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 43

접시꽃 소원

접시꽃 소원/평보 환하게 웃으며 담장에 기대선 접시꽃은 하늘을 보고 웃고 있습니다 가뭄에 지친 대지위에 단비가 나리던 날 활짝 웃으시던 할머니 그 얼굴 그 모습을 접시꽃은 닮아있습니다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리면 접시꽃은 더 밝게 웃을 수 있겠지요 몇일전 비가 예보되어 반가운 님 보듯 흐린 하늘을 보고 있었습니다. 흐린 듯 밝아 버리는 하늘이 원망스러워 밖으로 나가려 승강기에 올랐습니다 동승한 여인은 우산을 들고 있어 내가 이르기를 “비도 않 오시는데 우산은 왼일 입니까?“ 여인이 이르기를 “오후에 소나기오는곳이 많다해요” 내가 이르기를 “소나기오시면 우산을 쓰지 않고 걷겠습니다“ 여인이 이르기를 “산성비라 맞으면 않되요” 잔인한 6월 제발 비가 오기를 기도 해도 하늘은 자비가 없으십니다. 매마른 ..

자작글 2020.12.27

봄비맞은편지

세차게 비가오고 있습니다 사람이 그리워 집니다. 따듯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파전 앞에놓고 막걸리 나눌 친구가 그립습니다 어찌 알았는가? 아내는 기름 냄새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창밖 빗줄기의 소리 기름 타는 소리 그것은 고스란이 향수를 부름니다 버섯 따던 보석 같은 동부콩 까던 감 따던 나물 캐던 굴렁쇠 돌리던 토끼 쫒던 친구들 비오는 고향집 초가에 앉은 안개를 생각하다가 졸고 있었습니다 어찌 알았을 까요 ??? 아내는 옛 추억의 꿈을 깨고 말았습니다 "이보셔요 파전 드세요" 고향의 친구들 같이 오랜세월 같이한 친구 아내와 빗소리를 들으며 못 다한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비오는 날이었지 덕수궁에서 르느와르전 할때 당신 멋졌는데 미리 공부하고 와서 설명한 것 알고는 있었지만 거기에 내가 넘어 가..

자작글 2020.12.26

구곡폭포

산은 내게 아무 말도 없었다. 그저 나만 혼자 독백하고 있을 뿐이다. 가슴이 답답할 땐 산행뿐이다. 기암절벽 앞에선 경춘선 강촌역 강은 흐르고 그림 같은 검봉 산이 펼 처져 있다. 고기 떡(오뎅) 과 막걸리 파는 아주머니에게서 소주를 청하고 국물을 마시다 추운 날씨에 속이 풀어진다, 뱃속을 흐르는 알콜로 기분이 좋아졌다. 나 ”아주머니 부자네요 뒷 정원 앞뜰의 운치 여기서 오고 가는 많은 인생으로 외롭지 않을 터이니??“ 아주머니 “에구 나도 남편 실직하지 않았을 땐 댁 처럼 등산도 하고 여유가 있었다오.“ 나 “요즘은 어떤 일 이던 할 수만 있다면 행복 한 것입니다. 가족이 배고파 울면 나는 아무것이나 할 수 있다는 각오가 돼있습니다.“ 아주머니 “누구 던 당해봐야 알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남편도 정..

자작글 2020.12.26

산중야담 靑天有谷談

향기의 안내대로 아기자기한 코스를 따라가다 바위 암벽을 내리 뛰는 그는 아직 청춘이다 나도 따라 해보았다 앞으로 얼마나 이런 즐거움을 가질 수 있을까? 오늘 일기는 습도도 많고 스모그 현상과 흐림으로 시야가 좋지 않고 무덥다 칼바위를 넘어 대동문에 이르는 6시간 코스는 무리다 해서 칼바위 앞에서 정릉계곡 쪽으로 4시간 산행을 하였다. 쉬어가다가 향기가 말하기를 금년에는 솔방울이 전혀 달리지 않았다 왜??? 스스로 답하기를 소나무도 자연적인 반사작용으로 종족번식의 필요가 느껴 질 때만 많이 열린다했다. 작년엔 많이 열렸는데 !! 그러고 보니 소나무마다 보잘것없는 솔방울뿐이다. 향기의 말대로 자연법칙이라면 몰라도 인간들이 쏟아내는 독 물질 때문이라면 슬픈 일이다. 어찌하여 새 울음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지??..

자작글 2020.12.26

비상(飛上)

춥다 그리고 외롭다 그러 한 것은 발가락 잘린 비둘기 때문이다 뒤뚱 거리며 먹이 찾는 것이 슬프기 때문이다. 실이 옹 켜져 발가락이 잘리니 수컷이 도망을 했나보다. 엄동설한에 뒤뚱 대는 암비둘기 앞에 겸손으로 위장된 교만이 부끄럽다. 나 건강하다. 아파하는 사람들도 건성이다. 나 따듯하게 잔다. 사별한 누이도 병들어 실직한 친구도 건성이다. 비둘기야 제발 다시 날라 봐라. 발길질 돌부리 날려보지만 뒤뚱 대며 내닫기를 외로움뿐이다 춥지 않고 마음이 따듯해 질려면 그대가 날라야 되는가? 내가 미 처야 되는가?? 날자 다시 한번 날자 배신한 수컷을 응징하러!!!!!!!!!!!!!!!!!!!!!!!!!!!

자작글 2020.12.26

사노라면

사노라면/평보 밤의 열기 속에서 숨차게 오른다. 달빛이 밝은 밤이면 차가운 이지적인 의지를 느낀다. 사노라면 외로운 달처럼 차가운 빛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노라면 흐르는 물처럼 소리 내어 恨 만 토하지 않습니다. 사노라면 存在를 저 달빛 속에 장엄한 바위산 처럼 喜悲에 超然 해 지지 않을까?? 자위하는 것입니다. ============ 오르는데 개 짖는 소리 요란하다. 원인은 공산에 걸린 달에 있지 아니하고 사찰주변에 고요를 깨는 變態的 산 꾼들에 있음이요 소쩍새 구슬픈 하소연은 강남 사는 巫女가 아파트 36채를 혼자 쌓아 놓았는데 어찌하여 이내몸은 구애할 산속 보금자리 하나 못 구하나. 절규의 슬픈 소리다. 친구와 벗하며 세상사 논 할 때 깊은 밤 홀로 기운다. 하산 길에 히피 와 같은 노숙자가 도..

자작글 2020.12.26

설국

설국 온 세상이 하얏타. 쥐 똥 나무에서 참새들이 지져 겼는데 눈이 덮인 나무 가지 마다 조형 예술이다. 보는 순박함에 마음으로 좋은 이가. 충고를 한다. 감상만 하셔요!!! 하지만 추상화 놓은 듯한 눈꽃이 내 어릴 때 놀던 고향집 같아 양팔로 눈 속으로 드러눕고 말았다. 출근길 바삐 가던 사람들이 구경으로 웃으며 인사를 하지만 내짝이 보았다면 웃을일이 아니었다...

자작글 2020.12.26