤이면 들려오던 귀뚜라미 소리 어찌보면 처량하게 까지 들려오던 구애소리였는데 이 귀뚜라미 울음소리 는 東西古今 시인들의 詩題에 많이 등장하던 대상이었습니다 서양 민속과 신화 귀뚜라미를 둘러싼 민속과 신화는 광범위합니다. 브라질 민속과 다른 곳에서 귀뚜라미의 노래는 때때로 비가 임박했거나 금전적 횡재의 징후로 여겨집니다. 스페인의 미주 정복에 대한 Álvar Núñez Cabeza de Vaca의 연대기에서, 귀뚜라미의 갑작스런 삐 소리는 물 공급이 끝나는 것처럼 승무원을위한 땅의 목격을 예고했습니다. 브라질의 Caraguatatuba에서는 한 방에 검은 귀뚜라미가 병을 앓고 있다고합니다. 회색 돈, 돈;녹색 인 희망. 브라질 북..

詩모음 2021.02.15

프슈킨의 시모음

알렉산더 세르게비치 푸슈킨(Alexander Sergeevich Pushkin 1799~1837)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라는 유명한시를 남겼다. 그의 부인 나탈리아 푸슈키나(결혼전 이름은 나탈리아 곤체로바 Natalia Goncherova)는 보기드믄 미인으로 당시 러시아 귀족계급의 사교계에서 염문을 끊임없이 퍼뜨리는 주인공으로 살았는데 푸슈킨은 그로 인하여 많은 번민과 고통 속에 살았다 한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푸슈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하지 말라 슬픈날엔 참고 견뎌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 보고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것은 하염없이 사라지고 지나간것은 그리움 되리니 러시아 귀족사회에서 빼어난 미모로 사교계를 주름잡던 부인 나탈리아 푸슈..

詩모음 2021.02.15

복효근시모음(꽃밭에서바지춤을내리다)

꽃 앞에서 바지춤을 내리다 / 복효근 급한김에화단 한구석에 바지춤을 내린다 힘없이 떨어지는 오줌발 앞에꽃 한송이 아름답게 웃고 있다 꽃은 필시 나무의 성기일시 분명한데 꽃도 내그것을 보고 꽃이라 할까? 나는 나무의 그것을 꽃이라 부르고꽃은 나를 좆이라 부른다 개장수가 지나가다/복효근 개 팔아요 개삽니다큰개 작은개 삽니다개 팔아요 개-애 하면서 개장수 차가 지나간다 개장수는 차속도를 줄이더니가만히 서있는 나를위아래로 한참이나 흝어보고 간다 개한데 배우다 복효근 동내 똥개 한 마리가우리집마당에 와 똥을 싸놓곤 한다 오늘 마침그놈의 미주알이 막 벌어지는 순간에 나에게 들켜서나는 신발 한 짝을 냅다 던졌다 보기 좋게 신발은 개를 벗어나 송글 송글 몽우리를 키워가던매화나무에 맞았다 애꿎은 매화봉우리만 몇 개 떨어..

詩모음 2021.02.15

동백꽃에대한 시모음

동백꽃과 사찰이 잘 어우러져 문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 강진 백련사다. 백련사 가는 입구에는 다산 정약용이 머물던 다산초당이 있다. 다산초당에서 백련사 사이 30분 남짓 오솔길은 동백나무와 차나무가 서로 어울려 짙은 향기를 뿜어댄다. 특히 다산은 당시 백련사에 머물던 혜장선사와 인연이 깊었다. 30세 나이에 대흥사 12대 대강사를 지낼 만큼 학식과 수행력이 높았던 혜장선사는 유배를 온 다산과 주역에 대한 논쟁을 마다하지 않았다. 두 사람을 이어준 길이 동백나무 길이다.{법보신문) 삼경에 비가 내려 나뭇잎 때리더니 숲을 뚫고 횃불이 하나 왔다오 혜장과는 참으로 연분이 있는지 절간 문을 밤 깊도록 열어 놓았다네.” (다산의 시) 동백꽃에 대한 문헌을 보면 고려시대 이규보의 한시에서 동백이란 이름이 등장한다. ..

詩모음 2021.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